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사고 전환과 마이스터고 지정,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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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사고 전환과 마이스터고 지정,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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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2) '마이스터고'는 어떤 학교?
최고의 '명품' 교육환경...제주 성산고 지정 가능성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국립 해사고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 성산고등학교를 '마이스터고'로도 동시에 지정될 수 있도록 교육부에 신청하는 것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마이터스터고는 제주에서는 생소하게 다가온다. 아직 제주에서는 마이스터고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 성산고의 마이스터고 지정방안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사회 일각에서는 국립해사고 전환이 어렵게 되자 해사고 대신 마이스터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엄연히 말하면, 국립해사고 전환과 마이스터고 지정은 별개의 문제다.

해사고는 대통령령에 따라 교육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해양수산부 장관이 운영하는 국립학교를 의미하며, 마이스터고는 산업게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수목적고에 해당하는 학교이다.

즉, 성산고를 예로 들자면 '국립해사고'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마이스터고로도 지정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석문 교육감이 마이스터고 지정을 위해 육지부 고등학교 벤치마킹에 직접 나섰던 것은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교육감은 두 개의 개념을 놓고 도의회에서도 혼돈이 빚어지자 지난 4월 교육행정질문 답변에서 도민 여러분께서 해사고와 마이스터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드려 혼란스러웠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그러면서 "우리 교육청은 일관되게 성산고를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립해사고로 전환한 후 교육부로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을 받아 운영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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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마이스터고 지정 현황. ⓒ헤드라인제주

◆ '마이스터고'란?

그럼 '마이스터고'는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를 말하는 것일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의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불리는 마이스터고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산업게의 수요에 직접 연게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정의할 수 있다.

이 학교의 특징은 △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해 에비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 △치고의 기술중심 교육으로 예비 마이스터를 양성하는 학교로서 졸업 이후 우수기업 취업, 특기를 살린 군 복무, 직장생활과 병행 가능한 대학교육 기회 제공 등이 부여된다.

학생들에 대한 특전도 대단하다.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가 면제되고, 우수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또 우수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의 장학금이 주어지며, 학생들의 교육집중을 위해 쾌적한 기숙사 생활도 제공된다. 해외 직업전문학교 연수, 국가.지자체의 세계화 사업 등과 연계해 학생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마이스터고 학생의 '성장 경로(Career Path)'의 내용은 '특별함'을 더한다.

학생들이 마이스터고에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졸업인증제를 통해 우수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마이스터고 마다 기업체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협력기업에 채용협약을 체결한다.

취업이 확정된 졸업생은 최대 4년간 입영을 연기할 수 있고, 군 복무시 특기분야에 근무할 수 있다.

대학진학의 꿈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직장에서 3년 이상 근무 시 산업체 재직자 특별전형, 계약학과, 사내대학 등 취업 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된다. 직장과 대학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학교운영에 있어서도 일반적 학교와는 다른 면이 많다. 우선 교장공모제로 학쇼장의 책임있는 학교운영을 보장하며, 현장 마이스터를 교장.교원으로 초빙해 깅버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실습 등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우수한 산업인력 양성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을 교육과정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해외연수.취업이 가능하도록 현지 외국인 교사 등을 초빙해 실무 외국어교육을 진행한다.

교사와 학생 간의 원활한 상호 작용과 체험중심의 수업 운영 등을 위해 1학급당 학생인원을 20명 내외로 구성한다. 실습시간에는 산업체 수준에 맞춘 시설.기자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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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해양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부산 해사고를 방문해 학교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헤드라인제주

◆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48개 학교, 그리고 취업률은?

2010년 국내에서 마이스터고가 처음 개교한 후 2017년 현재 마이스터고 지정학교는 총 48개 학교에 이른다.

서울 4곳, 부산 3곳, 대구 4곳, 인천과 광주, 대전이 각 2곳, 울산 3곳, 경기와 강원 각 2곳, 충북 3곳, 충남과 전북, 전남이 각 4곳, 경북 5곳, 경남 4곳 등이다.

서울에서는 △수도전기공업고(에너지), △미림여자정보과학고(뉴미디어콘텐츠), △서울로봇고(로봇), △서울도시과학기술고(해외건설·플랜트)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부산에서는 △부산자동차고(자동차산업) △부산기계공업고(기계) △부산해사고(해양)가 있다.

대구에는 △경북기계공업고(기계·메카트로닉스) △대구일마이스터고(자동차) △대구소프트웨어고(SW·SW융합) △대구농업마이스터고(도시형첨단농업)가 있다.

인천에는 △인천전자마이스터고(전자·통신)와 △인천해사고(해양)가, 광주에는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자동화설비)와 △광주SW마이스터고(SW)가 있다. 대전에는 △동아마이스터고(전자·기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소프트웨어), 울산에는 △울산마이스터고(기계·자동화) △울산에너지고 △현대공업고(조선해양플랜트)가 마이스터로 지정돼 있다.

