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파내고 돌 쌓기..."이게 친환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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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파내고 돌 쌓기..."이게 친환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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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모래유실 방지 해안변 정비, 환경 훼손 논란
멀쩡한 언덕 파헤쳐...道 "콘크리트 쌓을 수 없지 않느냐"

어느덧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된 올레길. 이 올레의 출발점인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 앞바다에 석축을 쌓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있다.

속칭 '광치기 해변'으로 불리며 고성과 신양을 잇는 앞바다는 최근 수 많은 올레꾼들이 찾아오고 있다. 정식 올레코스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빼어난 풍광에 매료된 관광객들이 자연스레 몰린 것.

그러다보니 해안변의 모래가 조금씩 유실됐고, 제주특별자치도는 모래의 유실을 막기위해 석축을 쌓는 대공사에 돌입케 됐다.

축석 쌓는 공사가 한창인 성산읍 해안변. <헤드라인제주>
축석 쌓는 공사가 한창인 성산읍 해안변. < 김환철 사진기자 ⓒ헤드라인제주>

제주도는 현재 사업비 12억원을 투입해 '고성-신양 연안정비사업'을 추진, 해안가의 모래유실을 막기 위해 석축을 쌓고있다.

이와함께 서귀포시도 1억2000만원을 들여 '성산리 수마포구 주변 연안정비사업'을 발주해 자연석을 해안변에 쌓는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은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밀어부치기 식' 공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래언덕을 모두 허물고 주변 환경을 고려치 않은 축담을 쌓는다는 것이다.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을 보면 해안가를 따라 형성됐던 언덕이 파헤쳐졌음을 볼 수 있다.

제주도는 쌓고있는 석축이 자연환경을 고려한 '자연석'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인위적인 모습을 띌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석축 위에는 관광객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산책로까지 만들겠다는 방침이라 자연 그대로의 원형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때마침 이 곳을 찾았던 한 관광객은 "공사를 하더라도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환경을 생각치 않은 점은 4대강 사업과 비슷하다"며 "어떤 공사라도 자연 그대로 두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축석 쌓는 공사가 한창인 성산읍 해안변. < 김환철 사진기자 ⓒ헤드라인제주>
축석 쌓는 공사가 한창인 성산읍 해안변. < 김환철 사진기자 ⓒ헤드라인제주>
축석 쌓는 공사가 한창인 성산읍 해안변. < 김환철 사진기자 ⓒ헤드라인제주>

지역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 주민은 "모래가 얼마나 유실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석축을 쌓는다고 모래유실이 안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조간대가 파괴돼 모래유실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자연석을 쌓는 공사는 최대한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그는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모래가 유실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콘크리트를 쌓을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다른 지방의 경우도 모래가 유실되는 해안은 석축을 쌓고있다"고 말했다.

조간대가 파괴돼 모래 유실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이미 파괴된 조간대에 진행되는 공사"라며 "공사로 인해 조간대가 파괴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주장과는 다르게 무조건 석축을 쌓는 공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길을 내는 것이 좋지 않았겠느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올레꾼들과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강행해야 할 만큼 시급한 공사였냐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환철,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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