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등 돌봄교실 '오후 8시까지' 운영계획에 노조 반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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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등 돌봄교실 '오후 8시까지' 운영계획에 노조 반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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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 꺼진 학교에서 8시까지 운영은 아이 돌봄 아닌 방치"
"학부모 늦은 퇴근이 문제" vs "직장 그만두거나 사교육으로"
교육청 "10월 말까지 다양한 교육주체 대상 의견수렴 설문조사 할 것"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김광수 교육감 공약인 '안전한 돌봄시스템 운영 내실화'의 일환으로 내년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밤 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노조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저녁시간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것은 아이를 방치하는 것에 다름 없고, '학부모의 늦은 퇴근'이 근본적 문제라는 것이 노조측 입장이다. 반면 교육청과 정치권에서는 직장인 학부모들의 상황을 고려해 운영시간 연장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는 "우리아이들이 불 꺼진 학교에서 밤 8시까지 있는다는 것은 방치다"라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과연 그러한 돌봄교실 운영을 정상적인 돌봄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안전한 돌봄이 아닌 수용에 가깝다. 8시 돌봄교실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인 것은 학부모의 늦은 퇴근이 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정책 결정 과정에서 돌봄 주체인 돌봄 노동자와 대화하자는 손짓은 있었는가"라며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당사자들과 소통 없이 진행될 경우, 논란만 있을 뿐으로, 돌봄 노동자를 교육 주체로 인정한다면,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소통이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책 시행을 전제한 소통에서 당사자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 우려된다"면서 "돌봄전담사 중심의 운영체계 구축에 대한 구상은 있는지 의문이다. 인력확충 계획은 있는지. 노동시간 확대에 따른 대책은 있는지, 저녁식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논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강조했다.

◇ 김한규 의원 "오후 5시 종료, 사교육비 부담.여성 경력단절 이어지게 돼"
 
반면, 이번 초등 돌봄교실 연장운영에 대해 교육청당국과 더불어 정치권에서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제주도만 오후 5시 이후 운영하는 돌봄교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제주시 을)에 제출한 ‘2022년 4월 기준 초등돌봄교실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오후 5시 이후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시.도별 교실 수를 보면, 경기도가 1327실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 687실, 인천 604실 순이다. 제주도는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0'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한규 의원은 지난 23일 입장자료를 통해 “제주도내 초등학교에서는 직장인 학부모들이 퇴근하기 전 돌봄교실 운영이 끝난다”며 “그렇게 되면 학부모들은 사비를 들여 학원을 보내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해야 하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고, 이는 사교육비 부담 혹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타 지자체에서는 모두 실시하는 ‘오후 5시 이후 돌봄교실’을 제주만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돌봄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제주교육청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교육청 "10월 말까지 다양한 교육주체 대상 의견수렴 설문조사 할 것"

김 의원의 이 입장이 나온 후 사흘 뒤인 지난 26일 제주도교육청도 교육감 공약 추진차원으로, '오후 8시까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교육청의 구상은 내년에 20여개 학교를 선정, 초등돌봄교실을 저녁 8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2024년부터는 전체 학교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제17대 교육감 취임 후 공약실천위원회 등 내부 검토 및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9월 1일자로 담당 사업부서 팀장 직급을 장학사에서 장학관으로 상향하고 학교 현장 적용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10월말까지 병설유치원 학부모, 초등 1~2학년 전 학부모, 전 돌봄전담사, 전 교직원 등 다양한 교육주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타 시.도의 학교 및 기관 방문해 저녁시간대 운영상황도 면밀히 파악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저녁 8시까지 연장 운영으로 초등돌봄교실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돌봄 수요 충족 및 따뜻하고 안전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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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10-06 14:56:24 | 117.***.***.196
어떵 하믄 일만 안해보젠
세금 축내기만 으이구

kkm 2022-10-05 21:02:07 | 123.***.***.50
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이 무얼하며 보내는지 아시나요? 교육프로그램 중심이 아닌 말 그대로 돌봄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돌봄교실안에서 미술놀이나 간단한 학습지활동 등이 이루어진다해도 어쨌든 교실안에서의 활동이 대부분입니다. 중간중간 방과후활동 갔다오면 즐겨서 한다기보다는 그냥 해야되니 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많은 종류 방과후활동을 시키면 지쳐하기 일쑤입니다, 아이들 5시에 귀가하는 아이들도 4시만 되면 이러저러한 활동 암만 시켜준다해도 교실이 아닌 곳으로 나가고싶어합니다..아이들 중심으로 본다면 이게 현실이에요

제 생각 2022-09-29 08:42:51 | 39.***.***.202
교육청이 10둴까지 의견수렴 하겠다 햤는데 너무 성급한 반발 인듯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교육청과 노조 양자간 합의로 시행할 문제 아니라고 봅니다. 교육 수요자 입장이 더 중요합니다

참 이거야... 2022-09-28 22:58:11 | 175.***.***.190
노조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네요. 아무리 밥그릇 지키기라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되네요.
그리고 말이 무척이나 거슬리네요. 직장인 학부모가 무슨 죄인도 아니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하는건 좀....그럼 학부모들은 일 하지 말고 육아에만 전념하든지, 아니면 5시 전에 퇴근하는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