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건물 크게 흔들려...10초 정도 진동"...119 신고전화 폭주
시민들 가슴 철렁..."이런 강한 진동 처음 경험"
[종합] 제주에서 건물이 흔들거릴 정도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제주도 재난당국이 초비상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14일 오후 5시1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제주도의 계기진도는 역대 제주권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인 'V(5)' 진도라고 밝혔다. 계기진도 'V(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갈 정도 수준을 말한다.
조기 경보에서는 규모 '5.3'으로 분석했으나, 이후 수동분석에서 4.9 규모로 수정 발표했다. 지진이 발생한 진원 깊이는 17km 지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에서 올해 들어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강도는 제주에서는 역대 최고치이고, 국내에서는 11번째로 강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이날 지진이 발생할 당시 서귀포시권은 물론이고, 서귀포시와 50km 이상 떨어져 있는 제주시내 도심지 대부분의 건물이 '쿵'하며 크게 흔들리는 진동이 나타났다.
발원지와 가까운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서는 진동정도가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곳곳에서 긴급 대피 소동이 이어졌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큰 진동이 감지되자 이용객들이 황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안덕면 소재 한 호텔에서는 투숙객과 직원들이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직원들이 지진발생 매뉴얼에 따라 대피했다.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는 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시민들의 메시지도 이어지고있다.
시민 오모씨(63)는 "갑자기 쿵 하며 건물이 흔들거렸는데, 규모 5.3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상청 긴급재난문자가 동시에 오면서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는 "건물 4층에서 이동하는 중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흔들거렸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제주에 살면서 이렇게 진동이 크게 나타난 지진은 처음 경험해 본다. 10초 정도 진동이 이어지면서 순간 아찔하고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너무 무섭고 두렵다. 다른 나라에서나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하니 불안하다"고 했다.
강한 진동이 감지된 후 119 상황실은 시민들의 진동감지 제보전화가 폭주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도 119상황실에 110건의 지진감지 신고 및 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접수된 피해는 베란다 바닥 타일 및 창문 일부 파손, 주방 바닥 기울어짐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안전조치를 실시한 후 시청에 인계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119는 현장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지반이 약한 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 읍.면.동 공무원 인력 등을 총 동원에서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각 소방서별 의용소방대를 투입해 지역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는 긴급 재난 문자를 통해 "오늘 제주도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 않으나, 추가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도민들께서는 당황하지 말고 TV와 라디오를 청취하며 국민행동요령에 따라 침착하게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5시30분을 기해 '비상 2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13개 협업부서를 비롯해 제주지방항공청, 교육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해병대 9여단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도는 모니터링을 통해 지진 발생에 따른 피해상황을 실시간으로 접수하고, 여진 발생에 따른 피해발생 시 응급조치 등 신속히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재난문자서비스·지역방송·재난전광판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활용한 도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