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종 참모총장 "해군기지 건설과정 갈등, 진심으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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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종 참모총장 "해군기지 건설과정 갈등, 진심으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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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에 첫 공식 사과..."행정대집행 비용 직권취소"
"'민관군 상생협의회' 적극 참여...지역발전 노력"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갈등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제주해군기지 유치 및 건설과정에서 국가권력 차원의 엄청난 공작과 음모가 행해졌고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인권유린이 행해졌다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가 나온지 1년 여만이다.

지난 4월 제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장으로 진급하며 해군참모총장에 취임한  이날 오후 2시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민군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며 공식 사과와 함께, 해군 관사건립 반대 농성관련 행정대집행 비용 납부명령에 대한 직권취소 방침을 밝혔다.

부 총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유치와 건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여러분들께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해양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보장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건설됐다"면서 "그러나, 기지 유치 과정과 공사 진행 과정에서 구상권 청구, 행정대집행 등 가슴 아픈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 인해 주민 여러분들께서 응어리 진 아픔과 상처를 지닌 채 지금껏 생활해 오신 것을 제주 출신이자 제주사업단장을 역임한 제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다시 한번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유치와 건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여러분께 불편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부 총장은 "국방부는 제주민군복협형 관광미항 관사건립 반대 시설물 철거와 관련된 행정대집행 비용 납부명령을 직권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치유하고, 이제 민.관.군이 함께 상생 발전하고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군은 마을주민 여러분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어렵게 성사된 '민관군 상생협의회'에 적극 참여해 지금까지 쌓인 갈등을 풀고 서남방파제 친수공간 조성사업 등 마을주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지역발전 사업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또한 마을회에서 요청하신 사업 중에 해군 단독으로 추진이 제한되는 사항들은 정부 관련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울러 400여년 동안 한 식구처럼 지내왔던 강정마을의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의 갈등을 넘어설 수 있도록 우리 해군이 앞장 서 노력하겠다"면서 "마을회에서도 강정주민은 물론 제주도, 해군과 함께 모두가 상생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부 총장은 "앞으로 민관군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역량을 결집시킨다면 '제일강정'의 위상에 걸맞은 명품 강정마을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해군도 군복입은 민주시민이자, 마을 주민으로서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강정마을회와 주민 여러분께서 여러가지 어려운 과정을 감내해 주시고, 우리 해군이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해군과 저를 믿어주시고, 앞으로도 해군 장병들이 여러분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긍심을 갖고 숭고한 국방의 의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마을회 입장문을 통해 "해군참모총장이 사과와 상생의 의지를 밝히고 행정대집행비용 청구 직권 취소의 결단을 내려주신것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을 대표해 환영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방문한 것이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됐다면 오늘 해군참모총장 마을방문은 마을과 해군이 화합하고 상생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미흡한 점도 많다"며 강정 주민들에 대한 사면과 지역발전계획사업의 차질없는 추진 등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 5월 참모총장이 마을을 방문한 후 국방부 소관 지역발전사업 추진에 대한 논의는 되고 있으나, 아직 실체는 없다"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해군의 의지가 필수적일 것"이라며 이날 체결한 상생협력 협약의 성실한 이행과, 해군소관 지역발전 사업의 탄력적인 추진을 위한 TF구성을 요구했다.

강 회장은 "대통령도 주민이 원하는 지역발전계획 사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듯이 해군측에서도 미진한 사업들을 마을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제주도정 및 도의회도 공동체회복을 위한 지역발전계획 사업 추진에 책무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과거를 알고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고 했다"며 "오늘 참모총장이 사과했다고 해서 그동안 우리 가슴에 쌓아두었던 응어리가 완전히 풀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여러분은 아직 만족은 되지 않겠지만 용서는 하고 잊지 않으면서 미래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그 동안 해군 장병들이 강정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강정주민들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해군 장병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해군이 31일 민관군 상생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해군이 31일 민관군 상생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체결된 민군상생발전 협약서는 △국방부 소관 강정마을 지역발전계획사업 추진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민군협력 프로그램 운영 △제주해군기지 장병 자긍심 함양방안 마련 △기타 당사자 간 민군상생발전을 위한 사항 등의 협력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강정마을회와 해군은 이날 협약을 통해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련된 '민.관.군 상생협의회'의 실무회의 및 고위급회의 등을 통해서 협력사항에 대한 계획을 발전시키고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부 총장의 강정마을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 등이 마을회관 일대에서 '마을 갈등 부추기는 참모총장 방문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전개하기도 했다.<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31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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