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고래 잇따른 수난...꼬리 잘리고 시름시름 아프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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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고래 잇따른 수난...꼬리 잘리고 시름시름 아프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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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양생태계 '적신호' 켜지다 - (1)위기의 고래
"제주 연안, 더이상 돌고래들에게 안전하지 않다"

제주 해양생태에 적신호가 켜졌다. 제주 해양생태계의 핵심인 돌고래와 산호의 정황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일 제주 해경청 발표에 따르면, 국제멸종위기 종에 속한 상괭이 사체 발견 건수는 지난 2018년 21건, 2019년 44건, 2020년 55건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는 3월까지만 벌써 19건이 발견됐다. 상괭이 사체 발견 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혼획된 상괭이, 먼 바다로 떠내려간 사체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죽은 상괭이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남방큰돌고래 또한 구강암, 피부병, 꼬리절단 등 크고 작은 외상을 입은 모습들이 요즘 부쩍 자주 포착되고 있다.

국내 바다에 서식하는 약 170종의 산호중 74%가 위치한, 천연기념물에 해당되는 서귀포 연산호 군락의 산호 폐사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귀포 문섬 일대에 서식하는 법정 보호종 '해송'과 '긴가지해송'의 집단 폐사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으며 강정마을 인근 연산호 집단 서식지 또한 하루가 다르게 황폐화 돼가고 있음이 드러났다.

제주 돌고래와 산호는 제주 해양생태의 중심을 이루는 중요한 동식물이다. 돌고래는 제주바다 생태에서 최상위 포식자에 해당하며 산호는 해양생태 최하위 계층 식물성 플랑크톤을 포함한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한다. 이들이 제주 해양 먹이사슬 양 끝에서 생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죽음은 단순히 단일개체의 죽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곧 해양생태계 전반의 위기로 이어지며 이는 바다를 끼고 사는 제주민들의 삶과도 직결된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제주 연안은 더이상 돌고래들에게 안전하지 않다"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며 돌고래의 동향을 기록하는 한 남성이 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48) 공동대표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지난 1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곳곳에서 돌고래 보호를 위해 민간 차원에서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년 제돌이와 춘삼이를 고향 제주 바다로 돌려보내는 등 수족관에 감금돼 있는 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하는 일과 바다로 돌아온 돌고래들이 제 고향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양생태계 보전, 감시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지난 17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과 만난 조약골 대표는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돌고래들이 서식지 파괴, 어민들의 그물과 낚시줄에 의한 외상, 구체적으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피부병 등으로부터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핫핑크돌핀스 멤버. 맨 우측은 조약골 대표. ⓒ헤드라인제주
핫핑크돌핀스 멤버. 맨 우측은 조약골 대표.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돌고래를 촬영하는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돌고래를 촬영하는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조 대표는 제주 연안에서 활동하는 돌고래들의 서식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제주 돌고래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제주 바다 전역에서 넓게 퍼져 살았다"며 "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100km 정도를 섬 주변을 따라 이동하며 지냈는데 그랬던 돌고래들이 지난 2010년대 이후 제주 바다의 여러 개발 사업들 때문에 서식처가 크게 줄어들어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돌고래들이 예전처럼 제주도 전역에서 폭넓게 활동하지 않고 이제는 일부 지역에서만 주로 머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것은 제주 연안 환경이 돌고래들이 살기에 부적합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늘어나는 선박들에 의한 수중소음 증가, 그리고 해상풍력과 해군기지 같은 해상 구조물 건설 공사, 정화되지 않은 하수와 폐수 배출에 의한 연안 오염이 그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대표는 "돌고래들이 안강망에 걸려 부지기수로 죽어가고 있다"며 어민들의 그물망, 낚시줄이 돌고래에게 굉장히 치명적임을 설명했다. 

