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다양한 식물상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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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다양한 식물상의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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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57) 역사속의 제주농업 문화

제주도의 식물은 한반도에서 내려온 식물들과 일본 및 중국 등에 분포하는 식물들, 그리고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 등 다양한 식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 등의 외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귀화 식물 등으로 종 다양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의 지형( 왼쪽)과 제주 식생의 수직적 분포.
제주도의 지형( 왼쪽)과 제주 식생의 수직적 분포.

제주는 섬 중앙에 위치하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경계하여 서귀포시와 구분되며 제주도의 절반에 해당되는 부분을 차치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해안에서부터 한라산 산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 입지 환경으로 식물상의 분포는 제주도 전체 식물상의 분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온이 온난한 산남 지역인 서귀포시와 같이 상록 활엽수가 주를 이루는 난대림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서귀포시 지역에는 분포하지 않는 식물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시의 식물상은 한라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한 식생대에 따라 살펴보는 것이 용이하다. 제주 지역의 식물대는 제주도 전체의 식물 분포대와 같이 한라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한 관목림대·침엽수림대·낙엽 활엽수림대·상록 활엽수림대·해안 식물대 등 5개의 식물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삼림대별로 각각의 특징적인 식물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멸종 위기 식물 및 희귀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의 식생대별 식물상을 살펴보면 우선 관목림대는 한라산 산정부를 중심으로 한 고지대에는 관목림과 초지로 이루어진 관목림대가 발달해 있다. 이 지대에는 돌매화나무·시로미 등 고산 식물과 진달래·산철쭉우점군락이 혼생하며, 제주도의 고유 식물인 한라구절초·한라장구채·섬매발톱나무·섬바위장대·제주황기·좀향유·깔끔좁쌀풀·바늘엉겅퀴 등이 분포하고 있는 곳으로 종 다양성 보존이란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는 식물대이다. 관목림대에 분포하는 주된 식물은 나무의 경우, 눈향나무·제주산버들·좀갈매나무·진달래·산철쭉·시로미·돌매화나무 등이 주로 분포하며, 초본은 한라돌창포·손바닥난초·한라장구채·섬바위장대·두메대극·제주황기·좀향유·백리향·구름체꽃·설앵초·섬잔대·바늘엉겅퀴·좀민들레 등이 나타나고 있다.

침엽수림대는 해발 1,500m 이상에는 구상나무가 우점하는 침엽수림대가 발달해 있다. 이 지대에는 구상나무 이외에도 사스래나무·산개벚지나무 등의 교목이 섞여 자라고 있으며, 숲의 아래층에는 구상난풀·나도옥잠화 등이 자라는 균일한 식생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 자라는 주된 나무는 구상나무·사스래나무·산개벚지나무·함박꽃나무·섬매발톱나무·홍괘불나무·붉은병꽃나무·백당나무 등이며, 다람쥐꼬리나도옥잠화·한라돌창포·두루미꽃·흰땃딸기·쥐털이슬·게박쥐나물 등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낙엽 활엽수림대는 해발 500m부터 침엽수림대 사이는 낙엽 활엽수가 우점하는 식물대로, 이 지대의 주요 구성 수종은 졸참나무·신갈나무·서어나무·개서어나무·단풍나무 등이며 입지의 건습, 해발고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식생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대는 과거에 신탄재의 벌채나 표고버섯의 재배장으로 많이 이용되면서 졸참나무나 서어나무류의 벌채가 많이 이루어졌던 곳으로 2차림의 특성이 많이 나타났던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상당 부분이 원식생으로의 천이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 지대의 서부 지역은 과거부터 방목지로 이용되던 자연 초지가 많은 곳이며 일부 지역은 현재까지도 초지로 이용되고 있다. 낙엽 활엽수림대에 분포하는 주요 식물은 신갈나무·졸참나무·까치박달나무·서어나무·개서어나무·섬개벚나무·올벚나무·산벚나무·왕벚나무·팥배나무·마가목·솔비나무·굴거리나무·고로쇠나무·단풍나무·층층나무·산딸나무·곰의말채·생강나무·산수국·나비국수나무·상산·초피나무·개산초·산초나무·산매자나무·분단나무·작살나무 등의 나무와 고비·관중·일색고사리 등의 양치식물이 있다. 이외에도 천남성·애기나리·윤판나물·박새·좀비비추·사철란·모데미풀·산작약·민눈양지꽃·개감수·속단·좀딱취 등의 초본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의 상록 활엽수림대의 지역은 상록수림, 초지, 해안 식물대으로 구분하여 이해할수 있다. 제주시 지역의 상록 활엽수림의 발달은 서귀포시에서와 같이 잘 발달된 넓은 면적의 상록 활엽수림은 많지 않으나, 조천읍 선흘리의 동백동산 및 한경면 저지리 일대, 애월읍 납읍리의 납읍 난대림 지대 등에 남아 있는 상록 활엽수림은 제주시의 대표적인 상록 활엽수림 지대이다. 이곳의 주요 수종은 종가시나무·참가시나무·후박나무·생달나무 등이며 하층의 식생에서는 백서향·새우란·변산일엽 등 희귀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다.

