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찌르는 송곳질문 없고, 답변은 '두루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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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찌르는 송곳질문 없고, 답변은 '두루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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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기대했던 도의회 도정질문, 왜 평가가 밋밋할까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가 있었던 것일까, 답답함만 더 키운 것일까.

처음으로 '일문일답' 질의응답 방식이 도입되면서 많은 기대를 갖게 했던 제281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이 21일 모두 마무리됐다.

이틀간 질문에 나선 의원은 서면질문 의원을 포함해 20명.

질문한 가지수만을 놓고보더라도 100가지가 훨씬 넘는다. 질문은 대부분은 논란을 빚고 있는 현안 사업, 혹은 의혹을 사고 있는 문제에 집중됐다. 사회복지 등 부문별 발전적 차원의 질문도 더러 있었다.

이번 도정질문에서는 무엇보다 도민사회에 많은 궁금증을 갖게 했던 문제들, 특히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문제나 롯데관광단지와 제주판타스틱 아트시티 등의 특혜논란 등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결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의원들 입장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고, '방어적' 입장인 제주도당국 차원에서는 '선방'을 했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도민사회의 궁금증은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했다.

질문은 많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심층성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답변은 대부분 총론적 차원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지하수 증산문제 논의만 보더라도 그렇다.

질문의 초점은 한국공항에게 월 3000톤에서 9000톤으로 3배 증산을 심의해 준 이유는 무엇인지, 지사의 견해는 무엇인지에 맞춰졌다.

이에 대한 우 지사의 대답은 공수화의 틀에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한국공항에 취수량을 증산해준다고 해서 민영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논리비약이라는 것이다.

현행 제주특별법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공수화개념이 무너지지 않으며, 항국공항에서는 이미 허가가 나 있는 회사인데, 행정적으로 요구한 사항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토해서 문제가 없다고 해서 도의회 동의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답변은 큰 틀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지하수 증산을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면 과연 앞으로 어느정도 수준까지 허가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추가질문이 있을 법도 했으나 여기까지는 미치지 않았다.

예비사업제안서가 제출된지 불과 한달만에 국공유지를 임대해 주겠다는 내용의 MOU가 체결돼 특혜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판타스틱 아트시티 조성사업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틀에 걸쳐 여러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지적했다. 21일에는 MOU를 체결하기 전 민자유치위원회 회의록까지 들춰내며 보다 구체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에대한 대답 또한 총론적 차원에서만 이뤄졌다. 국공유지를 임대해주더라도 탈이 생기지 않도록 조건을 걸어놨으니 안심해도 된다는 답이었다.

조성사업의 내용에 포함된 드라마세트장 등의 컨셉이 제주관광에 있어 바람직하고, 임대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개발사업이 추진되지, '알아서 민간토지를 확보해 사업을 하라'고 한다면 잘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외 다른 현안의 질문과 답변에 있어서도 '깊이'는 모자랐다는 평이다. '일문일답' 방식의 질문에서도 시간에 쫓겨 준비된 질문조차 소화하지 못하거나, 부실한 답변을 즉석에서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틀간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면서도 왜 이런 아쉬운 결과를 낳게 했을까.

의원 내부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질문에 있어서는 깊이 치고 들어가야 하는데 두루뭉술한 답변이나 임기응변식 답변에도 허를 찌르는 송곳질문이 나오지 않아 깊이 파고들어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질문의 '테크닉'이 부족했다는 평이다.

답변에 있어서는 구체성이 없고 질문요지를 사전에 받아보고 준비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에서 머무른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어쨌든 이번 도정질문에서는 새롭게 확인된 문제는 적고, 주요 현안의 논란과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번 도정질문에서 제시된 내용을 각 부서별로 정리해 다음주 중 후속 이행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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