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상자전거길' 인증센터, 녹슬고 파손되고 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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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환상자전거길' 인증센터, 녹슬고 파손되고 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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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도장 버려지고 부스 문도 안열려...정비 시급
이용객들 "10곳 중 한 곳도 제 기능 못해...'환상' 깨져"
ⓒ헤드라인제주
지난 17일 송악산 제주 환상자전거길 무인인증센터는 부스 전체가 녹슬어 부식되고 파손되는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자전거를 타면서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주 환상자전거길'. 

제주도가 자랑하는 관광명소를 경유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전국적으로 이용객들이 방문하는 이곳이 현재 무용지물 상태가 되면서 사람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자전거길 곳곳에 설치된 무인인증센터 상당수가 관리되지 않은 채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송악산, 김녕성세기해변, 용두암 제주 환상자전거길 무인인증센터 3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곳곳이 녹슬고 파손되는 등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제주도는 지난 2010년부터 5년 간 국비와 지방비 각 178억 8000만원씩 총 예산 358억원을 들여 제주 환상자전거길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2015년에 해안도로와 일주도로를 잇는 234km 길이의 제주 환상자전거길을 개통했고 제주시 5곳과 서귀포시 5곳 등 총 10곳에 무인인증센터가 설치됐다. 

무인인증센터는 '자전거길을 달린 뿌듯함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여권처럼 생긴 인증수첩에 주요 지점의 스탬프를 찍는' 용도로 설치됐다. 자전거길 종주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증받기 위해 이용객들은 이곳에서 스탬프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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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제주 환상자전거길 무인인증센터 부스. 곳곳이 녹슬어 있는 등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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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무인인증센터 부스내 인증 도장. 도장은 말라서 찍히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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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무인인증센터 부스 손잡이가 녹슬어 있는 모습. 손잡이를 잡으면 손 전체에 녹이 묻어 나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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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무인인증센터 부스 내 불편접수함과 인증도장.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지난 17일 송악산 무인인증센터는 부스 전체가 녹슬고 파손돼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문고리를 잡자 손에 녹이 흥건히 묻어나왔으며 문은 성인 한명의 힘으로 열기 힘들만큼 망가져 있었다.

부스 안 스탬프도 녹슬고 말라있어 인증 도장을 찍을 수 없었다. 

부스 주변에는 온갖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자전거 여행길에 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곳을 이용하던 ㄱ씨는 "도장이 안찍혀서 여기 왔다는 인증 사진을 찍고 그걸 또 다시 인증받아야 해 번거롭다. 또 문도 녹슬어 고장나서 힘으로 열다가 손가락을 찍을 뻔 했다"며 "제주 환상자전거길 인증부스가 기껏해야 10개밖에 안되는데 이렇게 관리가 안된다는 건 그냥 관심이 없는 거 아닌가. 지금까지 방문한 곳 중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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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김녕성세기해변 무인인증센터 부스. 이곳 인증도장 역시 녹슬고 말라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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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이 나오지 않아 힘으로 눌러 찍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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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버려려 있는 인증도장. 부스 내에는 모래가 잔뜩 쌓여 있다.ⓒ헤드라인제주

지난 24일 김녕성세기해변 무인인증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부스 안밖으로 먼지와 모래가 잔뜩 쌓여있었고 쓰레기도 그 주변에 버려져 있는 등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해 보였다. 

인증 스탬프도 모두 녹슬어 있었고 일부는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기도 했다.

25일 용두암 인증센터 역시 관리가 안된 흔적이 역력했다. 

이곳에 설치된 공기주입기는 전체가 녹슬어 있어 아예 작동되지 않았다. 제주 환상자전거길 시작 지점이라 사전에 공기주입을 해야 안전하게 주행을 할 수 있는데, 그저 무용지물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인증도장 역시 바짝 말라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불편접수함 안밖으로는 잡다한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으며 부스 내부에 여기저기에는 거미줄이 쳐져있는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뚜렷하게 보였다.

이용객 ㄴ씨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한 요즘 같은 날에는 특히나 공기 주입을 신경써야 하는데 공기주입기가 전혀 작동되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인증도장도 안찍혀서 힘으로 찍어 눌렀는데 완전 뭉개져버렸다. 주변에 거미줄도 많고 먼지도 많이 쌓여 있어 불쾌하다"며 "제주 환상자전거길의 시작인데 시작부터 환상이 깨져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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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용두암 무인인증센터 부스 역시 관리가 안된 흔적이 역력했다. ㄴ씨는 "인증도장이 안찍혀서 힘으로 찍어 눌렀는데 완전 뭉개져버렸다"고 하소연 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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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인증센터 부스 바로 옆에 설치된 공기주입기는 전체가 녹슬어 있어 아예 작동되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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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인증센터 부스 내 불편접수함. 관리 되지 않고 훼손된 채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헤드라인제주

취재 결과, 무인인증센터를 포함한 제주 환상자전거길 전체 정기조사는 매년 상.하반기에 나눠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실시되고 있었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관할 구역에 해당하는 자전거길과 관련 물품들을 매년 별도 예산을 편성해 수시로 관리하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제주 환상자전거길 유지관리 비용으로 1억 60만원을, 서귀포시는 제주 환상자전거길을 포함한 자전거 관리 및 시설 유지 비용 예산으로 약 9000만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타 지역과 달리 제주도는 바닷바람, 잦은 강수 등의 영향으로 매번 꼼꼼하게 체크하고 관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문제들과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 4월에 전수조사를 했다. 지난주에는 동쪽 시설물 점검을 했고 부스를 새로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취를 취했다. 다음주에는 서쪽도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며 "좋은 마음으로 자전거 여행을 나선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을 줘서 죄송하다, 상시적으로 점검을 해서 최대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귀포시 관계자는 "민원 접수된 내용들을 잘 파악하고 기록하고 있다. 조만간 스탬프도 일률적으로 교체할 예정이고 전체적으로 점검을 나서겠다"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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