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맨홀, 철판 덮고 방치...길 가던 시민들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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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맨홀, 철판 덮고 방치...길 가던 시민들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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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중앙로 맨홀 가린 철판, 파손되고 가라앉아도 몇 달째 보수 안해
시민들 "민원 제기에 돌아온 답변들, '담당부서 아니다'...무책임"
제주도.제주시 서로 "관할구역 아니다" 책임 떠넘겨...피해는 애꿎은 시민에
ⓒ헤드라인제주
25일 오후 제주시 중앙로 어느 인도의 맨홀이 얇은 철판으로 가려져 있다. 이 철판은 파손되고 가라앉은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정비보수가 되지 않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중앙로의 인도에 맨홀 뚜껑 대신 임시방편으로 덮인 얇은 철판이 녹슬고 부식되면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자칫하단 배수로에 빠질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 상인들은 이 철판이 파손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도, 행정당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제주청년센터 맞은편 인도에는 맨홀 뚜껑이 있어야 할 자리에 부식되고 파손된 납작한 철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곳은 주변에 제주중앙지하상가, 동문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페, 음식점 등이 조성돼 있어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지나다닌다. 

특히, 멀지 않은 곳에는 제주북초등학교, 제주남초등학교 등 초등학교들도 들어서 있어, 아이들이 통학을 위해 오고 가는 길이기도 하다.

ⓒ헤드라인제주
파손된 철판이 덮여 있는 맨홀 옆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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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철판 밑으로 보이는 배수관 ⓒ헤드라인제주

이곳 인도 곳곳에는 맨홀이 있었는데, 대부분 평소 보던 원형 맨홀 뚜껑이 덮여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에는 맨홀 뚜껑 대신 얇고 녹이 슬어 잔뜩 부식된 철판이 임시방편으로 덮여 있었다.

이미 누구의 발이 빠졌는지 사람 발자국 모양의 구멍이 크게 나있었으며, 주변에는 부식돼 떨어져 나간 파편들이 흩어져 있기도 했다.

또 손으로 철판을 살짝 건드려보니 철판 자체가 가라앉기 일보 직전이었다. 깊이를 확인해 보기 위해 장우산을 넣어봤더니 우산이 전부 들어가고도 한참이나 남을 만큼 깊기도 했다.

문제는 밤이 되면 길이 어두워지면서 사람들이 이곳을 무심코 지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주변에는 술집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술에 취한 사람들이 이곳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다 큰 사고로 발생할 위험도 높아 보였다. 

또 학기 중에는 통학하는 아이들의 안전에도 대단히 위협이 될 것으로 보였다. 배수로가 굉장히 깊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칫 이 안으로 빠질 경우 성인들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이 주변에는 어떤 안내판이나 푯말도 없었다. 주변 상인들은 최소 반 년 이상 이 상태로 방치돼 있었으며 보다 못해 여러 부서에 민원을 넣어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헤드라인제주
시민들이 파손된 채로 방치된 맨홀 옆을 지나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ㄱ씨는 25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수개월간 이렇게 위험한 상태로 방치돼 있어서 보다 못해 지난해 11월  여러 곳에 민원을 넣었다"며 "그런데 이들 부서는 서로 "담당부서가 아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달이 지나서 보수조치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지만 지금까지 어떤 조치도 안하고 있다"며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에 화가난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 ㄴ씨도 "근처에 술집들이 들어서 있어 밤이 되면 술에 취한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며 "가뜩이나 어두운 길인데 빨리 정비하지 않으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제주시와 제주도는 여전히 자신들 담당 구역이 아니라고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이 구역은 BTL(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행정당국이 시설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 구역이라서 제주도에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반면 제주도 관계자는 "GIS상 BTL구역으로 보기도 하지만 해당 구역은 재정사업으로 관리되는 곳"이라며 "시청에서 유지 보수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맨홀 하나를 두고 행정당국이 서로 책임소재를 회피하고 있는 사이에 결국 피해는 애꿎은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취재가 들어간 후 제주시 관계자는 "시급한 상황으로 보여 지금 바로 인력을 투입했다"며 "해당 지역을 BTL구역에서 해제해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다.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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