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은 '질문'이다...주입식 교육 탈피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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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은 '질문'이다...주입식 교육 탈피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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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이석문 교육감, '질문이 있는 교실' 운영 방침은?
"소통하는 교실 만들 것"...연합고사 폐지, 누리과정 현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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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오미란 기자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2일 "올해 제주교육의 정책방향은 '2016년은 질문이다'에 방향을 설정하고, '질문이 있는 교실' 운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2016 병신년 새해를 맞아 <헤드라인제주>와의 대담을 통해 올해 제주교육 운영방향과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한 해 제주교육에서 많은 이슈가 있었는데, 성취와 아쉬움이 교차됐다"면서 "그 중에서도 '2015년 제주교육은 교실이다'를 기치로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활동이 충실히 이뤄지는 교실을 만들기에 적극 나서면서 '따뜻한 교육'의 희망이 교실에 감돌고 있고, 도민사회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교육감은 이어 "올해 정책기조는 '2016년 제주교육은 질문이다'라고 세웠다"며 "자기주도 학습은 아이들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무수한 질문과 답이 서로 교차되고 연결될 때 비로소 창의와 상상력, 통찰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말하는 것을 아이들이 그대로 받아적고, 시키는 대로 외우는 것은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라며 "'질문이 있는 교실'은 21세기 쌍방향 소통 시대의 정신을 살려서 스스로 묻고 답을 찾아가는 교육으로, 자유롭게 질문과 답이 교류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어제보다 발전한 나를 발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꿈과 내일의 가능성 등이 피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에 교실 지원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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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오미란 기자
◇ "연합고사 폐지,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를 대비한 정책"

지난 연말 발표돼 적지않은 과제를 남겼던 2019학년도 고입시험(2018년 12월 시행예정)부터 '연합고사'를 전면 폐지하는 고입시험시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를 대비한 정책"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살아간다. 교육감은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그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연합고사 폐지는 제주교육의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대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입 선발고사 폐지가 발표된 뒤 지난 2001~2002년 당시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충분히 공감하고 정책 추진과정에서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예전 고입선발고사를 일시적으로 폐지했던 당시와 지금 대입전형이 바뀌었다. 정시 위주였던 것에서 이젠 수시가 70%를 차지하는 등 대입전형이 다양해졌다"며 "2015 교육과정 개정'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문.이과 구분없이 배우는 '공통과목'이 도입돼, 수능제도 역시 문이과 통합 교육에 맞춰 개편되기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절반 정도를 탈락시키고 꿈과 끼, 건강 등을 소진하는 현재 고입 문화가 있는 한 제주교육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며 "중학교 때는 수시 등 다양한 대입 전형을 대비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건강도 잘 도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육감은 "선발고사 방식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평가와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미래의 가능성 등을 잘 키워 미래의 진학, 진로와 연결해야 한다"며 "오랜시간 운영된 선발고사가 폐지되는 것이니 만큼 부작용도 있을 것이나, 남은 시간 면밀한 검토와 소통 등을 통해 세부 실행 계획을 잘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교육은 현재와 같은 연합체제 아래에서는 미래를 향해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며 "그 해결방법으로 고교체제 개편과 함께 자연스러운 변화로 연합고사 폐지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고교체제 개편논의에서 '연합고사 폐지' 늦게 제시된 이유는?

이 교육감은 "연합고사 폐지가 먼저 수면 위로 올라오면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고교체제 개편과 함께 고입제도가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고입시험 폐지로 인한 기대효과와 관련해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이 정상화되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고, 이후 고교 진학과 대입 진학에서도 좋은 결과들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주지역 30개 고등학교를 선택해 진학하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존감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선택하든지 잘 할 수 있"며 "그러나 지금처럼 탈락시키는 구조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대해서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악순환 구조로 빠져버린다. 차근차근 10년 간 방향성을 잡고 노력한다면 제주지역 30개 고교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방향과 관련해서는, "2019학년도 고입, 그러니까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2018년 12월에 연합고사를 폐지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사이 면밀하게 검토하고 논의하면서 새로운 전형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청 내부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세부 추진 계획안을 마련하여 올해 3월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읍면 고교 활성화위해 '무상교육', '인 아시아 진학' 거점화"

읍.면 지역 고교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읍면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고등학교’로 발전시키겠다"며 "우선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학교지원을 강화한다. 입학금 전액과 수업료 50%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아시아 유명대학과 교류를 확대해 읍면고 학생들이 아시아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며 "읍면학교를 '인 아시아 진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다혼디배움학교' 운영을 확대하면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충실한 학교,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누리과정 예산, 총선 등 맞물려 전국적 뜨거운 논란 분출될 것"

정부와 전국 시.도교육감이 극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제주에서는 지난 도의회 정례회 예산 계수조정에서 전혀 반영하지 않았던 3-5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정규직 인거비를 삭감하는 방법으로 해 2개월분을 증액 편성한 상황이다.

이에대해 이 교육감은 "전국 어느 교육청도 지금 재정 구조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100% 편성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며 "제주도의회 역시 도 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며 현실적으로 누리과정 편성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본다. 그래서 최대한 예산을 쥐어짠 결과가 현재 편성된 2개월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증액편성된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는) 두달 후에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제주야 2개월이라는 시간을 확보했다지만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 중심으로 보육대란이 당장 현실화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누리과정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분출될 것"이라며 "여기에 '총선'이라는 열린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누리과정 문제를 쟁점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을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 교육감은 "이 때에 근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 도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으로 전가시킨 큰 이유가 진보교육감에 대한 압박용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없잖아 있긴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 교육감은 "저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공약사항을 거의 못 했다. 사업을 계속 폐지시키고, 거기서 조금 덧붙이는 형식이었다"며 "진짜 하고 싶은 건 누리과정에 눌려서 못하고 있다. 임기 중에 예산 편성권이 네 번 있는데, 벌써 두 번을 누리과정에 눌려서 거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도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삶이 갈수록 팍팍하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을 것이다.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나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아 힘이 드실 것이다"며 "이럴 때일수록 제주교육이 희망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보다는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있는 교을 잘 실현하면서, 학교 현장에서부터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변함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교육’을 잘 일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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