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이석문 제주교육감, 제주교육 운영방향 일문일답
상태바
[신년대담] 이석문 제주교육감, 제주교육 운영방향 일문일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1349_162679_3348.jpg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오미란 기자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016 병신년 새해를 맞아 <헤드라인제주>와 대담을 통해 제주교육 운영방향과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요지.

◆ 새해를 맞은 소감은.

- 새해가 설레는 것은 ‘내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가능성을 품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노력이 있어야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를 기반으로 올해 ‘교육 중심 학교 문화’를 실현하는 데에 더욱 노력하겠다.

◆ 지난 한 해 제주교육에서 많은 이슈가 있었는데, 2015년 한 해를 돌아본다면.

- 성취와 아쉬움이 교차됐다. ‘2015년 제주교육은 교실이다’를 기치로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활동이 충실히 이뤄지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실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따뜻한 교육’의 희망이 교실에 감돌고 있다. ‘교실지원’에 대한 도민사회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누리과정 예산으로 대표되는 교육재정 문제가 정책 추진을 어렵게 했다. 새해에는 부디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잘 풀리길 소망하고 있다.

◆ 새해 제주교육의 정책방향은 어떻게 진행되나.

- 새해 기조는 ‘2016년 제주교육은 질문’이다’라고 세웠다. 자기주도 학습은 아이들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무수한 질문과 답이 서로 교차되고 연결될 때 비로소 창의와 상상력, 통찰력이 만들어진다.

교사가 말하는 것을 아이들이 그대로 받아적고, 시키는 대로 외우는 것은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은 21세기 쌍방향 소통 시대의 정신을 살려서 스스로 묻고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다. 자유롭게 질문과 답이 교류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어제보다 발전한 나를 발견할 것이다. 꿈과 내일의 가능성 등이 피어날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에 교실 지원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

◆ 지난 연말, 핵심공약이었던 고교체제 개편과 함께 연합고사 폐지를 골자로 한 고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는데, 새해에는 어느 정도 진척될 것으로 보나.

- 2019학년도 고입, 그러니까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2018년 12월에 연합고사를 폐지한다.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 면밀하게 검토하고 논의하면서 새로운 전형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 교육청 내부 테스크포스팀을 꾸려 세부 추진 계획안을 마련하여 올해 3월 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 연합고사 폐지 결정 배경과 기대효과는.

- 제주교육은 현재와 같은 연합체제 아래에서는 미래를 향해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그 해결방법으로 고교체제 개편과 함께 자연스러운 변화로 연합고사 폐지 결정하게 됐다. 연합고사 폐지가 먼저 수면 위로 올라오면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교체제 개편과 함께 고입제도가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중학교 교육과정이 정상화되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고, 이후 고교 진학과 대입 진학에서도 좋은 결과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주지역 30개 고등학교를 선택해 진학하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존감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선택하든지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탈락시키는 구조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대해서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악순환 구조로 빠져버린다. 차근차근 10년 간 방향성을 잡고 노력한다면 제주지역 30개 고교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될 것이다.

◆ 연합고사 폐지는 2001~2002학년도에도 잠깐 적용됐었는데, 학력저하, 과다경쟁 등 부작용 때문에 다시 시험제로 전환된 바 있다.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구상하고 있는 대책이 있나.

-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살아간다. 교육감은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그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연합고사 폐지는 제주교육의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대비한 정책이다.

고입 선발고사 폐지가 발표된 뒤 지난 2001~2002년 당시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충분히 공감하고 정책 추진과정에서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 대입전형이 바뀌었다. 정시 위주였던 것에서 이젠 수시가 70%를 차지하는 등 대입전형이 다양해졌다.

특히 ‘2015 교육과정 개정’으로 인하여 고등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문‧이과 구분없이 배우는 ‘공통과목’이 도입된다. 수능제도 역시 문이과 통합 교육에 맞춰 개편되기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절반 정도를 탈락시키고 꿈과 끼, 건강 등을 소진하는 현재 고입 문화가 있는 한 제주교육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중학교 때는 수시 등 다양한 대입 전형을 대비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건강도 잘 도모해야 한다.

선발고사 방식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평가와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미래의 가능성 등을 잘 키워 미래의 진학, 진로와 연결해야 한다.

오랜시간 운영된 선발고사가 폐지되는 것이니 만큼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남은 시간 면밀한 검토와 소통 등을 통해 세부 실행 계획을 잘 수립하겠다.

◆ 고교체제 개편안에서 취업명품 특성화고 육성계획이 제시됐는데, 취업률 향상대책은 어떤 내용인가.

-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서울지역에서 대학에 들어간 비율이 60%도 안되는 것으로 나왔다. 대입에만 몰두하던 문화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잠재력 등을 다양한 진로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의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특성화고에서 마음껏 꿈과 끼 등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취업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진로 역시 구체적으로 설계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양질의 취업처를 적극 발굴해 ‘선 취업 후 진학’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특성화고를 ‘취업명품학교’로 육성할 것이다. 제주의 사회 및 산업 변화를 반영하고, 특화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교육청의 노력만으로 어렵다. 교육청과 지역주민, 동문, 학교 교직원 등과 소통‧협력하며 학교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할 때, 가능성을 현실의 성과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 제주도청과 체결한 행정협의회 성과를 기반으로 도청 및 도 산하 공공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공공기관에 특성화고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넓히겠다. 대기업 등과도 연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 읍.면 지역 고교 활성화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새해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추진되나.

