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잠수함 운항 문섬 일대 바닷속 파괴 심각...운항금지구역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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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잠수함 운항 문섬 일대 바닷속 파괴 심각...운항금지구역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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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문섬 2차 수중조사...관광잠수함에 산호 등 훼손 재확인
"허가 안받은 제2 중간기착지 발견...운항금지구역 조건도 위배"
"현지조사 결과 왜 비공개?...허가 재심의-민관합동조사 실시하라"
승객수송선(대국25호)이 해상바지선에 접안한 관광잠수함으로 관광객을 인도하고 있다. (사진=녹색연합)
승객수송선(대국25호)이 해상바지선에 접안한 관광잠수함으로 관광객을 인도하고 있다. (사진=녹색연합)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해 천연기념물 서귀포 문섬 일대 천연기념물 등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녹색연합이 최근 진행한 추가 조사에서도 훼손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가받지 않고 이용되어 온 것으로 의심되는 관광잠수함 제2 중간기착지와 운항금지구역의 훼손도 재차 확인되면서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녹색연합은 잠수함 운항 현상변경허가에 대한 재심의를 촉구했다. 또 <헤드라인제주>가 보도한 내용(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7772)를 토대로,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최근 실시한 1~2차 현지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해명할 것도 요구했다. 앞으로의 조사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18일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에 관광잠수함업체의 잠수함 운항에 관한 현상변경허가 재심의를 요청하는 '천연기념물 문섬 훼손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는 이달 진행된 2차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와함께 조사 결과보고서 및 다수의 사진과 영상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관광잠수함에 천연기념물 문섬 훼손, 4개월간 이어진 논란은? 

녹색연합은 지난 6월 8일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된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군락이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문화재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 관리 당국이 문섬 관리를 부실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훼손을 알고도 방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이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6월 17일 두 기관은 녹색연합과 함께 민관 합동조사에 나섰고, 녹색연합은 조사 당시 촬영한 영상과 사진 다수를 공개하며 "잠수함으로 인한 훼손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도는 "절대보전지역 훼손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며 "상합동분석 시에도 확인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녹색연합
지난 6월 8일 녹색연합이 공개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사진. (사진=녹색연합)

이후 2차조사가 이뤄진 것은 두 달 후인 8월. 문섬 훼손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녹색연합은 이 조사에서 배제돼 반발이 일었다.

또 문화재청은 최근 개인정보 및 내부검토를 이유로 이의 결과를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더해 3차조사 계획도 이달 내로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제주도 역시 2차조사 결과와 3차조사 계획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녹색연합 2차조사 결과 "허가받지 않은 제2 중간기착지 확인...운항금지구역 조건도 위배"

2차 조사에서 배제된 녹색연합은 이달 초 또다시 자체 조사에 나섰다. 첫 조사에 나선지 4개월 만이다.

이번 조사는 문섬 북쪽면 동서 150m, 수심 0~35m 구간을 5m 수심별로, 수중 암반과 산호 훼손 여부, 법정보호종 산호충류 현황 등을 조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녹색연합은 수심별 조사 결과, 모든 곳에서 산호와 암반의 훼손이 재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관광잠수함 운항 구역 및 녹색연합이 조사를 진행한 위치. (사진=녹색연합)
ⓒ헤드라인제주
녹색연합이 이달 진행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관련 2차 수중조사 사진 (사진=녹색연합)
녹색연합이 이달 진행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관련 2차 수중조사 사진 (사진=녹색연합)
녹색연합이 이달 진행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관련 2차 수중조사 사진 (사진=녹색연합)

특히, 수중 20m 구간(C/D/E/F)에서는 허가받지 않고 제2 중간기착지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암반의 훼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녹색연합은 증거자료로 다수의 사진 및 영상을 공개하며 "기존의 중간기착지에서 서쪽으로 약 15m 떨어진 곳에 있는 넓은 암반이 훼손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제2 중간기착지로 이용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했다.

이에 더해 25m 구간에서는 "잠수함이 중간기착지에 안착한 후 수심 40m구간(D/E)까지 운항하는 과정에서 암반 훼손이 발생했다"면서 "이곳은 운항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F)"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이곳에 있는 암반 인근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운항 허가가 나지 않은 곳인데, 잠수함과 암반 충돌을 완충하기 위한 고무 휀다가 찢어져 있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며 "정밀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재심의 시급...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해야"

녹색연합은 관광잠수함에 의해 문섬이 훼손됐다는 사실이 2차조사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잠수함 운항을 제한하고 정밀조사와 보존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재심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18일 문섬 훼손 의견서를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에 전달했다.

이 단체는 "문화재청은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일대 수중 암반 훼손과 산호 충돌 상황을 알면서도 단 한 번도 멈추게 한 적 없다. 20년 이상 잠수함 운항을 허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의 기본 원칙인 '원형 유지'를 지키지 않았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국가 문화재의 관리 감독 기능을 포기했다"며 "관광잠수함 업체는 문화재청과 합의한 '문섬 천연보호구역내 잠수정 운항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화재청의 3차 현장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잠수함 운항에 대한 재심의는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며 "지금이라도 서귀포 잠수함 운항을 멈추게 하고 천연기념물 문섬의 수중 훼손을 정밀 모니터링해 천연기념물과 세계자연보전연맹에 합당한 보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광잠수함의 천연기념물 문섬 운항에 관한 현상변경허가를 재심의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녹색연합이 이달 진행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관련 2차 수중조사 사진 (사진=녹색연합
지난 6월 8일 녹색연합이 공개한 관광잠수함에 의한 문섬 훼손 사진. (사진=녹색연합)

아울러 녹색연합은 1~2차 현지조사 결과를 비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이달 실시할 3차조사는 문화재청, 제주도 단독 조사가 아닌 민간 단체도 함께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8일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후, 문화재청은 1차 공동 현장 점검을 진행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2차 조사는 아예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는 10월 3차 조사를 예정하고 있지만 조사 일시, 조사 기관, 조사 내용 등 또다시 일체를 비공개하고 있다"며 "서귀포 잠수함에 의한 천연기념물 문섬 훼손 조사는 철저하게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문화재청과 독립된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조사 결과는 가감 없이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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