히 멸종 위기 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은 선흘리 동백동산 및 그 일대 상록 활엽수림 하부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기타의 상록 활엽수림은 애월읍 무수천 상류의 붉가시나무림과 추자면 사수도의 후박나무림 등이 있는데, 무수천의 붉가시나무림은 계곡의 사면에 남아 있어서 과거 제주시의 원식생을 밝히는데 있어서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사수도의 후박나무림은 제주도와 한반도의 상록 활엽수림의 분포와 연관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록 활엽수림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구실잣밤나무·붉가시나무·개가시나무·종가시나무·참가시나무 등의 참나무과 식물과 육박나무·녹나무·생달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 등의 녹나무과 식물, 동백나무 및 조록나무 등과 같은 상록활엽수가 주요 구성 종이나 사스레피나무·호자나무·모새나무·백서향 등의 관목류도 나타나고 있다. 초본으로는 가는쇠고사리·제주고사리삼·땅나리·나도풍란·새우난초·금새우란·보춘화·야고 등이 있다.

초지를 보면 제주의 상록 활엽수림대는 대부분 인간의 간섭과 이용으로 인해 원식생의 많은 면적이 파괴되었는데, 그 대부분이 방목 및 경작지로 이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기적인 화입에 의하여 초지가 형성되었으며, 오랫동안 목장으로의 이용으로 인하여 참억새, 띠, 고사리, 잔디 등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억새꽃잔치, 고사리꺽기 등의 행사가 이루어지는 곳이 이런 지역에 해당된다. 또한 이 지역은 예로부터 습지가 잘 발달되어 물부추·순채 등의 희귀 식물이 분포되었으나 현재는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 초지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보리수나무·청미래덩굴·찔레·멍석딸기·산딸기·상동나무 등의 관목성 식물과 참억새·잔디·수크령·딱지꽃·양지꽃·가락지나물·뱀딸기 등이 분포하고 있다.

해안 식물대는 제주의 바닷가에는 해안 사구와 염습지 식생 등이 발달한 지역이 있다. 해안 사구는 현재 대부분이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해수욕장의 배후에는 부분적으로 좋은 해안 사구 식생이 남아 있다. 구좌읍 김녕리, 애월읍 곽지리, 한림읍 협재리 등의 바닷가에는 이러한 해안 사구 식생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염습지 식생이 넓은 면적으로 남아 있는 곳은 구좌읍 하도리의 양어장 부근이며, 기타의 지역으로는 한림읍 비양도, 애월읍 동귀리, 한경면 신창리 등에 규모는 작지만 염습지 특유의 식생이 남아 있다. 이 곳에 분포하는 식물은 까마귀쪽나무·박달목서·후추등·다정큼나무·황근·우묵사스레피나무·순비기나무·갯대추·돈나무 등의 나무와 처녀고사리·갯잔디·천일사초·통보리사초·맥문아재비·문주란·나문재·해홍나물·갯장구채·섬갯장대·해녀콩·갯사상자 등의 초본이 자라고 있다.

제주의 식물들은 특이한 제주의 지역이나 환경에 적응한 식물인 경우가 많은데, 제주 지역의 환경이 매우 독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제주 식물의 다양성은 독특한 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지형 및 지질적인 특성과 일부 인간의 활동 등이 잘 반영되어 지금에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식물다양성에 대한 연구와 보존은 제주 자생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전하는 일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이 미래비전인 ‘청정과 공존’의 가치 실현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 참고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김대신(2016), <식물의 보고(寶庫) 제주곶자왈>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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