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 공감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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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 공감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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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창용 서귀포시 자치행정과장
강창용 서귀포시 자치행정과장 ⓒ헤드라인제주
강창용 서귀포시 자치행정과장 ⓒ헤드라인제주

일본의 유명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는 살해당할 이유가 없는 변호사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형사,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녀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야기 속에, 인간의 욕망, 인성, 사법제도 등 다양한 관점들이 녹아들어 있다. 특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자녀가 만나고 서로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는 과정과 심리적 갈등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현재 많은 사회문제로 갈등을 접하고 있다. 그런데 갈등의 발생에서부터 시작하여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갈등 양상은 매우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경향이 강하다.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조차 흑백 논리로 대응하여 상호 비방과 감정대립으로 공동체가 파괴되고, 이의 해소를 위해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발생한다.

이해당사자가 대립하는 경우야 그렇다 치더라도, 주변인들이 양쪽에서 갈등을 더욱 부채질한다. 때로는 조직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사상을 바탕으로 갈등 당사자에게 그들의 욕구에 맞도록 논리적 타당성을 부여하여, 상대는 틀리고 자신은 맞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개입 또는 중간자의 부적절한 역할로 인하여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갈등이 해결되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갈등 조장의 문제는 민-관은 물론 민-민 간의 갈등 등 모든 갈등에 해당한다. 갈등의 중간자들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논리와 대안을 제시한다. 그 논리는 모순이 없는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반대편 입장의 주장 또한 정당하고 타당하여 모순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표면적으로는 상대의 입장을 공감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공감은커녕, 공격의 거리를 찾고, 말꼬리를 잡아나간다. 그렇게 갈등이 조장된다.

‘백조와 박쥐’는 비록 일본 사회를 중심으로 한 허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려지는 현상은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속의 등장인물처럼 냉정을 유지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면, 그 어떤 갈등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갈등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나 자신 속한 조직의 신념과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이를 이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갈등 당사자 간에 서로 냉정한 상태에서 바라보고, 조금이라도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저절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갈등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다.<강창용 서귀포시 자치행정과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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