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이뤄진 모녀상봉에 눈물이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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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이뤄진 모녀상봉에 눈물이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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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찾아달라" 민원인에 도움의 손길 강동진-양성한 경사
단서는 딸의 이름 뿐...수소문 끝에 전화연결 성공

지난 1일 오후 2시 한 할머니가 제주서부경찰서의 노형지구대를 방문했다.

조심스럽게 노형지구대의 문을 두드린 사람은 제주시에 거주하는 K씨(65, 여). 그는 경찰관들에게 15년전에 헤어진 딸을 찾아달라고 했다.

15년전 IMF당시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인해 경기도 수원시에서 제주로 이사올 당시 집안갈등으로 인해 딸과 헤어지게 된 K씨는 현재 거동이 불편하고 가정형편도 어려워 도저히 자신의 힘만으로는 딸을 찾기가 어렵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눈물을 흘리는 K씨의 부탁에 선뜻 나선 이는 노형지구대 소속 강동진 경사와 양성한 경사. 그러나 그들의 조사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K씨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딸 J씨(43, 여)의 이름 뿐. 경찰 전산망을 이용해 조사해 보니 같은 이름을 가진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수없이 검색됐다.

결국 강 경사와 양 경사는 K씨와 함께 노형동사무소를 방문했다. K씨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딸의 이름과 정확한 생년월일을 확인한 후 다시 전산조회를 실시한 결과 J씨의 이름으로 등록된 차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차적조회를 통해서도 J씨의 전화번호는 확인할 수 없었고, 결국 차량이 등록된 경기도 수원시 매산동사무소에 연락해 J씨의 행방을 수소문할 수 밖에 없었다.

매산동사무소를 통해 J씨가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나 전화번호를 말해달라는 요구에 개인정보를 노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매산동사무소. 그러나 K씨의 사정을 전해듣고 직접 J씨에게 연락을 해주기로 했다.

양 경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어찌어찌 J씨가 수원시에 살고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지만 전화번호 입수는 불가능했다"면서 "K씨의 이야기를 들은 매산동사무소 직원이 대신 J씨에게 전화해주기로 했으나 나중에 J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J씨가 현재 거주하는 지역까지 확인했지만 더이상의 정보입수가 불가능했고, 마지막 희망이었던 매산동사무소 직원의 전화는 무산으로 끝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조사. 강 경사와 양 경사는 이제 어떻게 조사를 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마침 노형지구대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K씨의 딸인 J씨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J씨는 지인을 통해 매산동사무소와 노형지구대에서 자신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겨우 연결된 딸과 전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K씨는 15년만에 듣는 딸의 목소리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J씨는 지난 4월까지 수원시에 살고 있었으나 현재 말레이시아로 이민을 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 이민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지 않아 수원시에 주소지가 남아있어 이번에 전화가 연결된 것이다.

약 15분간의 전화를 마친 K씨는 자신을 도와준 강 경사와 양 경사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양 경사는 "솔직히 이름만 가지고 딸을 찾아달라는 요구에 난감한 점도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15년만에 딸과 전화통화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는 K씨의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하기도 했다"고 당시 심경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절박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얼굴을 볼 때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럴때야 말로 경찰이 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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