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담해안도로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폐기물 컨테이너'...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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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담해안도로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폐기물 컨테이너'...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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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수거차 컨테이너 방치...경관 막고 악취에 시민들 '눈살' 
용천수 정비사업 발생 폐기물 처리용...제주도, 뒤늦게 철거
ⓒ헤드라인제주
2일 오전 9시 40분쯤 제주 용담해안도로 갓길에 놓여있는 폐기물 컨테이너. 시민들이 의아스러운 듯 쳐다보고 있다. 뒤로는 버스 정류장과 버스,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평선 끝까지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는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

많은 시민들이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힐링하고 산책하는 이곳에 건설 폐기물 수거차량의 컨테이너가 뜬금없이 놓여 있어 시민들이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2일 오전 9시 40분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용담해안도로 중 해안 전경이 수려하고 카페가 밀집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해안전망대와 '서해안로' 버스 정류소 중간 지점의 갓길로에는 폭 3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건설 폐기물 수거차량의 컨테이너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곳 서해안로 정류소에서부터 어영공원 앞까지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크게 붐비면서 갓길로는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실상 1차로로 사용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폐기물  수거 대형 컨테이너가 방치되면서 차량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해안경관의 조망을 가로막고,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었다.

실제 이날 컨테이너가 놓여있는 갓길로에는 자전거가 다니거나 지나가던 차들이 잠시 주.정차 했다. 컨테이너는 이들 차량과 자전거,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의 시야를 가려 안전에 위협이 되기도 했다. 

바로 인근에는 버스정류장(서해안로)이 있는데,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버스에서 내릴 때 가장 먼저 바다가 아닌 컨테이너를 마주하게 했다.

이들은 뜬금없이 놓여 있는 컨테이너를 보고 의아스러워 했으나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데다 악취까지 풍겨나오자 금새 눈살을 찌푸렸다.

ⓒ헤드라인제주
폐기물 컨테이너 옆으로 남자 관광객 두명이 지나가고 있다.ⓒ헤드라인제주

근처에서 산책을 하던 ㄱ씨는 "어제 저녁에도 이곳에서 런닝을 했는데 컨테이너가 있었다. 밤에는 어두워 더 위험했다. 오늘 아침에는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있다"며 "확 트인 곳에 커다란 뭔가가 가로막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이곳에 이렇게 무책임하게 컨테이너를 두는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환경미화 근무를 하는 ㄴ씨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쓰레기가 많이 발생해 꼼꼼하게 청소를 해야 하는데 컨테이너가 있는 곳은 청소할 수가 없다. 바람이 불면 저 아래로 쓰레기가 모일 것 같다"며 "빨리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 관광객들의 경우 더 불편해할 것"이라고 했다.

취재 결과 이 컨테이너는 제주시 용담3동 '용천수(섯물) 친환경 정비사업'에 따른 공사를 하면서 발생한 폐기물의 수거 편의를 위해별도 설치해둔 용도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제주도가 용천수 현장조사를 다니다 태풍으로 인해 허물어져 있는 돌벽을 확인하고 주민의 안전을 우려해 긴급히 A업체에 의뢰해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공사가 발주됐으나 인허가 문제로 인해 공사는 지난 8월 시작됐다. 오는 10월까지 용천수 시설 바닥을 철거하고, 돌담을 헐어 새롭게 쌓는 작업이 이뤄질 계획이다.

공사과정에서 시멘트와 여러 오염물질 등이 묻어있던 폐기물이 나오자, 공사를 시행하는 A업체는 이 돌들을 처리하기 위해 폐기물 처리 업체 H사에 해당 컨테이너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 처리업체 H사 관계자는 "A업체에서 우리에게 이곳에 폐기물 통을 가져다달라고 요청했다"며 "안타까운 상황인 건 맞으나 우리로서는 요청한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주민의 안전이 우려돼 긴급하게 공사 발주를 해 실행하게 된 사업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시민들이 불편해 할 거라고는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으면 즉각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어쨌든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줘서 여러모로 죄송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다 꼼꼼하게 교육하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의 컨테이너는 언론 취재가 이뤄지자 2일 오후 서둘러 철거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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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담해안도로 갓길에 놓여있는 폐기물 컨테이너. 오토바이가 그 옆을 지나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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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컨테이너 밑에 쌓인 쓰레기들을 환경미화원이 힘겹게 청소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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