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이·착륙 어렵게 하는 '양배풍', 어떤 바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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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이·착륙 어렵게 하는 '양배풍', 어떤 바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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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봉진 /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김봉진 /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김봉진 /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지난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5월 4일, 제주공항에 160편의 항공기가 결항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들뜬 마음을 안고 제주로 향하던 여행객의 발길을 묶었던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그 중의 양배풍이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풍이란 활주로 양끝단 모두에서 배풍(tail wind)이 부는 경우를 말한다. 이처럼 항공기 비정상운항에 영향을 주는 양배풍은 어떤 기상현상일까?
  
양배풍은 급변풍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급변풍(Windshear)은 바람(wind)과 자르다(shear)가 결합된 용어로 대기중에서 짧은 수평, 수직거리내에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갑자기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전에는 윈드시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최근 우리말 순화운동의 일환으로 20년 9월 10일부터 급변풍이라는 용어로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발생하는 급변풍은 연중 고르게 나타나며 타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2020년 제주공항에서 발표한 급변풍 경보의 횟수는 250회이며 발생일수는 113일이다. 이처럼 제주공항에 급변풍의 발생빈도가 높은 이유는 제주공항이 섬에 위치하여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며 제주공항 북쪽으로는 해안이 인접하고 남쪽으로는 한라산이 위치하는 지리적인 영향 때문이다.
  
급변풍은 직간접적으로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지만 급변풍이 결항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제주공항에 양배풍이 불 때이다. 배풍은 항공기 뒤에서 흔들림을 제공할 수 있는 바람이며, 이착륙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항공기가 충분한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대지속도(ground speed)가 필요한데, 배풍은 대지속도를 낮아지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항공기의 활주 길이를 보다 길게 요구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이륙 중의 낮은 이륙 각도는 활주로 끝의 장애물을 넘을 수 없는 위험을 제공할 수 있고 착륙 시에는 높은 속도에서 터치다운 되므로 보다 긴 착륙 활주가 요구된다.
  
그러면 제주공항에 양배풍은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 것일까? 제주도 북서쪽으로 저기압, 제주도 동쪽으로 고기압이 배치해 있을 때 제주도 남부지역으로는 남서풍과 남동풍이 불어들면서 수렴에 의해 정남풍이 불게 된다. 정남풍이 불면 풍하측에 위치한 제주공항에는 바람이 한라산을 돌아 불면서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약하게 북서풍 내지 북동풍이 불게 된다. 

항공기는 정풍(맞바람)을 받으며 이착륙을 한다. 하지만 양배풍이 불면 활주로 양끝단으로 서로 다른 풍향이 불게 되어 사용활주로를 정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도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양배풍과 같은 급변풍은 눈에 보이지 않은 기상현상이기에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운 면이 있다. 이에 제주공항기상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급변풍을 탐지하고 예측하여 항공기 운항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를 하고 있다. 
저층윈드시어경고장비(LLWAS) LLWAS(Low Level Windshear Alert System): 활주로를 중심으로 공항 주변에 초음파풍향풍속계 센서를 설치하여 활주로 인근 저고도에서 발생하는 돌풍현상(급변풍, 마이크로버스트)를 탐지 분석하는 장비
를 공항 주변에 설치하여 바람의 변화경향을 파악하고 급변풍을 탐지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와 함께 제주공항에 발생하는 급변풍을 입체적으로 탐지해 줄 TDWR TDWR(Terminal Doppler Weather Radar): 도플러 레이더의 기능을 이용하여 급변풍이나 Down Burst와 같은 난류를 감지하는 기기로 고도별 각도를 달리하면서 수평, 수직적인 급변풍을 탐지하는 장점이 있는 장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급변풍 발생 메카니즘을 분석하여 가이던스를 만들어 급변풍 경보 발표에 활용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하여 좀 더 개선된 급변풍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공항기상대는 제주공항에 발생하는 급변풍에 대한 정보의 질을 차츰 높여 나가 제주공항의 운항지원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봉진 /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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