조 대표는 "국제보호종 상괭이가 혼획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죽어나가자 오래전 해양수산부는 어민들에게 상괭이 탈출구멍이 뚫려있는 안강망 그물의 사용을 권했다"며 "그런데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그것을 사용하기 꺼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규정을 완하해 그물코가 약간 더 좁은 그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는데 그 이후로 어민들은 오히려 전보다 촘촘한 그물들을 더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민들의 생계와 관련된 일이라 이해는 하나 상괭히 혼획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며 "정부는 느슨해진 그물코 규제에 대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과 해결책을 제시해서 더 이상 혼동을 야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일반적으로 죽은 상괭이 10마리 중 9마리는 혼획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선 돌고래 '오래'가 낚시줄 혹은 폐어구일 것으로 예상되는 물체에 의해 꼬리가 잘려간 채로 살고 있기도 하다. 꼬리를 잃은 제주남방큰돌고래 '오래'는 오랫동안 새로운 유영방식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꼬리 없는 돌고래 '오래'. 사진출처 이정준 감독 '돌핀맨' 유튜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꼬리 없는 돌고래 '오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꼬리에 낚시줄이 걸린 돌고래 '오래'. 사진출처 이정준 감독 '돌핀맨' 유튜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꼬리에 낚시줄이 걸린 돌고래. 사진출처 이정준 감독 '돌핀맨' 유튜브 ⓒ헤드라인제주

그는 나아가 최근에는 제주남방큰돌고래 개체들에게서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피부병, 외상 등 다양한 이상 징후가 보여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꼬리가 잘려나간 '오래'뿐만 아니라 구강암이 걸린 것으로 보이는 '턱이', 바이러스감염으로 피부에 질환이 생긴 것으로 보이는 개체 등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원인을 분석하기 전에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현재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눈여겨보고만 있다"며 "이런 개체들의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원인 분석과 연구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 개체수가 급감한 상괭이 보호를 위해 고래연구센터와 해양환경공단과 함께 '상괭이보호대작전'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돌고래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어민들에 의한 혼획 등 상괭이 동향에 대한 다방면의 실태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조사 지역은 서해 남부와 경남 연안으로 한정됐다. 제주도가 제외된 상황에 대해 많은 의문들이 제기됐지만 해양수산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조 대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상괭이, 제주남방큰돌고래에게 닥친 위험은 돌고래뿐만 아니라 제주 바다를 끼고 사는 모든 도민들의 일이기도 하다"며 "해양수산부가 제주도를 조사 지역에서 제외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돌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제주 북부 연안은 아예 서식지로 인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이곳에서 많은 돌고래들의 사체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해와 남해뿐만 아니라 제주 전 해양에 대한 실태조사까지 이뤄져야 한반도에 서식하는 돌고래들의 전반적인 동향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에서 촬영한 타투증 피부병에 걸린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에서 촬영한 타투증 피부병에 걸린 돌고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구강암에 걸린 '턱이'.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촬영한 구강암에 걸린 '턱이'.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돌고래에 대한 조사는 비단 돌고래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해양생태 최상위 포식자인 돌고래의 생존문제는 제주해양 먹이사슬에 있어, 생태계의 균형에 있어 중대한 사안이기도 하며 이는 곧 바다에서 생활하는 지역민들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제대로 된 보호대책이 없어서 국제 멸종위기 종인 상괭이들이 계속해서 그물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죽는 상괭이 숫자가 매년 1천 마리가 넘는다"며 "국립 고래연구센터 연구원의 추산에 의하면 전체 상괭이 개체의 90%가 이미 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최근 멕시코 해안에서 멸종된 바키타돌고래의 사례처럼 상괭이를 더 이상 한반도 해역에서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 돌고래에게 닥친 위협의 심각성을 모두가 인지해야 한다"며 "돌고래가 아프면 바다가 아프고 그 고통은 곧 제주도민들에게 돌아오게 되는데 이것을 바꿔 말하자면 돌고래들이 행복하면 도민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남방큰돌고래들은 오래 전부터 제주 바다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다"며 "잠깐의 이익을 위해 돌고래들이 살아갈 바다를 망가뜨리지 말고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바다를 오래도록 보전해서 우리 후대도 제주 바다에서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미연 연구원 "감소하는 돌고래 개체군, 회복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한편, 보다 학술적인 차원에서 제주 돌고래의 정황을 살펴보고자 지난 22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은 김미연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을 만났다.

