[기고] 효돈119센터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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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효돈119센터 실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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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한예린
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한예린

소방공무원(구급대원)의 꿈을 가진 나에게 소방서 실습은 무척이나 손꼽아 기다린 날이었다. 하지만 실습 시작 전 코로나19 확진 및 격리로 인해 한 주 후 실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효돈119센터에서 기다렸던 실습이 시작되었고 이내 첫 출동 지령 벨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나의 첫 출동은 환자가 의식이 없다는 신고였다. 긴장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싶었다. 구급차를 타고 출동할 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구급 대원분들을 최대한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환자는 부르면 눈을 뜨는 정도였고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보호자의 설명을 듣고 난 후 구급 반장님께서는 바로 혈당검사를 하셨다. 수치가 낮아서 즉시 포도당을 투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응급처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으로 이송해 약물을 투여하니 의식이 바로 돌아왔다. 부르면 눈을 뜨는 정도였던 환자가 약물 투여 후 의식이 돌아오고 대화도 가능해진 것을 보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처음 저혈당 환자를 보고 난 후 며칠 뒤에 또 저혈당 환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첫 출동 때 봤던 것들을 기억하면서 구급대원분들을 도왔다. 혈당 측정 후에 반장님께서는 현장에서 응급처치하고 이송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알코올 솜과 주사침, 그리고 포도당을 준비했고, 그 덕에 빠르게 응급처치를 도울 수 있었다. 이송하는 도중 환자는 의식이 돌아왔고, 귀소하는 길에 반장님께서 빠른 조치에 대해 칭찬해주셨을 때 기분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뻤다. 첫 실습이라 서툴고 두려웠지만 반장님들의 격려와 가르침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구급차 내 구급 장비 사용법을 알려주시면서 직접 해볼 수 있게 도와주셨고 정맥주사를 연습할 때는 반장님들께서 흔쾌히 팔을 내주신 덕에 더욱 현실감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출동을 다녀온 후에 직접 구급일지를 써볼 수 있게 해주셨고, 하나하나 피드백해주기도 하셨다. 직접 현장에 같이 다니면서 고군분투하시는 반장님들을 바라보니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그들이 진정 우리 사회의 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책임감을 느끼고 생명을 지키는 데에 기꺼이 헌신하는 그런 구급대원이 될 수 있길 꿈꿔본다.

  생각하지 못했던 격리 기간으로 한 주를 쉬었던 만큼 내겐 3주라는 시간이 무척 소중했다. 효돈119센터에서 첫 실습은 짧았지만 구급대원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내 생에 특별한 소방서 실습이 되었다. 서귀포소방서, 효돈119센터 파이팅! <한예린/ 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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