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소음피해 주민들의 두려움, 누가 이 혼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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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소음피해 주민들의 두려움, 누가 이 혼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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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은영 / 녹색당 전 제주도지사 후보
용담동 소음피해 주민을 헤아리는 공복의 마음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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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 / 녹색당 전 제주도지사 후보. ⓒ헤드라인제주
강 선생님, 잘 지내셨나요? 행사가 많은 5월이네요. 도청 창가에 오랫동안 꺼지지 않는 불을 자주 보게 되는데, 격무에도 건강은 챙기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불철주야 노고에도 행정에 실망한 도민의 눈총도 종종 받으시겠지만, 그건 그만큼 공직 사회가 4년짜리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공복으로서 성실하고 중심이 분명한 행정을 기대하는 마음, 격려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아시다시피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고통 받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요. 오늘 오후에는 용담2동 항공소음대책위원회에서 공항 소음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현 제주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혹시 자리에서 직접 의견을 청취하고 대화를 나누셨나요? 저는 대책위 분들을 두 번째 뵌 자리였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4월 24일 농어업인회관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마련한 ‘제2공항 대안 모색 정책 토론회’에서였습니다. 용담2동 등 제주공항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은 제주공항 확장을 반대하며 토론회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토론회를 잠시 중단한 발표자에게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주민들이 절절한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일제시대 정뜨르 비행장 조성으로 보상도 못 받고 강제 이주 당한 오랜 기억으로부터 이야기 시작됐습니다. 항공유 매연, 확장 공사 분진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도 거론됐고, 가장 큰 문제인 소음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일상대화가 힘든 것은 물론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그건 정말 마음이 찢어지는 일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실제 공항소음포털에 따르면, 2013년 80.18웨클이던 소음이 2018년에는 81.73웨클로 증가했습니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75웨클부터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어 정신장애 위험이 따르고, 85웨클 이상부터는 실제 청력 저하 현상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동행동 발달 과정에 있어 치명적입니다. 고소음 지역일수록 감기, 식욕부진, 친구 관계 부적응 등의 현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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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제주공항 소음측정결과. 자료=공항소음포털, 제공=고은영.

항공기 소음이 얼마나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공항 건설이나 확장에 얼마나 신중을 기해야만 하는지 다시금 절감했습니다. 제 근처에 앉아있던 성산읍 수산1리 청년회 회장이 동행한 동네 어르신에게 속삭이는 소리도 들렸지요.

“우리 마을도 공항 들어오면 똑같은 일 겪을 겁니다. 잘 들어둡써.”

제주공항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제2공항 예정부지 성산읍 주민들이 그 피해를 상상하며 두려워하던 그 날은, 제게 참 안타까운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제주 사회의 혼란스러운 단면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선생님께서도 들으셨더라면 좋았을 것을요. 그 동안 제주공항 인근 주민들의 삶을 세심하게 고려한 도청의 정책들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울분을 토하셨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 날, "지금은 하루 471대가 뜨고 내리지만 앞으로는 하루에 673대가 뜨고 내리게 되어 있는데 확장하면 피해가 더 커진다." 호소했던 분도 있었습니다. 헤아리면 연간 246,000대인데, 언뜻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연간 172,000회 비행기가 운항되고, 하루 471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마무리 중인 제주공항 단기 확충계획 1단계 공사가 끝나도 673대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5년마다 공항주변 소음피해대책 지역을 조사하고 재지정하는 과정에서 산정된 2022년의 제주공항의 운항횟수를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현 제주공항은 2022년 하루 673회(민항 연 242,733회, 기타 소형 및 군용 8회 등) 운항 계획을 이미 갖고 있었고, 그 기준에 따라 소음피해지역이 지정된 상태인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미 운항횟수와 피해까지 산정한 현 공항 운항 계획은 지난 제2공항 기본계획 중간 보고회에서 추정한 2055년 제주도의 공항이용객 추정치 4,109만 명을 웃돕니다. 결론적으로, 제2공항이 필요하지 않게 된 셈이네요. 어떻게 된 일이지요? 반대로 용담2동 대책위는 현 제주공항 확충 토론이 더 많은 운항과 소음을 가져올 거라며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 혼란은 누가 만드는 것입니까? 그 명백한 오해를 선생님께서도 알고 계시지요? 혹시 소상히 정정을 하셨는지요?

지난 해 지인께서 도백에 도전하는 저에게 여러 차례 당부한 말이 있습니다. “헤아려라.” 헤아릴 수 있는 것에는 마음, 숫자 두 가지가 있지요. 도민의 마음과 상황을 미리 헤아리고 예측해서 예산을 헤아리라 배웠습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현장에서 도민을 만나 경청하고 헤아려야지요. 무엇이 불편한지, 원하는 것이 공항인지 지역 균형 발전인지, 공항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10년 전에 만들어진 정책이 과연 지금도 유효한지 살펴보는 일 말 입니다.

