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는 제주 해녀에 열광하는가
상태바
왜 세계는 제주 해녀에 열광하는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부종해/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수산진흥팀장
부좋해/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수산진흥팀장ⓒ헤드라인제주
부종해/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수산진흥팀장 ⓒ헤드라인제주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과 정보통신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눈이 돌아갈 것 같은 최첨단사회에서 아직도 수천 년 전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해녀들이다. 해녀는 산소탱크와 같은 기계장치 없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을 말한다. 그러니까 아직도 기계문명과 동떨어진 작업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왜 세계인들은 이런 해녀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해녀의 삶이란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조선시대 진상품중 특히 전복은 인기가 계속 치솟아서 결국 제주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원래 전복을 따서 바치는 의무를 가진 사람들은 ‘포작’이라고 하는데 남자들의 일이었다. 그러나 포작들은 일이 너무 힘들어서 도망치기는 일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그 수가 줄면서 그 몫은 고스란히 바닷가 마을 여자들에게 돌아갔다.

해녀들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역설적이게도 일제강점기였다. 일본인들은 모자반, 우뭇가사리, 톳 같은 해조류에 매우 열광했다. 일설에 의하면 이때 모자반을 일본인들이 전부 걷어가서 제주 경조사 때 끓이던 국에 넣을 모자반이 없어서 국수로 대체하면서 고기국수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 그들이 지역경제의 주역이 된것은 1931년의 해녀항쟁을 통해서이다. 해녀항쟁을 통해 해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수 있게 되었고 돈을 벌어 가족을 지키고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었고 성공한 전문직 여성으로 거듭났다.

인간의 욕심에 대해 바다는 가차없이 응징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바닷가 굿당과 불턱에 남아있는 해녀들의 믿음이고, 정보통신물결이 불어닥친 최첨단시대에도 꿋꿋이 전통을 지키는 이유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네스코가 세계가 함께 나눠야할 인류의 가치라고 인정했다.

매해 200명 가까운 해녀가 사라지고 있다. 서귀포시에서는 해녀학교를 운영하고 정착금을 지원을 하고 있지만 해녀수 감소는 막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해녀의 97.6%가 50세 이상이다. 1970년까지만 해도 이 비율은 불과 13.8%였다. 고령화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앞에 두고 있다.

해녀문화를 지키는 일은 단순히 직업으로서 해녀가 아니라 공동체문화를 지키는 것이고 제주바다를 지키는 것이며 나아가 인류의 가치와 지구와 인류의 공존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것이 전세계가 제주 해녀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부종해/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수산진흥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