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남탓만 하고 있을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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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남탓만 하고 있을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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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진의 미디어칼럼] 양윤모, 우근민, 그리고 해군기지
"웃자고 하는 일엔 죽자고 덤벼들면서, 왜 해군기지는?"

한 달 만에 키보드 앞에 앉았다. 그런데 다시 세계 7대자연경관 도전 이야기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8등 하면 제주도가 망하는 것도 아닌데 7대 경관으로 온 섬이 아직도 난리다. 정확히는 공무원들이 난리다. 투표율이 다소 주춤거리자 우근민 도정의 7대 경관 타령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는 모양이다. 김태환 도정 시절 뉴제주운동은 한 때 공무원 혁신이다 뭐다 하며 의미라도 부여했지만 7대 경관은 머리 쓸 필요도 없는 무한 반복이다.

머리를 제대로 써야할 발전연구원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신뢰성 상실 논란으로 번지면서 ‘싱크탱크기관’이라는 발전연구원의 관변 이력서 한 줄만 늘었다.

도지사 새로 뽑자는 것도 아닌데 7000여명의 공무원 투표수만 400만 표가 넘었다고 한다. 공무원 개개인 누가 누가 투표했는지 집계를 하는 도청도 놀랍다. ‘되면 좋고 안 되면 허허’ 하면 그만인 수준인데 그야말로 ‘사즉생’의 각오다.

혈세 낭비 감시해야할 감사위원회까지 민간인이 회의가면 전화 먼저 하자고 난리라는 전언이다. 전화세 5억원도 모자라 7000여명 공무원들의 소위 전화 ‘컬러링’ 9700만원도 도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판이다. ‘웃자고 즐기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드는 꼴이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공언했던 수익금의 50% 자연유산에 투자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다. 28곳의 후보지 중 하나인 ‘몰디브’ 정부에서는 재단측이 과도한 액수를 요구해와 정부차원에서는 자진 철회했다는 몰디브 현지 언론의 보도가 전해지고 있다.

이제 7대 경관 운동은 페이스북(facebook)의 '세계7대자연경관'처럼 했으면 좋겠다.

제주의 관광지에다 최근엔 나도 몰랐던 다양한 제주의 전통문화까지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하루 하루 새롭게 전해준다. 이런데 예산을 더 투자해서 영문판도 만들고 중국어판도 만들어 세계인에게 제대로 다가 설 수 있다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물론 전화비도 들지 않는다.

#옥중 단식 양윤모

먼저 난 양윤모 선생을 잘 모른다. 솔직하게 나는 알지만 그 분은 나를 모른다. 당연하다. 고작 강정에서, 어느 집회에서 어정쩡하게 인사 몇 번 나눈 게 전부다. 마땅한 호칭도 없다.

야5당 진상조사단이 제주도청을 방문했던 지난 12일, 우근민 지사는 옥중 단식 농성중인 양윤모 영화평론가에 대해 “힘이 약하다 보면 자신이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도지사로부터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한다는 평가를 받은 양윤모 선생, 단식 50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그의 생각은 어떨까?

누군가 면회 다녀와서 까페를 통해 알린 그의 생각을 전해 읽을 수 있었다.

“단식 50일째가 넘으면 링거도 안 맞을 겁니다. 지금 저들이 영양제를 넣으려고 하는 것을 제가 못 넣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 있는 의료진이 비상이 걸려있어요. 계속 나를 설득하고 밥먹기를 원하는데요. 나는 결코 수긍하지 않을 겁니다. 우근민 도지사가 제주 해군기지를 철회 할 때까지! 강정마을의 평화를 보장할 때까지! 결코 수긍하지 않을 겁니다. 이것은 진실과 정의와 지혜를 향하는 내 마음이 여전히 한 치도 변함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죽으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죽으면 거름이 되어서 새로운 싹을 틔우는데 거름이 되면 되었지 누가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최후통첩을 다짐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대해서 유서를 미리 써두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근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http://vimeo.com/24007992)에서도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과 제주도가 자본만이 삶의 가치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은 하의 큰 통제논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상에서 구럼비 바위를 껴 앉으며 “강정바다의 바위는 제주에서도 보기 어려운 부드러운 바위, 너럭바위다. 이 바위가 상처를 입으면 내 마음이 상처입고, 부서지면 내가 죽는다”고 웃음을 지어보이는 양윤모 선생.

