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오라리 방화사건' 모티브 장편 극영화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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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오라리 방화사건' 모티브 장편 극영화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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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내 이름은...' 선정

제주4.3 당시 대량 학살 비극으로 치달았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히는 '오라리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한 '4.3영화'가 만들어진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지난 11~12일 ‘4·3영화 시나리오 공모’ 본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장편 극영화 부문 당선작으로 ㈜렛츠필름이 응모한 '내 이름은…'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당선작이 선정되지 않았다.

장편 극영화 부문 당선작 '내 이름은…'은 4‧3 당시 ‘오라리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79세 할머니 ‘순옥’과 18세 손자 ‘정자’가 함께 살아가는 조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4‧3 당시 트라우마로 70년을 남의 이름으로 살아온 할머니와 18년을 여자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손자의 이름 찾기 과정을 다룸으로써 4‧3의 아픔을 마주하는 전개로 이어진다. 

특히 슬프고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할머니와 손자가 70여 년의 간극을 뛰어넘고 함께 미소 지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 “4·3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빠지기 쉬운 회상 장면의 지나친 사용을 절제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드러냈다”며 “현재의 학교 폭력과 과거의 역사적 폭력을 절묘하게 병치시킨 점도 4‧3의 정서적 진실을 현재의 젊은 관객들에게 가깝게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당선작을 내지 못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들은 “심사에 올라온 작품 모두 4‧3문제에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기획 구성의 핵심인 4‧3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어떻게 효과적인 화법으로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흡했다”며 “다큐멘터리는 4·3의 비극을 겪은 증언자들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메시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국 고민 끝에 당선작 없음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4·3평화재단은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한해 오는 4월부터 7월까지 공모 기간을 연장해 재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다. 재공모 계획은 추후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4‧3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은 오는 30일 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며 장편 극영화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천만원이 수여된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업무협약에 따라 제주4‧3문화학술사업 지원으로 추진됐다. 
   
공모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월 15일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장편 극영화와 장편 다큐멘터리 두 장르에서 진행됐다.

공모 결과 모두 72편(장편극영화 65편, 장편 다큐멘터리 7편)이 접수됐다. 이후 약 2개월에 걸쳐 장편 극영화 부문에 대한 예심과 본심사가,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은 응모편수가 적어 단심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장편극영화 시나리오 당선작의 모티브인 오라리 방화 사건은 1948년 5월 1일 오라리 연미 마을에서 우익 청년단원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평화협상이 결렬되고 4.3은 걷잡을 수 없는 대량 학살의 비극으로 치달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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