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영혼없는 공무원" 발끈
제주시의 '오수처리' 업무가 올해 초부터 녹색환경과에서 축산과로 이관됐다.
그런데 담당 과장은 이 내용을 알았지만, 국장은 몰랐던 사실이 알려져 제주시의 '보고라인'이 엉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환경도시위원장은 16일 제291회 임시회에서 제주시 청정환경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시는 지난달 9일 행정기구설치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13일자로 오수처리 업무를 녹색환경과에서 축산과로 이관했다.

이와 관련해 김태석 위원장은 "가축분뇨와 관련한 민원 사항을 중점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할 업무는 환경 관련 부서에서 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데 어떻게 가축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축정과에서 관리 감독하도록 한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함천보 제주시 녹색환경과장은 "업무의 이원성이 있기 때문에 업무를 분리하는 것보다는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차준호 청정환경국장은 "조직 자체에서 남에게 (업무를)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저의 업무가 다른데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최종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면 순응해야 한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발끈했다. 그는 "최종 정책 결정 과정에서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소관 부서장의 의견도 듣지 않고 간 것이냐"며 "원칙도 무시하고 조직을 개편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니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이같은 개편안에 대해 왜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차준호 국장은 "의견 제출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함천보 과장은 "지난해 12월 개편안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았지만, (국장에게) 보고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무과가 지난해 12월 오수처리 업무를 이관하는 내용을 녹색환경과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했으나, 과장 선에서 이를 매듭지었다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조직개편안 내용을 과장은 알고, 국장은 모를 수가 있느냐"면서 "부서장 산하에 있는 조직이 다른 조직으로 가는데 이를 보고하지 않다니, 제주시 행정체계에는 보고라인도 없는 것이냐"고 목소리 높였다.
결국 함천보 과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차준호 국장은 "일단 올해 업무가 이관된 만큼 운영 상태를 세밀히 검토해 보고, 효과를 분석해 문제가 있으면 환원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