경기도에는 △수원하이텍고(메카트로닉스)와 △평택기계공업고(자동차·기계), 강원도에는 △원주의료고(의료기기)와 △삼척마이스터고(발전산업)가 있다.

충북에는 △충북반도체고(반도체장비)와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바이오) △충북에너지고(차세대전지), 충남에는 △합덕제철고(철강)와 △공주마이스터고(SMT장비) △연무대기계공고(자동차부품제조) △한국식품마이스터고(식품)가 있다.

전북에는 △군산기계공업고(조선·기계) △전북기계공업고(기계) △한국경마축산고(말 산업)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농생명자원.식품)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전남에는 △한국항만물류고(항만물류) △전남생명과학고(친환경농축산) △여수석유화학고(석유화학산업) △완도수산고(어업 및 수산물 가공)가 있다.

경북에는 △구미전자공업고(전자) △금오공업고(기계·전자 모바일) △포항제철공업고(철강)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원자력발전설비) △영천상업고(식품품질관리)가 있다.

경남에는 △거제공업고(조선) △삼천포공업고(항공·조선) △공군항공과학고(항공기술) △밀양전자고등학교(나노융합)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이처럼 육지부 주요 고등학교에서는 발빠르게 특화분야를 선점해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은 상황이다. 제주에서도 특화분야가 될법한 해양분야나, 어업 및 수산물 가공, 그리고 말(馬) 산업 분야의 마이스터고도 생겨났다.

마이스터고가 개교 졸업생들을 배출하기 시작한 2013년 기준 전국의 마이스터 학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74.1%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는 76.0%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특성화고의 평균 취업률(40.9~46.6%)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 제주에서 마이스터고 지정 추진은?

이처럼 마이스터고는 중학교 3학년 단계에서 스스로 선택하여 입학할 수 있는 최고의 동기부여가 되는 이상적 학교라 할 수 있다. 특히 예비 마이스터를 양성하는 수준높은 학교 인프라 구축의 효과와 더불어, '성적 중심'의 인문계고 선호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제주지역에서는 마이스터고가 학부모의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제주에서도 마이스터고 지정 노력이 있어왔다. 2008년과 2009년 한국뷰티고에서 '미용관련 산업'으로 마이스터고 지정이 신청됐으나 선정되지 못했다. 이유는 미용관련 산업은 특성화고에서도 육성 가능한 분야라는 점 때문이었다.

지난해에는 '게임콘텐츠' 분야로 제주중앙고에서 마이스터고 지정 추진이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스터고 지정기준이 워낙 까다롭고, 사전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마이스터고 설립 표준 요건을 보면, 국가 및 지역전략산업과 연계된 유망분야이어야 하고, 교육과정은 교과서 편성의 자율성 보장 등 산업계 맞춤형 교육체제로 개편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마이스터 성장 경로 확립, 산업별 협의체 및 기업체 협약을 통한 취업기회 보장, 사업체와의 협의를 통한 취업 후 경력개발을 위한 계속 교육기회 제공, 유망분야 관련 산합협력 구축, 과학고 수준 이상의 교사 정원 확보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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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국내 유일 해외 건설․플랜트 마이스터 고등학교인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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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국내 유일 해외 건설․플랜트 마이스터 고등학교인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헤드라인제주

◆ 제주 성산고, '국립해사고' '마이스터고' 두마리 토끼 잡을까

문제는 이제 정부의 마이스터고 지정 '총량'이 막바지에 와 있다는 것. 교육부는 2016년까지 마이스터고 50개를 지정해 운영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신청한 학교 중 기준요건 미달학교가 있어 48개 학교만 지정돼 있다. 즉, 앞으로 추가지정이 가능한 학교는 2개 정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석문 교육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지난 11일 새정부에 성산고의 '국립해사고 설립'을 공식 요구한데 이어 다음날은 국내 유일 해외 건설․플랜트 마이스터 고등학교인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방문해 학교운영 현황을 살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도에 마이스터고가 없기 때문에 성산고의 국립해사고 전환과 더불어 마이스터고 지정을 추진 중인 것"이라며 "마이스터고 지정은 제주교육에 획기적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해양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부산 해사고를 방문했다.

제주 성산고는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국립해사고 전환이 어렵게 꼬여 있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국립해사고 전환'을 추가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다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문재인 정부 출범에 즈음해 국립해사고 전환 등을 거듭 약속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석문 교육감이 구상하고 있는 '마이스터고' 지정이 이뤄질 경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되는 셈이다. 국립해사고 전환 및 마이스터고 지정은 유독 성산고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제주도 특성화고의 질적변화, 나아가 학부모와 지역사회 인식변화를 추동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이 교육감 출범 후 진행되고 있는 고교체제 개편에 '화룡점정'을 찍게 된다. 이번 마이스터고 지정 추진이 크게 기대되는 이유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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