MARC는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시작으로 전국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생태 및 보전 연구를 하고 있는 단체다. 돌고래에 대한 국내 연구 다양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우려한 여성 연구원 두명에 의해 지난 18년 창립됐다. 

김미연 MARC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해양오염, 해양쓰레기로부터 제주 돌고래들이 갈수록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수온 상승이 돌고래 먹이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어류,두족류로 이뤄진 남방큰돌고래의 먹이군은 수온의 변화나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수온 상승에 따라 계절적 이동 경로에 변화가 일어나거나 질병에 노출되는 확률도 높아질 수 있고 생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방큰돌고의 생존에 필수적인 먹이군이 변화한다면 남방큰돌고래 또한 그 변화에 적응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생존 능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이나 건강이 약한 개체들의 경우 불리한 조건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연 MARC 연구원 ⓒ헤드라인제주
김미연 MARC 연구원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촬영하는 MARC 멤버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촬영하는 MARC 멤버 ⓒ헤드라인제주

또한, 김 연구원은 해양환경오염이 심각해 질 경우, 그러한 환경에 노출되는데서 오는 문제와  오염된 환경에서 자라 온 먹이를 섭취할 때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오염원에 체내 농축이 가능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면, 결국 건강하지 못한 개체나 어린 새끼들부터 서서히 건강성이 약화돼 최종적으로는 개체군의 숫자가 감소하는 형태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런 방식의 개체군의 감소는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회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영향을 받은 거라 문제의 개선을 위한 의지가 있더라도 그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감소하는 개체군을 회복시키기가 어려워지는 순간이 올 수 있으므로 사전에 잘 관찰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연구원은 어민들의 그물, 낚시줄뿐만 아니라 제주도 바다에 부유하는 해양쓰레기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도 제주 돌고래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제주도 해양에 쓰레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남방큰돌고래가 바다 위를 떠다니는 쓰레기 주변에서 활동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5년부터는 낚시줄이 꼬리나 몸통에 걸려 목숨을 읽는 돌고래들이 포착됨과 동시에 돌고래들이 비닐봉지 같은 쓰레기를 몸에 끼고 노는 모습과 폐그물, 비닐백 등이 돌고래의 몸에 얽히는 모습까지 목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버려진 폐그물 주변을 헤엄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출처 MARCⓒ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버려진 폐그물 주변을 헤엄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출처 MARC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노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출처 MARC ⓒ헤드라인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서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노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사진출처 MARC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김 연구원은 제주 돌고래들이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실태조사조차 실행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녀는 "제주 돌고래 서식지 파괴와 해양생태 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힐 상황까지 오지도 못했다"며 "수많은 원인들이 있을테지만 해양생태연구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그것들의 인과관계를 밝힐 데이터조차 축적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연구원은 제주에 서식하는 돌고래 연구는 해양 생태계를 활용하는 지역민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며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녀는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류인 남방큰돌고래는 해양 환경의 변화가 인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좀 더 먼저 받는 대상이다"며 "극단적으로 제주 연안 생태가 남방큰돌고래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결국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해양의 생물자원 또한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발생한 이후에 수습하기가 쉽지 않으며 결국 남방큰돌고래를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사전에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 바다를 활용하는 인간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형 해양동물들이 죽어감으로써 발생하는 생태계서비스의 감소를 인간이 인위적으로 유지.복원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바다를, 해양환경을 이용하더라도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며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병엽 교수, "돌고래 폐사 막으려면 전국 기관들 간 협력 반드시 필요"

마지막으로,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은 제주 돌고래에 대한 전문 학계에서의 연구 현황을 알아보고자 지난 29일 김병엽 제주대 교수를 만났다.