강 선생님, 의원 하나 없는 녹색당에 전화해 날마다 우시는 수많은 갈등 지역의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용담2동 대책위의 목소리를 두 번째로 듣기도 했고요. 뭔가 크게 잘못됐습니다. 밤늦도록 불 켜져 있는 도청에서, 헤아리는 일은 대체 누가 하고 계시나요? 주민 삶과 효율을 저울질하고 계시는지요? 간담회 비용은 끝없이 청구되는데, 혹 국토부 관계자나 수혜를 받는 주민들만 만나시는 건 아니겠지요? 공직 사회에 월급을 주는 사람들은 도지사가 아니라 도민인 것을 혹시 잊고 계실까, 염려가 됩니다.

지금도 많은 도민들은 신뢰하고 싶은 성실하고 헤아리는 행정을 기대합니다. 지금이라도 주민 삶의 공간으로 나가 소음 공포에 떠는 주민들을, 공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성산읍 주민들을, 골목 상권 상인들을, 제주에 오래토록 살아갈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 마음을 헤아려 공복으로서 중심을 갖고 정책을 입안하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그것만이 제주가 살 길이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를 실현할 길입니다.<고은영 / 녹색당 전 제주도지사 후보>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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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2019-05-10 00:19:27 | 110.***.***.51
제2공항을 건설하면, 어떤 이익이 도민들에게 돌아 가는지 누가 5가지만 쉽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글을 감정적으로 씹고 까고 뭉게고 밟고 비비지 말고, 그 잘난 주둥이로,

제주나그네 2019-05-09 18:25:47 | 175.***.***.234
아무짝에 쓸모없는 제주 최고 적페

토박이 2019-05-09 08:29:19 | 39.***.***.161
좌르르르 무너저가는 제주를 그나마 보호보존할 녹색당이다
일방적 집행하는 도정에 브레이크를 걸 녹색당이라 본다
무좆건 브레이크 거는 녹색당이라 보시면 아주 큰 잘못이다
녹색당 활동이 커지면 커질수록 제주는 희망의 보인다

제주도민 2019-05-08 20:04:42 | 222.***.***.25
녹색당을 청정 제주에서 영원히 추방을 하여야만이 아름답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하는 제주도가 건설될 것입니다. 녹색당이란 말만 들어도 징그럽습니다.

까불고았내 2019-05-08 18:13:44 | 112.***.***.44
까불지 말고 ... 해체해라

제발 2019-05-08 16:12:16 | 223.***.***.129
제주도를 놀이터 삼지말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어이없음 2019-05-08 13:07:28 | 211.***.***.194
글은 오지게 길고 사진은 엄청 크고 선명하게 두셧네요. 도지사 까면 그 반대파 지지는 얻으시겟죠. 그게 목적이라면 앞으로 정치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직 정치 초년생이신데.. 초심을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성산 2019-05-08 12:47:36 | 175.***.***.166
전 도지사 후보 고은영씨가 도지사가 되었다면 과연 지금 처럼 말 할수 있을 련지 ~~?정말 지겹다ᆞ 지금 위치 입장에서 말하는 사람들 당이 바뀌고 어디에 소속 되는야에 따라 달라지는 말들 정치인들 다 명예직으로 하루 빨리 돌려야 세상이 나아 질련지 지겹다ᆞ

제주도민 2019-05-08 12:35:07 | 117.***.***.130
언제부터인가? 녹색당이라고 전혀 듣지도 못하던 당명이 불쑥 튀어 나와서 자기당략에 빠져서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당으로 착각을 하면서 시시콜콜 딴지를 거는 모습에서 제주도를 사랑하는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하고 참으로 어이가 없네요.^^ 그저 설치고 다니고 있으니 도대체 이게 뭡니까?

산수 2019-05-08 12:15:53 | 112.***.***.164
이 글 내용대로라면 현 제주공항의 2020년 계획에 이미 증편되는 횟수에 공항피해지역과 이에 따른 대책이 다 마련되었고 이 계획대로 라면 추가로 신설되는 제2공항은 굳이 건설될 필요가 없다는 걸로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마치 제2공항항을 포기하고 현 공항을 확장하면 엄청난 소음이 추가 될거라는 쪽으로 선동하고 있고 이를 누가 그렇게 부추기고 있는가에 따른 의구심이 생긴다 이 말씀인거죠? 헐 ...

생떼 2019-05-08 12:09:00 | 223.***.***.188
그러니까...완벽한사람이나완벽한답은없는겁니다그흔한말인간인지라.....!그래서제2공항하저는대요이해하고남의말을..그다음에자기반박하는게대화의기법입니다욕심껏자기주장만말하려면자기집벽하고말하는기분듭니다

제주사랑 2019-05-08 11:34:04 | 106.***.***.218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은 간결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해야지요.
읽다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 중간에 그만 읽게 되네요.

제주사랑 2019-05-08 10:46:08 | 211.***.***.194
글이 너무 길어서 다 읽어보진 못햇지만 내용은 대략 머든지 도지사 잘못이라는 맨트로 이해하겟습니다. 도지사가 신이 아니거니와 제주의 모든 잘잘못은 의회 / 국회의원 / 시민단체의 공동 책임입니다. 도청정문에 똥개가 똥을싸도 도지사 잘못이라는 편협된 시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그렇게 책임을 물으시려면 적어도 도지사 맘껏 다 한 후에 그 결과에 대하여 따지시던지요. 권한과 그에따른 결과가 잇어야 그 책임을 물을수 잇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