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송편도 있고, 육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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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가면 송편도 있고, 육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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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미경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 유통관리과
최미경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 유통관리과
최미경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 유통관리과

대추, 밤을 돈사서 추석 장을 본 아버지는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이 되서야 나귀 방울 소리를 내며 돌아왔다. 노천명의 시 「장날」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추석에 대한 따뜻한 설렘이 보름달만 하다. 꾸벅꾸벅 졸며 장에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 딸의 추석빔도 장보따리 한 귀퉁이에 놓여 있었을 것이다.

추석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명절 중에서 가장 풍성한 상차림이 가능했다. 햇곡식으로 준비한 음식을 조상에게 선보이며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전하고 둥근 달이 떠오르면 씨름, 줄다리기, 강강술래 등의 전통 놀이를 함께하는 즐거운 명절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풍요로 넘쳐나는 지금, 그렇게 애타게 추석을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추석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밤늦도록 송편을 빚으며 멀리 떨어져 살던 일가친척들이 모여들어 정을 나누던 아름다운 풍경은 이제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먼 이야기가 되었다.

더구나 이번 가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6인 이상 모임을 자제하고 있다. 추석 상을 차려야하는 주부들 입장에서는 ‘불감청이나 고소원’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는 조심스레 추석준비가 시작되고 있다. 추석선물과 추석빔을 사러 나온 가족단위의 인파들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생생한 활기로 북적이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원산지 자율표시 분위기 확산 유도를 위하여 전국 153개 전통시장과 MOU를 맺고 원산지 지도·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동문시장, 서문공설시장, 매일올레시장이 MOU 체결이 되어 있다. 추석을 맞이하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지원장 서재호)에서는 3개 전통시장에 대한 원산지 표시 지도. 홍보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먹자골목에서 포장하여 판매하는 떡,전 등의 가공식품은 물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축산물, 고사리 도라지를 비롯한 제수용품 각종 수산물 등이 원산지 표시대상이다.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축산물은 국산 또는 생산한 시·도, 시·군·구명을 표시하고 외국산 농축산물은 외국산 또는 수입한 나라의 이름을 표시한다. 원산지 표시품목이나 표기방법에 대해 소비자는 물론 상인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추석을 맞이하여 국립농산물품질리원에서는 명예감시원과 함께 시장 상인들에게 상세한 지도 점검을 할 계획이다.

팔 때는 원산지를 표시하고 살 때는 원산지를 확인하는 문화가 전통시장에 정착되면 소비자는 안심하고 농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추석 제수용품은 동문시장, 서문시장, 서귀포 올레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면 좋겠다. 전통시장의 왁자한 분위기로 점점 의미를 잃어가는 추석도 더욱 풍요로워 질 것이다. <최미경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 유통관리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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