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높은오름 탐방로 설치에 훼손 가속화
오름을 방문하는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탐방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주변지역을 크게 파헤치면서 경관훼손은 물론이고, 비가 내리면 노출된 흙이 빗물에 쓸려가는 등 오름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높은오름은 주말을 이용해 많은 탐방객이 방문했으나 탐방로 설치 과정에서 파헤쳐진 현장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당시 흙을 파헤쳐 매트를 설치한 이후 주변에 식생복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비가내리면 빗물을 타고 흙이 흘러내리면서 2개월이 지는 지금은 마치 탐방로 주변에 배수로를 조성한 듯 깊은 홈이 파여있었다.
또 굳이 계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될 경사에도 나무계단을 설치하면서 1m 깊이로 땅이 파여 주변에 붉은 흙이 드러나 있었다.
이에 대해 제주시민 윤모 씨는 "높은 오름은 굴삭기를 이용해 파헤치지 않고 예전 등산로 위에 매트만 깔아도 충분한데 이렇게까지 공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면서 "주변 흙을 최대한 건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돼야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제주시민 김모 씨는 "공사진행에 앞서 오름 동우회나 탐방객,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며 "특히 식생복원을 한다면서 오름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수선화로 복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문제지적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해당 오름에 대한 현장확인을 거친 후 복원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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