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교육 비전 수립 연구 용역'의 일환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오는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에 대해, 지역 여건에 맞는 지원과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제주미래교육연구원이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제주미래교육 비전 수립을 위해 제주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도민참여단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고 27일 밝혔다.

토론회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도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5회에 걸쳐 진행됐다.

토론회 진행은 연구 용역 책임 연구자인 김성기 협성대 교수가 맡았다. 공동 연구자인 이인회 제주대 교수도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주 미래교육에 영향을 줄 교육 환경 변화 요소 △제주가 추구하는 미래 인간상, 학교상, 교사상 △제주교육이 추구해야 할 미래 가치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될 시 지역 여건에 구애받지 않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과목 선택의 폭도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는 읍면지역 일부 학교에서 특정교사에게 과목이 편중되거나 과목개설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도교육청은 선택과목을 다양화 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위해 순회 교사, 타 학교 및 대학과 연계한 공동교육과정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또 "교육현장의 초점이 대학 입시에 맞춰져 있다"며 "수업이 교육과정 안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개방적으로 접근하고 사회와 연결된 실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와 도민들도 "각자의 재능과 학습 속도의 차이가 존중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학부모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민들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제주의 교육환경 변화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 심화 △다문화 가정 및 이주민 증가 △비만율 상승 △경제 산업구조의 변화 △학령인구의 도심 집중화 △기후 위기 △난개발 등을 들었다. 

이들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특별자치라는 유리한 조건들을 이용해 제주의 자연과 역사 등이 학습자료로 활용되고 제주다움을 살려 제주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래 제주에서는 어떤 역량을 갖춘 아이들로 길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도민들은 △배려하는 인간 △협력하는 인간 △포용적인 인간 △창의적인 인간 △자기주도적 인간 등을 꼽았다.

미래 학교상으로는 '삶과 연계된 배움터', '사회와 연계된 학습 네트워크'를 원했으며, 미래 학교에 대한 이미지를 '쾌적한 학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 '신명나는 학교', '가고 싶은 학교', '안전한 학교', '삶의 공간', '지역사회와의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표현했다.

교직원들은 미래의 교사상으로 '지식 전달자를 넘어 삶의 멘토', '진로 설계자',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등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또 '교사를 학생 곁으로 보내자'라는 모토 아래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줄이기, 교사 업무 경감 등의 물리적·환경적 여건 마련뿐만 아니라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프로젝트·융합·토론 수업의 활성화, 평가 방법의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교육이 추구해야 할 미래 가치에 대해 존중·존엄, 다양성, 공존, 신뢰 등의 가치를 꼽았으며, 최근 이주민 증가,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라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을 통해 협업 능력과 집단 지성을 통한 문제해결력, 예술적 감수성 등을 길러 자아실현을 도와주고 제주교육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기 교수는 "도민참여단 토론회를 통해 제주지역의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었고, 제주의 특성을 잘 살린 연구가 충실히 돼야 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제주교육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며 제주교육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