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주대병원 600년史 이제 예술로, '터와 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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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주대병원 600년史 이제 예술로, '터와 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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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7일까지...'문화허브' 부활 첫 신호탄
'Expanding Space', 손병주 作.<헤드라인제주>

제주 원도심의 중심, 옛 제주대학교병원이 '문화허브'로서의 부활을 알리는 첫 신호탄을 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현승환)이 옛 제주대병원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가칭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조성에 앞서 첫 기획 프로그램으로 29일 '파일럿 프로그램 터와 길' 전시회를 선보인 것.

다음달 27일까지 한 달 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2009년부터 휴면상태 인 옛 제주대병원의 역사적, 장소적 가치를 예술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이 펼쳐진다.

주제는 '과거 속 새로운 공간, 다시 치유와 희망을 이야기하다'. 전시에 참여한 13명의 작가들은 모두 작품을 매개로 제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임흥순 작가는 이미지와 사운드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시해 4.3이라는 역사적 비극 앞에서 무력한 인간의 존재를 다각적으로 표현했으며, 고승욱 작가는 4.3을 통해 희생됐던 '이름 없는 자들'의 죽음을 추도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박정근 작가는 제주 해녀의 삶에 착안해 자연과 욕망, 그리고 전통적 가치의 충돌을 해녀의 물숨이 빚어내는 결을 통해 표현해 냈다.

제주의 자연 자체를 표현한 서인희 작가의 작품은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의 풍경 중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바람 길의 흔적을 목판화에 담았다. 김옥선 작가도 제주 원도심을 배경으로 서 있는 다양한 나무의 초상을 사진으로 담았다.

손몽주는 고무 밴드를 이용,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재생하는 작업을 마쳤다. 공간에 고정되는 다양한 고무 밴드는 스스로 떨리기도 하고, 관람객에 의해 흔들리기도 하며 전시공간의 적극적인 동선과 높은 참여를 유도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고승욱 씨는 "옛 제주대병원은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휴면상태에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기억의 공간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실험"이라며, "제주인의 삶과 기억, 그 생애의 역사를 통해 치유와 재생의 의미를 묻고, 과거의 터에서 미래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총괄기획자인 이도영 씨는 "이번 전시가 도민들 기억 속 켜켜이 쌓여있던 옛 제주대병원의 번영을 일깨울 수 있는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며, "기억의 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는 유휴공간에 전시될 이번 예술작품을 통해 옛 제주대학교병원 건물이 새로운 의미를 담은 치유와 재생의 공간으로 재탄생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무료.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헤드라인제주>

'물숨의 결', 박정근 作.<헤드라인제주>
'말과 돌', 고승욱 作.<헤드라인제주>
'Urban Creatures', 이병찬 作.<헤드라인제주>
'곽지~바람 머물다', 서인희 作.<헤드라인제주>
'훌륭한 자세', 옥정호作.<헤드라인제주>
'자리돔', 조습 作.<헤드라인제주>
'숭시', 임흥순 作.<헤드라인제주>
'바다유리', 재주도좋아 作.<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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