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제주교구, 27일부터 미사 중단...성당 행사 등도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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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 27일부터 미사 중단...성당 행사 등도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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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혼례미사 등은 가족 중심으로 거행...음식 제공 중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천주교에서도 미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27일부터 3월7일까지 10일간 동안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회합이나 행사도 중단할 것을 각 본당에 공지했다.

이에 따라 오늘(26일) 저녁 거행되는 '재의 수요일' 미사 이후 열흘간 미사가 중지된다.

교구는 이 기간 각 성당에서 수도 및 직원들만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 감염병 확산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신자들에게는 같은 지향으로 가정 안에서 복음나누기, 묵주기도, 십자가의 길,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할 것을 당부했다.

장례 미사는 가족과 위령회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거행하도록 하고, 장례 기간 중에는 조문객을 받거나 조문객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혼인 미사도 양가 가족을 중심으로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강우일 주교는 사순절 사목서한을 통해 "진정 기미에 있던 우리나라도 최근 급속도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 돼, 청정 지역이던 제주에까지 확진 환자가 발견되니 많은 이들이 불안에 시달리 고 있다"면서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와 속도에 전문가들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지 못해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사태에 대한 지나친 위기의식과 공포심의 조장은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전염병을 만들어낸다"면서 "그것은 타인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과 혐오 바이러스의 심리적 증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혐오는 차별을 가져오고 차별은 폭력으로 발전한다"며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 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로 일본인들이 당시 조선인들을 학살한 사례를 거론했다.

강 주교는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대면하며 심리적 패닉 상태에 휩쓸려 우리 주변의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고 적대감을 드러내 거나 비난하고 배척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민 대다수가 심한 폐렴증세를 일으키는 코로나19 바이 러스에 대한 경계심과 불안 심리에 시달리고 있으나, 차분히 생각하면, 그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힘든 현실이 우리 주변에는 널려 있다"면서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상실해 왔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고 안타까워해야 할 우리의 고질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 사순시기에 주변 이웃의 고통과 재앙에 대한 무관심과 무디 어진 마음을 뉘우치고 새로운 복음적 결실을 거두도록 초대하고 계신다"면서 "이 사순 절에 우리는 바이러스의 난동을 훨씬 능가하는 자비와 애덕의 씨앗을 뿌리고 고통 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활발히 펼쳐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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