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이제 비겁한 변명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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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이제 비겁한 변명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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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미경 주무관 / 제주도 투자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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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경 주무관. ⓒ헤드라인제주
지난 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대 7위의 관객 동원 수를 기록할 만큼 재미를 갖춘 오락영화이긴 하였으나 최근의 공직사회에 나름의 교훈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교훈이 담긴 한 마디 대사는 바로 영화 말미, 변절한 독립운동가인 염석진(이정재 분)의 대사이다. 염석진은 왜 일본군 앞잡이 노릇을 하며 살았냐는 질문에 “몰랐으니까.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라고 답한다. 이 대사를 이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과오를 시대 탓, 남 탓 등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공직자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염석진의 대답은 공직자가 흔히 말하는 ‘예전부터 그래왔던 관행이라서...’, ‘다들 그렇게 하기에...’ 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청렴교육과 청렴의식 개선 운동에서 말하는 것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 공직사회의 부패에 대해 사실대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정보를 받아드리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을 한다. 이 선택적 지각은 ‘나 하나쯤이야 괜찮아’라는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 안 된다는 것은 보지 않고 되는 것만 보는 것이다. 그리곤 변명하는 것이다. 변절자의 변명이 지금 내 변명과 같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둘째, 옳고 그름을 단기적으로 판단‧사고하는 공직자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염석진의 변절행위는 일제 강점기에서는 옳은 선택이었겠지만, 독립된 나라에는 옳지 않은 선택이었다. 즉 단기적으로는 옳지만 장기적으로는 옳지 않은, 즉 불이익이 될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공직자의 비리 또한 동일하다.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옳은 선택일 수 있지만 공직생활 전체 또는 자신의 전 생애인 장기적 관점에서는 손실이 분명이 크다는 점에서 옳지 않은 선택이다. 공직자로서 지금의 선택이 단기적 관점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장기적 관점에서도 옳은 선택인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나중에, 나중에 우리 아들, 딸들이 공직자였던 우리에게 물을 것이다. 왜 그때 청렴한 공직사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냐고.... 이에 ‘몰랐으니까, 내 행동이 그런 결과를 초래할지 몰랐으니까’ 라고 답할 것인가? 우리 아들, 딸에게 청렴한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야 될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시대일 것이다. 비겁한 변명은 이제 하지 말자.<이미경 주무관 / 제주도 투자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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