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헉헉'...한낮 땡볕에서 운동장 걷는 학생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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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헉헉'...한낮 땡볕에서 운동장 걷는 학생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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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Wa Ba' 걷기 챌린지 목표 달성 위해 아침부터 '땀 뻘뻘'
도교육청 "강제 아니다"...학부모들 "선생님이 꼭 하라고 해"

제주에서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상승하는 등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일부 학교 학생들이 폭염 속에서도 반강제적으로 운동장을 걷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혼디걸으멍 Wa Ba 걷기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데,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땡볕에서 걷고 있었던 것이다. 

도교육청은 해당 챌린지가 강제성 없는 각 학교의 자율적인 활동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반에 할당량이 있어 몇바퀴 돌아야 한다", "선생님이 꼭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도교육청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항의하는 학부모의 민원도 있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제주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도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혼디걸으멍 Wa Ba 걷기 챌린지' 때문에, 아이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반강제적으로 운동장을 걷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혼디걸으멍 Wa Ba 걷기 챌린지'는 제주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내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캠페인이다.

스마트 기기에 '워크온'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목표치만큼의 걸음수를 채우면 상품을 지급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 학교와 학급의 자율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챌린지는 6월부터 7월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재량권이 개별 학교 또는 담임교사한테 있다 보니, 학생들이 반강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최근 제주의 기온이 30도 이상을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데도, 학생들이 무리해서 운동장을 걷다 보니 열사병에 걸리는 등 안전과 건강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에 해당 챌린지를 멈춰달라는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학부모들이 항의가 빗발쳤다.

학부모 ㄱ씨는 "등교할 때 보니 아이들이 땡볕에서 운동장을 걷고 있었다"며 "무슨 일인가 보니 아이들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킨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 보고 너무 더우니 운동장을 돌지 말라고 했더니, 반에 할당량이 있어 몇 바퀴를 돌아야 한다고 했다"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길래 이건 아닌 거 같아서 학교에 문의했더니 교육청에서 내려온 챌린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들 또한 "저희 아이한테도 금요일마다 운동장 걷기를 한다며 모자를 챙겨보내라고 했다", 애들 운동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날씨 봐가면서 해야지 않냐", "저희 아이 1학년인데 그거 하기 싫다고 비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선생님이 꼭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강제성 없는 각 학교의 자율적인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생 안전에 관한 공지는 특별히 안내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이 접수된 학교와 주변 학교 등 6개교에만 주의사항을 시달했다고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걷기 문화 활성화, 학생 건강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정책인데, 무리하게 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별 챌린지 참여 현황 파악을 해서 세부적인 지침 및 관련 공지사항을 전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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