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환경부의 반려 결정이 내려진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을 마치고 내부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국토부가 이 용역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18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11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국토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비공개 열람을 하는 것 자체는 비겁한 짓"이라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지방자치를 이야기하고 지방분권을 이야기하고 오는 시대이고,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한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자료를 비공개로 한다는 것은 중앙부처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지사께서 결단을 내리실 때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군사공항 논란과 관련해 "지난 2009년(해군기지 논란 당시) 우리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 협약서에는 '국방부 장관은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에 전투기 배치 계획이 없음을 확인한다'고 돼 있다"라며 "이 말은 남부탐색구조부대가 제주도에 계획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9년 11월 예결의 과정에서 국회 예결위 과정에서도 국방부 장관이 '제2국제공항이 되면 거기에 탐색구조부대가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라며 "혹시 전임 지사때 공군참모총장이 도청을 방문한 적 있는데, 당시 대화 내용을 들어 보셨느냐"라고 물었다.

정 의원은 또 "국방부 중기계획에 남부 탐색 구조 부대 설명서가 있는데, 사업 목적에 '2025년까지 2951억원을 투자하여 한반도 방위권 내 국익 보호를 위하여 제주도에 남부탐색구조부대를 건설'이라고 돼 있다"라며 "국방부는 이렇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국방부와 공군의 탐색구조부대와 관련된 계획은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며 "현재 그런 계획이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제2공항 계획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성산포 제2공항 부지가 현 제주공항 부지의 150%로, 광범위한 지역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지사는 "제가 알고 있기로, 군이 민간 비행을 함께 활용하기 위해서는 활주로가 두 개 필요하다. 전국에 있는 모든 민간과 군공항이 함께 운영되는 곳은 활주로 두 개를 운영하고 있다"며 "제2공항에 대한 부지에서는 활주로 한 개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만약에 제2공항 추진을 전제로 협약서를 체결하게 된다면, '(제2공항을)군사기지로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는가"라고 물었고, 오 지사는 "그것은 국토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정 의원은 "민과 군이 같이 있을 수 있는 공항을 만들자고 했을 때 지사께서는 어떻게 하시겠느냐"라고 다시 물었고, 오 지사는 "군 시설을 설치하게 되는 경우 제주특별자치도의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피력하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제2공항에 공군 기지가 들어온다면 우리 도민들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과거 강정 해군기지를 보면, 갑자기 강정이 선정됐다"고 말했고, 오 지사는 "당시 지자체장과 지금의 지자체장의 판단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거듭 "저는 제2공항 찬반을 묻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항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도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