- 읍면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고등학교’로 발전시키겠다. 우선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학교지원을 강화한다. 입학금 전액과 수업료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시아 유명대학과 교류를 확대하여 읍면고 학생들이 아시아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읍면학교를 ‘인 아시아 진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 또한 ‘다혼디배움학교’ 운영을 확대하면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충실한 학교,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

◆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도의회의 2개월분 증액으로 당장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다. 시.도교육감 연대적 차원과 함께 이의 대응방안은.

- 전국 어느 교육청도 지금 재정 구조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100% 편성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제주도의회 역시 도 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며 현실적으로 누리과정 편성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본다. 그래서 최대한 예산을 쥐어짠 결과가 현재 편성된 2개월분이다.

2개월 이후에는 교육재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가 불가능하다. 제주야 2개월이라는 시간을 확보했다지만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 중심으로 보육대란이 당장 현실화될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누리과정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분출될 것이다. 여기에 ‘총선’이라는 열린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누리과정 문제를 쟁점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을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이 때에 근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 도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누리과정과 관련해,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매년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 일단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또 하나는 총선이라는 게 열린공간이기 때문에 이 열린공간에서 재정당국에 대한 요청이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 때는 이해 관계자들이 전부 모여서 재정당국에 요구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제20대 국회가 구성된 후 우선적으로 누리과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여기서 안 되면 결국 대선까지 가게 되지 않겠느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최선을 다해 대정부 노력을 하고 있다. 어느 교육청이든 어려운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 이 문제가 진보교육감에 대한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없잖아 있긴 있다(웃음). 저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공약사항을 거의 못 했다. 사업을 계속 폐지시키고, 거기서 조금 덧붙이는 형식이었다. 진짜 하고 싶은 건 누리과정에 눌려서 못하고 있다. 임기 중에 예산 편성권이 네 번 있는데, 벌써 두 번을 누리과정에 눌려서 거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예를 든다면 교육행정실무사 200명을 학교에 배치하면 얼마나 멋지고 좋겠나. 못하고 있잖느냐.

◆ 새해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제주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나.

- 제주는 지난 2014년 2학기부터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실시했다. 교육부와 교육부 출입기자단들이 제주를 찾아 우수 사례를 확인했을 정도로, 제주는 전국에서도 자유학기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지역이다.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의 꿈과 재능, 다양한 가능성을 주목, 키움으로써 수시 등 다양한 대입전형에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수 있다. 자유학기제가 변화의 물꼬를 텄지만 더 발전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대입보다 어려운 고입’으로 지칭되는 제주 고입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고입에 대한 부담으로 가정이나 학교나 자유학기제 본연의 취지를 확실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교사가 점수와 성적이 아닌,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에 초점을 맞춘 평가와 수업을 할 수 있어야 자유학기제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입시제도에 맞춰 서열과 경쟁에 입각한 평가와 수업을 해왔다. 그래서 새로운 평가와 수업 방식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혼란과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그 방향에 맞춰 교사들이 아이들의 꿈과 끼, 미래의 가능성 등을 잘 키우는 평가와 수업방식을 할 수 있도록 학교현장과 충실히 소통하고 교실을 지원하겠다.

◆ 전국적으로 대안교과서 제작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4.3은 제주도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 제주도 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내에서 일정 부분 협의하면서 진행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다.

◆ 특성화고들의 학과가 재배치되면 전반적으로 학교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원수급 문제는 어떻게 정리되나.

특성화고 학과 재배치는 기존 교사과 관련돼 있는 문제여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현재 기간제 교사로 일정부분 잡아 놓은 것들이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일부 교과에서 순환됐던 부분이 한 쪽으로 정리됐을 때 순환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교원수급 문제도 일정부분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보통교과 교사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것은 학급당 학생 수를 어떻게 조절하느냐, 신설학교를 만들 수 있느냐와 관계돼 있다. 예를 들어 급 수를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거나, 서쪽 지역에 중학교 하나를 신설하게 되면 보통교과 교사 수요는 조금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제가 제일 고민하고 있는 건 제주도교육청이 책임지고 있는 고용인원 1만명을 어떻게 유지하고, 동시에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예측 가능하게 해서 청년 일자리 문제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서도 고민이 있다. 학교신설 문제 만이라도 교육감이 전적으로 책임져서 할 수 있다면 1년 전에라도 미리 (채용규모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 문제는 조금 불투명한 면이 있다. 최소한 1만명 이하로 줄어들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제주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삶이 갈수록 팍팍하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을 것이다.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나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아 힘이 드실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제주교육이 희망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보다는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있는 교실을 잘 실현하면서, 학교 현장에서부터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변함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교육’을 잘 일구어 나가겠다. 교육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힘차게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 차고 넘치길 소망한다. 201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대담.정리=오미란 기자>

<헤드라인제주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