고향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지키려는 소망 하나로 3년이 넘도록 구럼비 바닷가에 비닐천막 치고, 지혜로 웃고 깨달음으로 울며 오직 강정마을을 지키려고 했던 마음 그대로다. 그를 지킬 수 있는 길을 없을까?

#등 돌린 우근민 이제라도 주민 편에서 결단해야

이제 해군기지 문제는 우근민 도지사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도지사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도 있겠다. 영리병원도 마찬가지지만 전임 김태환 도지사가 저질러 논 상황을 뒷처리나 해야되는 신세가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입장과 강정주민 입장에서 김태환 도지사는 이미 역사의 ‘대역죄인’이 되고 말았다.

우근민 지사가 위촉장을 준 사회협약위원회도 공사중단 요청과 함께 책임을 전직에게 묻지 말고 현직에게 물어봤어야 했다. 마르고 닳도록 노래해 온 우근민 도지사의 해군기지 ‘윈-윈 ’ 전략은 어느 서랍에 숨겨두었는지 따져야 한다.

해군기지 문제는 우근민 지사가 전임 도지사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 해군기지를 대하는 태도는 점점 김태환 도정을 따라잡기 일보 직전이다.

우근민 도지사의 “주민 편에 서겠다”던 날 선 각오는 사라진지 오래다.

고작 야5당 진상조사단이 제안한 공사중단 요청을 대신 도지사 명의로 공문 한 장 달랑 보내놓고 면피하는 수준이다.

명색이 도지사가 보낸 공문인데 국방부가 공사 중단 요청을 거부해 체면치레도 못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지역발전계획 조례를 제출하는 등 강정의 갈등상황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명색이 특별자치도 도지사인데 해군기지 한다고 정부에서 돈 몇 푼 더 얹혀 준다고 희희낙락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근민 지사는 최근 성산읍 주민과의 대화에서 성산읍 해녀들이 사용하는 잠수탈의장 부지가 현재 지식경제부 소속으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소연하자 "중앙과 부딪히더라도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해군기지 문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담판을 펼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말 뿐이다. 400만통의 전화세 낭비할 여력의 1000분의 1이라도 강정문제에 천착하고 관심과 정성과 애정을 가졌으면 해군기지 문제가 이렇게 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김태환 도정 탓하고만 있을 것인가?

강호진 사단법인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연구지원실장. <헤드라인제주>
일제시대 내내 독립운동을 하다 마지막에 친일파로 돌아선 사람과 친일활동을 하다 반성해 항일운동에 나선 사람 중에 누가 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인지는 뻔하다.

도지사만 되면 강정주민을 물론 제주도민들에게 해군기지 문제는 합리적으로 해결될 것처럼 환상을 심어줬던 우근민 지사. 해군 대변인이 아니라면 해군기지 해결해 줄 줄 알았던 강정주민과 유권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

이제라도 우근민 지사는 정부 탓, 해군 탓 그만하고 도민을 위해 나서야 한다.

그것이 군사기지 해결의 가능성을 믿고 우근민 후보에 투표해준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다. 동시에 유권자인 양윤모 선생의 단식을 멈추게 하는 일이다.<헤드라인제주>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연구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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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배 두번째 애인 2011-05-24 20:39:35 | 119.***.***.72
언제까지 전임 도정책임만 물을 것인가? 그건 소인배나 하는 일, 강정주민과 유권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라.뽑아만주면 다 해줄것처럼 꼬셔놓고 되고나니까 입 싹쓸어버렸네!!!


덕배 애인 2011-05-24 11:07:42 | 211.***.***.89
크..... 정말 시원하게 잘 쓰셨네요....!

허나, 우 지사에겐 '소 귀에 경 읽기'겠죠? .... -_-;; 에효....

윈윈전략 2011-05-24 11:05:12 | 112.***.***.76
역시 강호진의 글은 힘이 있다.
우지사의 선거전 발언에 넘어간 사람이 한둘이겠냐만은
대표적인 사람중에 양윤모씨도 포함된다.
선거전에는 다해줄것 같지만
아마 우지사는 김지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것이다.
김지사때는 해군기지 관련 구속되는 사람은 없었다.

우지사가 더욱 튼 저항에 부딛히게된 이유는
어설픈 윈윈전략이라는 것 때문이다.
도대체 그 윈윈전략의 실체가 뭘까
뭐길래 너도 속고 나도 속고 온 도민이 속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