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입구 사거리, '외솔나무' 사라진 후...'위험 도로' 됐다
상태바
제주대 입구 사거리, '외솔나무' 사라진 후...'위험 도로' 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회전교차로' 철거, 직선 교차로 개설 후 위험성 증가
"제주시 교통행정 무능.패착...회전교차로로 다시 바꿔야"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의 상징이었던 '외솔나무'. 이 외솔나무 회전 교차로는  2005년 국도확장 공사 당시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도 철거됐다.ⓒ헤드라인제주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의 상징이었던 '외솔나무'. 이 외솔나무 회전 교차로는 2005년 국도확장 공사 당시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도 철거됐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내리막길을 달리던 8.5t 화물차의 추돌로 버스 2대와 1t 트럭이 연쇄 충돌하며 3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고지점의 교차로를 '회전교차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크게 분출되고 있다. 

사고 지점이 옛 '외솔나무'가 있던 회전교차로였다가, 외솔나무가 철거되고 산천단에서 제주대학교병원 입구에 이르는 구간이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직선화 도로로 바뀐 후 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고 외에도 지난 2014년에는 이 내리막 구간의 마지막 부분인 아라동에서 트럭이 택시를 덮치면서 제주대 학생과 택시기사 등 3명이 숨지는 사고 있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 모임은 8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제주도는 사고지역의 신호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바꾸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고 장소인 제주대 입구 사거리는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라며 "성판악 쪽에서 제주 시내로 내려가는 5.16도로의 경사가 급해서 과속하게 되거나, 대형 화물차의 경우 계속 브레이크를 밟다가 과열로 제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이번 사고는 이미 16년 전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2005년에 제주시 당국이 제주대 입구 소나무 회전형 교차로를 없애고, 사거리 신호교차로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환경단체와 대학측에서 이 소나무의 존재의미와 회전교차로의 차량감속효과를 들며 반대했었다"면서 "그런데 누군가의 제초제 투입으로 소나무가 고사했고, 제주시 당국은 신호교차로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130년 수령의 소나무는 제주시로 진입하며 만나는 첫 관문의 위치에서 제주대 설립 이전부터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품고 있었다"면서 "속도를 내며 달려오던 차량이 소나무가 있는 회전형교차로를 만나며 점차 속도를 줄였으므로, 회전교차로가 있던 동안 사망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2002년 제주시에서 용역을 맡긴 제주대입구 회전교차로 설계보고서에는, 신호교차로 운영시 교통량이 10% 증가하면 교통서비스수준이 F등급으로 떨어지지만, 회전교차로 운영시 교통량이 10% 증가하더라도 교통서비스 수준이 B등급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제주시 당국은 2005년 회전교차로를 신호교차로로 바꿨다"면서 "이는 제주시의 환경‧교통정책의 패착이었음이 그제의 사고로 더욱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회전교차로가 사라진 후 직선화된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전경.
회전교차로가 사라진 후 직선화된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전경.

그러면서, "제주도는 교통행정의 무능과 패착을 사과하고, 이제라도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신호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변경하고, 516도로 중 제주대 입구 일대 구간의 제한속도를 시속 40km 이하로 낮출 것을 촉구했다.

또 주요 위험구간에 속도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정 중량 이상의 트럭은 이 도로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녹색당도 입장을 내고 "이번 참변은 도로를 확장하고 과속을 방조하는 속도 중심, 차량 편의 중심의 도시교통계획이 낳은 결과"라며 "이제라도 제주도는 보행자의 안전,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도시교통정비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는 오랜 세월 '외솔나무'가 상징목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국도 11호선(5.16도로) 확장공사가 추진되면서 2005년 철거됐다. 

이 도로개설 사업은 총 56억원을 투입해 산천단 춘강복지관에서 옛 탐라목석원(현 제주대학교병원 남쪽)에 이르는 1.7km 구간을 폭 35m로 확장시키는 공사로,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주대 입구 교차로 개선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상징성이 큰 외솔나무 회전교차로를 존치할 것과 더불어, 직선교차로로 전환할 경우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제주도와 제주시는 직선 교차로 개설에 따른 많은 우려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공사를 강행했다.

제주대학교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초대형 화물차의 5.16도로 운행 금지 및 단속, 제주대 입구 사거리를 중심으로 과속단속카메라를 통한 구간단속 실시, 버스정류장 및 횡단보도의 우치 조정을 제주도와 제주경찰청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갑수 2021-04-10 09:41:34 | 121.***.***.105
교통정책이 빨리빨리 문화와 연결된 거지요!
그래서 환경이 중요합니다.
느리게 천천히 문화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 정착이 힘들지요.
회전교차로가 전국적으로 점점 늘어가는 중입니다.
회전교차로는 관리 유지비용이 무지 적게들지요.
전기안쓰고, 교통신호등 설치관리비 안들고,
차량들은 당연히 천천히가니 사고발생율이 확 떨어지지요!
그러면 사망사고가 일어날 원인도 사라지지요.
거기에 보험회사도 보상 비용이 적게 드는 거지요.
이런 좋은 걸 왜 안하는 거지요?

2021-04-09 15:06:33 | 223.***.***.192
으이구! 기자양반! 도로 확충공사 할때 몇살인지 모르겠지만
ㅋㅋ 그것때문에 이렇게 큰 사고가 났다구?
그전 오래전부터 1100도로 ( 도깨비도로 ) . 제대입구. 평화로(무수천)
여기 3곳은 매해 마다 큰 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곳이야!
이유는 대형차량 브레이크 파열로 ㅋㅋ
운전자 과실이 크단 말이지! 차량정비 불량등등.
이렇게 생각없이 기사쓰는 거면 나두 하겠다 ㅋㅋ
그리구 그 소나무는 일부러 구멍뚫구서 농약집어놓구 고사 시킨거 아님? 뭔 환경파괴 때문에 큰 사고 났다는 뉘앙스로 기사씀?
이러니 기레기 소리듣지... ㅉㅉ 여기 신문사는 편집국장두 없나?

지나가다 2021-04-08 15:54:55 | 182.***.***.89
무차별적인 개발만능주의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안타까운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