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사고 어머니와 아들, 그들에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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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사고 어머니와 아들, 그들에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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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노형 다가구주택 폭발사고,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
폭발사고는 '고의성'?...새벽녘 '개 짖는 소리'는 무엇일까

잊혀질만 하면 터져나와 깜짝 놀라게 하는 가스폭발사고.

27일 오전 6시56분께 제주시 노형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3층 건물 중 2층의 한 가정집.

이 사고로 이 집에 살고 있던 문모씨(65.여)와 김모씨(37)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길을 지나던 행인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숨진 2명은 모자(母子) 지간으로 밝혀졌다.

건물 내부는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다. 외벽도 상당부분 파손됐다. 다가구주택 인근 상가 등도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사고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강기봉 제주소방서장. <헤드라인제주>
가스폭발 사고현장 건물. <헤드라인제주>
노형동 가스 폭발 사고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노형동 가스 폭발 사고현장. <헤드라인제주>
노형동 가스 폭발 사고현장 주변. <헤드라인제주>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한 노형동 소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부탄가스통. <헤드라인제주>
가스폭발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시너통. <헤드라인제주>

#부주의 사고인가, 고의성 사고인가?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일까.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의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부주의에 의한 가스폭발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주민들도 폭발이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에 걸쳐 연속적으로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 강모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아마 오전 6시50분쯤 됐는데, 갑자기 '쾅'하는 큰 폭발음이 들렸고 곧이어 한번 더 큰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깜짝 놀라서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에서 연기와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고, 건물 외벽에 파편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큰 폭발음이 2번 연속해서 들린다음, 파편들이 떨어지는 순간에 작은 폭발음이 3번정도 연속해서 들렸다"고 말했다.

가스시설의 한 부분이 폭발했다기 보다는 여러 군데서 폭발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업장에서의 폭발사고라면 이러한 연쇄폭발이 가능하겠지만, 가정집에서의 연쇄폭발은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많다.

소방당국은 "아직은 사고원인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경찰은 '고의성'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성 요소들이 대거 발견됐다.

10kg들이 난방기구용 부탄가스통 1개와 10kg들이 헬륨가스통 2개, 20ℓ들이 신나 통 7개 등이 발견됐다.

부탄가스통의 경우 가스폭발을 막는 안전변이 터진 상태로 발견됐고, 헬륨가스통의 경우 안방과 거실에서 각각 1개씩 발견됐는데, 1개는 완전히 폭발한 상태에서, 또 하나는 일부가 폭발한 상태에서 발견됐다.

신나통의 경우 거실에 3개, 안방에 2개, 작은방에 2개씩 각각 발견됐는데 특이한 점은 신나통의 뚜껑이 모두 열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물질들이 집안에 잔뜩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뭔가 계획된 가운데 고의성이 있었지 않느냐 하는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다만, 어느 물질이 먼저 폭발해 연쇄적 폭발을 촉발시켰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를 정밀감식 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팀이 제주에 내려왔다.

현장에서 정밀감식을 벌였던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고,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는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봤을 때 고의에 의한 폭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난로가 없는 곳에서 난방용 부탄가스통이 발견된 점, 현장에서 발견된 신나통들의 뚜껑이 모두 열려있었던 점 등을 볼 때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아들, 27일 새벽에 무슨 일 있었나

그럼, 숨진 문씨와 김씨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모자지간인 이 둘은 서울에 거주하다 10여년 전 제주에 내려왔고, 지난해 초 사고가 난 집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 왜 내려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씨는 제주에서 보험회사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들 김씨는 일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당일 새벽 문씨의 집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크게 들렸고, 또 심하게 개를 때리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집에서는 소리가 심하게 들리자 무서워서 문을 잠그고 다시 잠을 청했다는 말까지 들린다.

폭발사고 후 어머니 문씨는 방안에서 누워있는 상태로, 아들 김씨는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숨져 있었다. 짖는 소리가 심했던 개는 불에 타 죽은채 발견됐다. 

사고가 나기 직전 뭔가 일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이 둘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8일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사망원인이 폭발사고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서는 폭발의 원인 및 구체적인 폭발경로를 규명키로 했다.

27일 새벽, 이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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