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공채 합격, 19살 새내기...그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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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 공채 합격, 19살 새내기...그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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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6) 제주도개발공사 박진수 군
'선택하여 입학' 결실..."노력하고, 실패하더라도 포기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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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공채에 합격해 입사한 박진수 군.ⓒ헤드라인제주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의 특성화고 육성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사장 김영철)가 특성화고 출신의 채용문호를 대폭 넓혀 주목받고 있다.

제주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올해 역대 최대규모인 171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한 개발공사는 특성화고에서도 16명을 채용했다.

2013년과 2014년에 특성화고에서 각 1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16명의 채용은 매우 파격적인 문호 확장이다.

개발공사는 그동안 특성화고 잡페어를 통해 지방공기업 취업설명회를 비롯해 취업지원을 위한 인사담당자 간담회 등을 진행한 것은 물론, 제주도교육청의 '2016 공감의 취업멘토링'에도 참여해 제주도내 특성화고 취업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노하우 전수 등의 활동을 펴왔다.

이번에 채용된 인력 대부분은 '스스로 선택하여' 특성화고에 입학하고 '선 취업'의 구체적 목표를 갖고 준비를 해온 학생들이 대거 채용된 것으로 나타나 의미를 더했다.

올해 지방공기업 공채 관문을 당당히 통과한 박진수 군(19. 한림공업고등학교 3학년)도 그 중 한명이다.

진수 군은 개발공사 공채시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난 7월15일 최종 합격통보를 받고, 8월10일자로 입사해 3개월째 접어든 새내기 사원이다.

현재 삼다수를 생산하는 '충진1팀'에서 제품생산 및 설비유지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아직은 업무가 낯설어 부서 선배들로부터 생산 공정과정에 대한 지도ㆍ교육을 받으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는 진수 군.

고교 3학년 재학생으로 '고졸취업'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크지만, 중학교 3학년 단계에서부터 특성화고에 입학한 이후 그가 보여온 '특별한 노력의 과정'이 알려지면서 학내에서도 모범사례로 크게 회자되고 있다.

그가 중학교 3학년 단계에서 특성화고인 한림공고를 선택하게 된데에는 '그만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시절, 자신은 특성화고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가족들은 인문계고 진학을 원했다고 한다.

"누구나 그렇듯 중학교 1, 2학년까지는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며 인문계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평소에 기계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제 소질과 적성 분야에 집중해서 학과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특성화고에 지원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진수 군은 특성화고의 세부 진로선택과 관련해서는, "우연찮게 한림공고 선배들의 기계를 조립하고 용접하고 있는 역동적인 모습이 실린 학교 홍보 포스터를 보고 망설임 없이 ‘한번 도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원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꿈과 특성화고에 대한 강점들을 가족들에게 소개하며 오랜시간 상의하고 설득한 끝에 한림공고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도 결국에는 저의 생각을 존중해 주시며 제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하되, 대신 포기는 절대 하지말라고 조언을 해 주셨어요."

한림공고에 입학하면서 그에게는 '목표와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기계분야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던 저의 바람으로 한림공고에 입학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기대와 저 스스로의 다짐을 저버리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갓 입학했을 때 친구의 형이 기능 동아리에서 기술을 배워 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그래서 저도 동아리에 가입해 전문적 기술들을 배워 익히기 시작했고, 대회 출전을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죠."

그러나 대회 준비와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수업을 빠지면서 실습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진수 군은 "두가지를 동시에 하려니 조금 힘든 점도 있었는데,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는 실습을 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는 미뤘던 공부를 하면서 내신성적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진수 군은 기능동아리에서 주말 뿐만 아니라 방학에도 매일 학교에 나와서 실습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교내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은 것은 물론 각종 대회에서 메달과 자격증을 취득했다.

제주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지난 9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전국 기능경기대회에 제주도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개발공사 공채 때는 자격증 시험 일정과 겹쳐 있었다.

"개발공사 공채 채용공고가 나왔을 때에 제가 준비하고 있던 자격증 시험과 일정이 겹쳐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저는 둘 다 쉽게 포기하고 쉽지 않았기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취업 준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자격증 필기.실기 연습을 방과 후에 따로 남아서 했는데, 공사 최종면접 발표일과 자격증 합격 발표일이 겹쳐 심적으로 두 배의 부담을 가지고 있었죠."

진수 군은 그러나 욕심이 아닌 ‘내가 두 배로 노력한다면 2가지의 꿈을 모두 이룰 수 있다',‘2가지 다 합격해 보자'라는 각오를 다지며 개발공사 면접시험과 자격증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 결과 자격증 시험에 합격 발표에 이어, 7월15일 개발공사에서도 최종 합격통보가 왔다.

"자격증 시험에 합격됐다는 것은 먼저 알고 있었고, 개발공사 최종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어요.‘만약 면접 결과에서 불합격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어쩌지?’, ‘과연 공사 취업과 자격증 시험 합격을 다 이뤄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게 됐어요. '합격'이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결국 내가 2가지 다 해냈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겹경사에 취업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선생님들과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도 함께 기뻐하며 많은 축하를 해 주었다고 한다.

진수 군은 "사회인으로서 첫 걸음을 개발공사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럽다. 취업을 위한 첫 도전이었기에 많은 어려움과 부족함이 많았다"며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제가 제주도를 대표하는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합격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제 노력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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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입사 3개월째인 새내기 사원 박진수 군.ⓒ헤드라인제주
개발공사에 근무하게 된 각오를 묻자, "제주도를 대표하는 공기업의 한 직원이자 국내 1위의 먹는 샘물 제품을 생산하는 직원으로서 삼다수가 국내 1등의 브랜드 명성을 넘어서 '세계 1위, 1등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 취업'으로 대학진학을 미루게 됐는데, 앞으로 대학진학 계획과 관련해서는, "우선 지금까지 배운 기술들과 쌓아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현재 제가 속한 충진1팀에서 활기차고 일 열심히 하는 신입사원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후에 업무와 병행하면서 좀 더 자기발전에 필요한 기술들을 습득바탕으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사이버 대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입 진로선택을 앞둔 중학생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이나마 저와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우선 인문계고든 특성화고든 어느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노력 없이 좋은 성과만은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를 하더라도 바로 포기하지 말고 무엇 때문에 실패를 했고 현재 내가 무엇을 더 준비해야 될 지를 확인하고 꾸준히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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