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띠 둘러맨 한림 주민들..."축산분뇨, 더는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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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 둘러맨 한림 주민들..."축산분뇨, 더는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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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골 축산폐수 무단방류사태 항의 집단시위
"비양심적 업자 구속하라...진상조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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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림읍 주민들이 29일 한림읍사무소 앞에서 축산폐수 무단방류에 항의하며 집단시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최근 제주도 서부지역의 양돈농가에서 축산폐수를 '숨골'로 무단 배출해온 정황이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정에서 포착돼 충격파가 일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제주시 한림읍 지역주민들이 발끈하고 일어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제주시 한림읍이장협의회는 이날 오전 한림읍사무소 앞에서 지역주민 등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양돈장 축산폐수 무단배출 사태 관련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한림읍 지역에서는 양돈장 축산분뇨 관련 냄새문제로 많은 민원이 제기돼 왔고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빗발쳐 왔는데, 이번에는 단순한 냄새 차원이 아니라 축산분뇨의 무단투기 문제가 지역사회 공분을 사고 있다.

자치경찰이 지난 4월 모 양돈영농조합법인에서 가축분뇨 자원화시설 저장조에 설치된 모터펌프에 고무호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저장조의 가축분뇨가 가득 차면 인근 숨골 지하구멍으로 무단 배출해온 정황이 포착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자치경찰이 최근가지 한림읍 지역 양돈장들에 대한 가축분뇨 처리상황을 조사한 결과 가축분뇨 배출량과 수거량에 차이가 크고, 일부는 숨골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숨골'은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게 함으로써 지하수를 함양시켜 주는 통로로, 제주도 생명수인 소중한 지하수의 원천이다.

숨골로 축산폐수를 배출시킨 정황이 사실로 최종 판명될 경우, 이는 제주도 서부지역 식수원인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행위와 다를 바 없어 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날 집회에서 지역주민들은 이에대한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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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림읍 주민들이 29일 한림읍사무소 앞에서 축산폐수 무단방류에 항의하며 집단시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단상에 오른 장정임 한림읍새마을부녀회장은 "가정주부로서 오늘 이 자리에 올라왔다"면서 "한림2리에 살때부터 축산냄새 발생했고, 그동안 기술도 발전하고 경제도 발전하고 했는데도 축산 냄새는 시대를 역행해 날이 갈 수록 악취가 더 진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름에는 창문을 열고 지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면서 "그래도 지역경제를 생각해 그동안 숨 죽이고 아무 말 없이 생활해 왔는데, 그들이 우리 사정 아나? 우리가 받는 피해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고 분개해 했다.

장 회장은 "그 뿐인가. 숨골에 무단 방류를 하다니...숨골은 우리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다니는 길이다"면서 '몇년 전부터 한림정수장에 질산성 질소함량이 기준을 초과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기준치를 밑돈다고 하지만 한림읍민들은 똥물을 먹고 있다. 생명수인 물에 독약을 타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격하게 성토했다.

애월읍 고성2리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고성2리는 평화로 좌우에 양돈장이 있는 곳이다"라고 소개한 후, "저는 지금 여러분들과 똑같은 마음이다. 최근 숨골로 똥물 흘려보낸게 알려졌는데, 어디 그곳 뿐일까"라며 축산분뇨의 비정상적 처리사례는 더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가 해야 할 것은 (양돈장 축산폐수 처리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다"면서 "그게 최우선이다. 청정제주를 팔아 돈을 버는건 양돈농가 뿐이다.진짜 우리 양돈농가 296곳을 먹여살리기 위해 60만 제주도민은 똥물 먹는 현실인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제주도에서 육지부 돼지고기의 반입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사례를 피력하며, "우린 싼 육지 돼지를 먹고싶어도 먹지 못한다"면서 헌법소원을 다시 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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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한림읍 주민들이 29일 한림읍사무소 앞에서 축산폐수 무단방류에 항의하며 집단시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어 참가한 지역주민들은 홍우철 한림읍이장단협의회장이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지난 수십 년동안 한림에는 축산악취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왔다"면서 "그렇게 축산악추와 환경오염이 계속 발생되는 동안 과연 행정당국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민원이었지만, 조치는 방역차량의 일회성 운행이나 소량의 약품지원 같은 것들 뿐이었다"면서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책을 뒤로한 채 소극적인 민원해결로 오늘의 이런 사태를 야기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이런 지역사회의 심각한 문제 발생에 대해 앞으로의 수사가 엄중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앞으로 축산업자의 철저한 폐수관리와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및 점검 상태 등이 철저히 이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또한 앞으로의 진행상황을 보며 투쟁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처벌수위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숨골 무단방류 비양심적 양돈농가 즉각 구속 △전 농가의 정화조 내부 조사할 것 △한돈협회, 양돈조합은 진상조사에 적극 나설 것 등도 촉구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8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10월 26일까지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악취발생 실태 정밀조사를 위한 현장 악취측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정밀조사는 양돈장 악취가 '악취방지법'에서 정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사전 조치 성격이다.

조사는 학교 인근(학교 부지경계 1㎞)에 있는 양돈농가(15개소)와 축산악취 민원이 많은 양돈장(35개소) 등 50개 농가를대상으로 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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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 주민 2017-08-30 13:45:19 | 59.***.***.211
동복리 양돈장도 학교 가까운 주택 인근에 있어서 매일 냄새.. 악취가 난다.
양돈 사업주는 제발 규모를 줄이든지 다른 데로 이전을 하든지.... 이제는 동네 주민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재산권 행사도 중요하겠지만 악취 냄새로 고통 받는 주민은 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