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명예회복, 국가차원 진상조사가 먼저"
정부가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단행할 예정인 3.1절 특별사면 대상에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강행에 저항하다 사법처리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25일 "진상조사 없이 병주고 약주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병주고 약주는 식의 사면복권을 규탄한다"면서 "진정 강정마을의 명예회복을 원한다면 국가차원의 진상조사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사면이 정녕 강정마을의 명예가 회복되고 공동체가 회복되는 길이라고 문재인 정부는 믿고 있는지 반문한다"며 "지난 몇 년간 강정마을을 공동체 파괴와 자연파괴에 맞서서 투쟁해온 우리들은 사면복권은 필요없다고 누차 강조해왔고,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정마을에 보이는 행보들은 결단코 공동체회복은 커녕 명예회복과 일체 관련이 없는 단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혹세무민 정치에 불과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주해군기지에서 국제관함식을 강행했는데, 이의 실체적 진실은 또 다른 민주적 탄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의회 국제관함식 거부결의안도 청와대가 나서서 막았다"며 "이야말로 지방의회의 자기결정권을 중앙정부가 개입해 무력화시킨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 기간 중 행해진 마을주민 간담회에서 해군기지 반대싸움의 주축들은 거리에서 경찰에게 봉쇄당한채 제외됐는데, 그 과정에서 대통령은 마을 안길을 이용하지 않고 뒷문으로 들어왔다가 뒷문으로 나가는 행보를 보였다"고 힐난했다.
반대주민회는 "일국의 대통령이 자국의 국민들이 사는 마을에 무엇이 두려워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라며 "오히려 일정을 잠시 바꾸더라도 길거리에 고착되어 울부짖는 주민들을 만나는 포용력을 보여줄 수는 없었는가"고 성토했다.
이어 "지금 강정마을은 제주해군기지 갈등과 국제관함식 갈등으로 사분오열되어 공동체 파괴의 깊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며 "그런 문재인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공동체회복사업 지원과 사면복권을 입에 담는 것은 실로 가증스럽기 이를데 없다"고 비판했다.
또 "마을공동체를 또 다시 갈갈이 찢어놓고 공동체회복사업지원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요,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주축들을 경찰력을 동원해 길거리에 고착시키고 대화에서 배제한 문재인 정부가 명예회복을 위한 사면복권을 입에 담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반대주민회는 이와함께 "지난 정부의 과오를 단지 시혜적인 지원사업과 사면복권으로 해결한다는 발상도 마뜩치않은 처사인데, 강정마을의 공동체를 또 다시 파괴한 문재인 정부는 애초에 그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문재인 정부가 강정마을 갈등을 봉합하고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은 물론 국제관함식 개최과정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반대주민회는 "진상조사를 통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과오를 개선하며 사과하는 것이 전제돼야만 진정한 갈등봉합과 명예회복을 이룰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