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이달 말부터 시행하는 백신 자율 접종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유흥업소 종사자를 1순위로 포함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제주도의회에서도 호된 비판이 이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는 제397회 임시회 이틀째인 15일 이중환 도민안전실장과 임태봉 보건복지여성국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제1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백신 자율접종 대상자 선정 문제를 지적했다.

의원들은 백신 자율접종 대상자에서 유흥업소 종사자 1순위 검토에 대해 일제히 질타했다. 

"도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흥주점 종사자를 우선 접종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그렇게 되면 도민들이 방역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유흥시설보다는 취약계층 등이 우선적으로 접종해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승아 의원은 "장애이동 치료사나 개인과외 강사, 교습소 등 취약한 인원이 많다"며 "이런 방역 사각지대가 많다. (유흥업소 우선선정을)행정이 결정할 수 있지만, 정답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민주당 홍명환 의원도 "도민들이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고통받으며 방역수칙 지키고 있다"며 "그런데 유흥주점 가서 술 마시는 사람을 (먼저)보호해 주는 것이 맞느냐"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유흥업소 종사자를 우선 접종하면)도민들이 방역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느냐"면서 "도민들을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선택을 제시해야 한다. K방역은 투명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방역 협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고은실 의원은 우선접종 대상자는 유흥업소 종사자가 아닌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장애아동들이 주로 이용하는 민간치료실은 관련법 미비로 사회복지시설이 아닌 개인사업장으로 등록돼 있다"며 "장애아동 및 (치료사)선생님들을 위한 방역도 필요하지만, 늘 제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장애아)언어치료실이나 심리치료실은 법적 근거가 없어 복지시설로 등록돼 있지 않다"며 "제주도가 자율접종 대상에 넣을 수 있었는데 고려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장애 아동들이나 심리지원 받는 대상자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빠진 부분을 챙겨달라"라며 "이 분들이 가장 취약지점에 있다"며 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김경학 의원은 "유흥업소는 집합금지.인원제한 등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역 사람들이 제주도로 내려와서 종사하고 있고, 그 수가 수백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다"면서 "종사자들이 먼저 접종한다고 한들, 집합금지 명령 내려지면 떠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공감하지만, 이 것은 별도의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선 접종으로 유흥업이 활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도민정서에 부합하겠느냐"고 유흥업소 종사자 우선접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것을 당부했다.

양영식 위원장은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우선접종은 풍선효과를 부추기는 일 일수도 있다"며 "차라리 늦었지만 집합금지를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5월에 신제주 모 유흥주점 확진자 나왔을때, 그때 대부분 수도권에서 내려와서 술 드시는 분들"이라며 "종사자들을 우선 접종한다면, (수도권 등에서)더 내려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차라리 우도와 비양도 등 섬 지역 주민들에 대해 우선 접종할 필요가 있다"며 "50대 이하로 대상을 선정하면 2000명 분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도내 확진자 1400여명을 데이터화해서 주로 방문한 곳과 동선을 지도에 나타낼 수 있는데, 어느정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며 "감염된 도민들이 유흥업소 종사자에서 가족과 아이로 전파되고, 학교를 통제시키는 등 파급효과가 경제까지 미친 점 등을 나름대로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은 "유흥에서 도민들에게 n차로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군"이라며 "똑 같이 한 사람을 접종했을 때, 도민들의 n차 감염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한 (선정한)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말부터 각 시.도별로 추진하는 백신 자율접종에서 제주도가 1순위 대상에 유흥시설 종사자와 공.항만 근무자, 학원강사 등을 선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중 유흥시설 종사자를 포 큰 논란을 촉발시켰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와 도내 유명 인터넷 카페 등에 반대 게시글이 빗발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우선 접종 반대 청원이 게시되고 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