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측 "제2공항 반드시 필요"...반대측 "2개 공항 필요 없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을 묻는 여론조사가 15일 시작되면서, 도민사회 찬.반 논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합의로 실시되는 이번 조사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실시되며, 그 결과는 18일 오후 8시 공개될 예정이다.
모바일 안심번호 발급 문제로 제주도내 9개 언론사 컨소시엄의 제3기관에서 주관해 시행하고 있다.
조사는 국내 2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각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조사로 구분해 진행되고 있다.
2개 기관이 동시 진행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도민대상 2회, 성산읍 주민 대상 2회 등 총 4회에 걸쳐 실시되는 셈이다.
표본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해 유선 20%, 무선 80% 비율로 선정된다.
각 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표본은 일부 중복이 허용된다. 즉, 4회의 조사 중 한 사람이 2회 이상 응답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 문항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반대' 의견을 묻는 질문이 핵심이다. 제2공항 관련 4개 문항 중 나머지 3개는 성별, 연령, 거주지역을 확인하는 인구통계학적 질문이다. 이 밖에 선거관련 문항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제2공항 관련 도민사회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제2공항 건설여부를 결정하는 도민들의 첫 자기결정권 행사이자 최종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를 앞두고 찬.반 선전전이 가열되고 있다.
찬성측인 제주지역경제단체협의회는 15일 입장자료를 내고, "제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 압도적인 ‘찬성’ 답변으로 결집해달라"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악의 경제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 지난해 제주경제 성장률은 전국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면서 "이런 제주에 5조원 이상의 투입되는 제2공항 건설은 제주의 관광산업뿐 아니라 건설업, 자영업, 중소기업 등 제주경제권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제2공항 건설은 30년 전부터 제주도가 요구해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으로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며 "제2공항은 제주의 경제와 제주의 미래를 위해 대안이 없는 필수선택으로, 지금 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산의 발전, 성산의 미래, 성산의 화합을 위해서는 제2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측은 "제주에 2개의 공항은 필요없다"며 제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여론조사에서 '반대'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4일 발표한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제주를 지키기 위해 여론조사에서 '반대'에 응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는 제주도민의 삶의 방향과 제주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또한 제주도의 운명과 미래를 제주도민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 폭증과 난개발이 집중된 지난 10년 동안 제주는 이른바 과잉관광이라는 폐해를 실질적으로 겪었고 지금도 그 피해는 도민들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관광이고,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제주도민의 80%가 이용하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보조공항으로서 적자운영이 필연적이며, 결국에는 공군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 후,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이용은 현 제주공항을 첨단시설로 현대화 하면 충분하다"며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2공항은 성산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구좌, 성산, 우도, 표선, 남원 모두 비행기소음 피해지역에 직.간접적으로 편입된다"면서 "또한 기존 제주공항 국내선 50%를 가져오는 것으로 성산 주민을 위한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이는 일부 부동산 투기꾼들의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과 같은 잘못된 국책사업은 추진돼서는 안된다"면서 "압도적 반대로 제2공항을 멈추고 지속가능한 제주로 가는 미래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갈등을 해소하자는 시민사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면서 조사가 끝난 후에도 후속 논란으로 이어질 우려를 갖게 하고 있다.
이는 조사 결과의 해석에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찬성과 반대 의견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나타나거나, 2개기관의 조사결과가 상반되게 나올 경우, 도민 조사 결과와 성산읍 주민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에는 해석 논란이 불 붙을 가능성이 크다.
도민 조사와 성산읍 조사 모두에서 일관되게 찬성 또는 반대 어느 한쪽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하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후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수십년간 논의끝에 여야만장일치로 정부가 이미 결정한 사업니다. 근데 왜 부지선정발표이후 반대기류가 싹텄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