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훈 시인,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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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훈 시인,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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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서정적이면서도 세심하고 힘있는 문체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기어코 이어가고야 마는 제주 시인 현택훈. 그가 생애 첫 동시집을 펴냈다.

제주 지역 출판사 한그루는 7일 현 시인의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출간 소식을 알렸다. 그림 작업에는 박들 작가가 참여했다.

제주 곶자왈 생태계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동시집에서 현 시인은 식물, 곤충, 동물 등을 비롯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자연 속 미지의 존재들과 친구가 될 것을 말한다.

미처 발견하기 어려운 곳까지 세심한 시선을 두면서 저마다의 이름을 찾아본 다음, 기억하고, 불러준다. 

나 말고 다른 존재들을 섬세하게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서 드넓은 곶자왈을 거닐며 저마다에게 걸맞은 이름을 불러주는 다정함이 깃든 동시집이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주의 깊고 세심하게 세상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곶자왈을 터전으로 삼은 무수한 존재들이 있다. 그중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우리나라에서는 곶자왈에서만 발견된다. 

두점박이사슴벌레는 제주도 사람들과 닮기도 했다. 제주 사람들이 쓰는 제주어와 두점박이사슴벌레 모두 멸종 위기에 놓인 지금, 이번 동시집에서는 현재 누군가 머물고 있음에도 사라져가는 집과 터전을 환히 비춘다. 

제주라는 장소가 관광지로만 부각되어 소모될 때, 제주의 자연 그곳을 집으로 삼은 생명들의 삶은 소외되고 만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시인이 보여주는 풍경을 보면, 저마다 고향의 원풍경을 그리며 제주가 품은 고유의 감각을 맛보게 될 것이다.

현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중고생 시절, 과목 중에 물리는 어려웠지만 생물은 재미있었다. 나이가 들어 다시 펼쳐본 도감을 통해 내가 여겼던 것보다 훨씬 넓은 우주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동시를 쓰면서 제주의 생태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어렸을 때 놀았던 풀숲에 있는 식물이나 곤충은 모두 이름이 있다. 그 이름부터 먼저 불러준 다음에야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현 시인은 시집 '지구 레코드', '남방큰돌고래',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 등을 펴냈다.

최근에는 제주의 진짜 제주를 발굴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제주북쪽'을 펴낸 바 있다.

서귀포 어느 작은도서관 사서로 있기도 하고,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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