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 건설과에서 보낸 의미있는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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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청 건설과에서 보낸 의미있는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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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지훈 /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원지훈 /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헤드라인제주
원지훈 /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헤드라인제주

육지에서의 대학 1학기가 끝날 즈음, 특별한 방학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이 흘리듯 말했던 하계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신청하였다. 지원자도 많고 완전히 랜덤이라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던 나에게 어느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나의 방학 생활을 180도 바꿔놓았다.

건설과 도로시설팀에 배정된 내 눈에 처음 비친 우리 부서는 분주함이라는 단어로는 다 표현이 되지 않을 만큼 업무가 많았다. 계속해서 걸려오는 민원전화와 직접 찾아오는 민원인들은 가끔씩 숨 막힐 정도로 언성을 높였고, 그럼에도 끝까지 민원인들의 요구사항을 책임감 있게 처리하는 모습에 나는 이번 아르바이트에서 조금이나마 우리 부서의 업무를 덜어주고픈 마음에 열심히 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로 문서작업을 했는데, 처음으로 맡은 업무는 교량의 안전점검 등급을 확인하고 이를 엑셀 파일에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안전점검 결과가 나와있는 책자에는 교량의 안전점검 등급 말고도 기본적인 교량의 정보들이 적혀 있는 교명판이 나와있었는데, 그동안 여러 교량을 건너는 동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교명판이 어쩌면 그 교량에 있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 내부에 있는 문서들을 이관하기 위해 필요한 표지와 색인목록을 작성할 때 서귀포시에 있는 시(군)도 및 농어촌도로와 관련된 많은 보상비, 감정평가, 지적측량 문서 등을 보았는데, 하나의 도로를 공사하는 데에 많은 인력을 거치고 꼼꼼한 과정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되는 과정을 서류를 통해 느낄 수 있었고 단순히 통행에 방해만 되었던 도로공사가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회전교차로 정비공사를 감독하고 채 쉬지도 못하고 여러 지역으로 바쁘게 출장 다니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 그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태풍이 오나 폭염이 오나 직원들은 매일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어쩌면 의미 없이 흘라가버렸을 지도 모르는 내 방학이 의미 있게 지내갔다.<원지훈 /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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