김병엽 교수는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교내 연구원과 제주 해양동물 생태환경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토종 돌고래 상괭이와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서식환경 조사, 이상증세 관찰, 사체부검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주대 김병엽 교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제주대 김병엽 교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김 교수는 지난해 1월 제주에서 발견된 국제보호종 대형참고래 사체 부검에 참여하는 등 제주에서 돌고래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벌이고 있는, 연구지원과 축적된 자료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도 제주도 돌고래 보호과 해양생태 보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오고 있는 제주의 몇 없는 학자이기도 하다.

지난 29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은 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 돌고래 연구의 현실적인 한계와 낙관적인 전망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다. 또, 제주 돌고래 보존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도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김 교수에게 제주도에 그토록 많은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고래 서식지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 교수는 "비슷한 이의를 수차례 제기했었다"며 "그런데 상괭이를 포함한 돌고래들이 제주도에 서식한다는 것을 증명할 명확한 자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모니터링, 실태조사 등 단순한 연구조차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주 돌고래에 대한 자료 자체가 없었고 그래서 돌고래 서식지라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주에 돌고래가 서식하는 정황들은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상괭이 사체가 멀리서부터 떠내려 오면 심하게 부패되는데 상당수의 사체들은 부패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대표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또한, 부검한 사체중 새끼를 배고 있는 상괭이도 있었고 심지어 태반이 남아있는 돌고래도 있었다"며 "이 정황들은 멀리서 죽었다는 게 아니라 제주 해안 근방에서 죽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곧 돌고래들이 제주 연안에서 서식한다고 추정할 수 있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해나 남서해 남동해까지 고르게 분포하던 상괭이가 먹이 공급도 원활하고 수온도 따뜻하고 출산을 하기에도 조건이 좋은 제주에 점차 내려오면서 서식하게 됐다고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고 했다.

김 교수가 얘기한 정황들을 고려하면 올해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상괭이보호대작전' 프로젝트에 제주도가 제외된 상황을 납득하긴 더욱 어렵다.

김 교수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돌고래를 보존하기 위해선 우선 제주도를 서식지로 지정하고 기본적인 실태조사부터 하나씩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참고래 부검현장. 가운데 김병엽교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 참고래 부검현장. 가운데 김병엽교수. 사진출처 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마냥 절망스러운 상황만은 아니다. 제주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괭이 사체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달 제주대학교에 상괭이와 제주남방큰돌고래를 관리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함께 수립하자고 제안을 했다. '제주 주변수역 해양포유류 서식실태 조사 및 보호방안 마련 연구'가 그것이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다음달부터 제주도의 생태환경에 근거해 자체적으로 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제주대학교 제주씨그랜트센터는 연구를 위탁받아 체계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해양수산부가 직접 제주 돌고래들을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주도의 이번 연구 제안은 김 연구원을 포함한 제주 돌고래 보존에 앞장서는 이들에게 든든한 지원이 아닐 수 없다.

김 연구원은 "이번 협업을 통해 강한 추진력을 얻은 거 같다"며 "단순 사체 부검으로 끝나지 않고 돌고래들의 질병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좌초, 혼획된 돌고래에 대한 대처방안과 이들을 방류시키는 정책 메뉴얼도 수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제주도의 제안이 굉장히 고무적이지만 돌고래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관 간의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육지의 경우 해양수산부 산하에 고래를 연구하는 기관이 다수 있고 이 기관들은 또다시 학교와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는 돌고래를 조사하는 연구기관이 전무해 육지의 협력이 없으면 연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현재 돌고래 개체들에 대한 자료, 통계, 데이터의 공유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열악한 해양생태연구 환경에 놓인 제주도의 경우엔 타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얘기했다.

이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기관의 힘이 제주도까지 미치기엔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며 "제주도 밖의 기관과 학교, 연구소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공유된다면 우리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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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2021-04-14 14:27:42 | 1.***.***.194
환경이 오염되는것보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으로 환경이나 기후 변환가 덜 되는게 돌고래나 생물들에게도 더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