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해수 개발사업, 1년만에 도의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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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해수 개발사업, 1년만에 도의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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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자위, 용암해수 부지 공유재산계획 변경안 의결
18만㎡ 부지 현물출자...산업단지 조성 본격 착수

속보=바닷물이 현무암층에 의해 여과돼 육지 지하로 흘러든 물을 일컫는 용암해수를 산업화하는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25일 제주자치도가 제출한 제주용암해수 산업화 단지조성 부지 현물출자를 주 내용으로 한 '2011년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심의해 '부대조건' 이행을 전제로 해 원안대로 가결처리했다.

지난해 초 심사보류된 후 1년여만에 통과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용암해수산업화단지 부지 현물출자를 주 내용으로 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심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도의회가 부대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은 크게 3가지.

우선 용암해수사업의 경제성 분석에 있어 1, 2차 용역보고서의 차이를 좀 더 명확히 설명하고 2차 보고서 상의 예상 매출액 및 순이익에 대한 근거자료 등을 더 명확히 해 도의회에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제주자치도가 제주개발공사로 현물을 출자하는 방식과 토지를 매각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느 방법이 더 전체적인 이익에 부합하는지 그 타당성에 대해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이와함께 염지하수의 공수화 개념을 명확히하고 원수대금의 적정가를 산출하도록 했다.

이번 공유재산관리 변경계획에서 제주도가 현물출자 하는 부지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2972-1번지 일원 22필지 17만9868㎡.

사업 시행주체인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번 도의회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처리되면 우선 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시행하고 기업 유치는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계획에만 머물렀던 용암해수사업이 본격적인 추진되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해 용암해수사업 타당성 및 경제성 분석 연구용역 결과 7개 업종 기업 유치 시 2021년 1250억원의 매출액이 예상됐다"며 "제주도의 현물출자가 이뤄지면 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시행해 기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2의 삼다수'라 불리는 이 용암해수는 제주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지하 70m 이상의 깊이에 대량으로 매장돼 있으며, 바나듐, 셀레늄, 게르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들어간 기능성 물이다.

해양심층수가 말 그대로 깊은 바닷속 물을 끌어온다면 용암해수는 1차 여과를 거쳐 해저 지하로 유입된 바닷물이라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계획하고 있는 이 사업은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가 146억7000만원을 공동으로 출자해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19만5000㎡ 부지에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사업이 시작되면 10년 이내에 3000억원 규모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일반적 담수 먹는물로 '삼다수', 프리미엄급의 해수 먹는물로 '용암해수'를 출시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용암해수의 경우 해양심층수에 비해 취수비용이 매우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해양심층수는 보통 50-100억원이 소요되지만, 용암해수는 1-2억원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이 낮아 시장진입이 용이한 것이 용암해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매장량이 많아 고갈위험이 없고 담수에 영향이 없어 지속적 이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해양심층수와는 차별화된 전략 구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하수 공수화개념 틀에서 용암해수 개발해야"...경제적 타당성은 논란

이날 심의에서 의원들은 대부분 경제적 타당성 문제와 용암해수의 체계적 관리문제에 집중해 질의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은 "용암해수나 지하수나 모두 제주도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자원"이라며 "따라서 용암해수 역시 공수화 차원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개발공사가 매입해서 사업하고, 민간 자본들을 모아서 용암해수 개발사업 한다는 계획인데, 기업체로부터 용암해수를 개발할 때 원수대금 등을 받지 않고 마냥 개발하도록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강경식 의원. <헤드라인제주>
한영섭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은 "마음대로 개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원수대금은 법 규정에 따라 받는 것인데, 용암해수 개발과정에서 공수화 원칙에 입각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용암해수 사업은 육지부나 외국에 있어서도 어려운 사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제주에서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천우 제주특별자치도 수출진흥본부장은 "산업화단지는 먹는 물도 포함되지만 코스메틱, 화장품 식품사업을 키워서 먹는 물은 손익이 적지만 이익을 낼 수 있다"며 "사업을 다양화하는 방안으로 해 수익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장동훈 의원. <헤드라인제주>
장동훈 의원(한나라당)은 용역보고서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는 "용역보고서에서 수익추산의 내용이 10배나 차이가 나고, 상당히 잘못됐다"면서 "수익의 흐름이 갑자기 올라갔다가 적게 잡았다가 하는데, 이런 용역결과는 신뢰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용역기관에 분명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용역보고서를 아무리 봐도 288억원이 투자된다면 언제쯤 수지가 나올지 등에 대해 정확히 답변을 못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자신이 없어서야 어떻게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또 "다른 물시장 업체가 진출했을 때 대비책이 약하다"며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땅이 임대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는 어떻게 하나? 분양이 과연 제대로 되겠나"라고 물었다.

강 의원은 "앞으로 물부족 국가가 되면 용암해수가 소중한 자원이 되고 가치 있는 것은 알지만, 지금 시점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10-20년 후에 중요자원이 되면 그 때 개발하면 수익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무리한 개발로 적자를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규헌 의원(민주당)은 "이 사업은 8대 의회 때 보류한 것인데,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수로서의 관리문제를 고민할 필요성도 제기됐다"며 "용암해수 경제성 분석 등의 문제가 제대로 보완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차우진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장은 "당시 먹는물 위주로 사업계획이 우선 제기됐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며 "그 이후에 사업을 여러가지로 다각화 하면서 새로운 수익성과 사업성이 부각됐다"고 답했다.

윤춘광 의원. <헤드라인제주>
현정화 의원. <헤드라인제주>
박규헌 의원. <헤드라인제주>
윤춘광 의원(민주당)은 "용암해수를 생수로 만들고 맥주도 만들고 제주 특화산업으로 해 나갈 계획인데, 지하수와 마찬가지로 용암해수도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천우 본부장은 "전체 면적이 19만5천㎡인데 실제 분양할 것은 산업단지 8만3천㎡와 지원시설 4

박원철 의원. <헤드라인제주>
만㎡ 해서 12만6천㎡ 정도를 분양해야 한다"며 "현재 지식경제부의 코스메틱사업이 예정돼 있고, 개인 사업자 중에는 산업시설 용지 8만 3천㎡ 가운데 먹는물이 3만㎡가 차지해, 산업시설용지 분양에 대한 리스크는 작다"고 답했다.

박원철 의원(민주당)은 "염지하수, 용암해수를 이용한 사업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여진다"며 "사업은 했으면 좋겠으나, 한국공항의 지하수증산 논란과 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 후, "지하수 공수개념 차원에서 관리방안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정화 의원(한나라당)은 "수익성 분석 등에 대한 결과물들이 정확하게 나온 다음에 추진해야 하지 않나"라며 염려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심사 막바지 현물출자와 매각하는 방안 두가지 중 어느 것이 좋은가에 대한 사전 검토가 없는 상황에서 현물출자 방안을 제시한 것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결국 행자위는 1시간에 걸치 정회 끝에 오후 3시45분쯤 부대조건을 내걸어 이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한편 용암해수 산업화 사업은 2012년까지 총사업비 147억4200만원을 투자해 도로, 상하수도,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 구축과 함께 용암해수를 이용해 기능성 생수, 소금, 식료품, 향장품, 제주맥주 등의 사업을 유치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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