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질문-미온적 대답..."교육행정질문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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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질문-미온적 대답..."교육행정질문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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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싱겁게 마무리된 올해 첫 교육행정질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81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이 한창이던 19일 오후 3시께 도의회 본회의장은 썰렁했다. 그 시각 자리를 지킨 도의원은 20명 남짓.

정해진 대본을 읽는 도의원의 목소리와, 역시 짜여진 답변을 읽는 교육청 고위 공직자들의 목소리만이 본회의장을 채웠다.

올해 첫 교육행정질문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도의원들의 날선 질문이나 집요한 추궁도, 교육청의 적극적인 의지 표현이나 돌출 발언도 없었다.

최근 제주 교육계에서 논란이 된 모 고등학교 여학생의 여교사 폭행에 대해 양성언 교육감이 유감을 표명한 것이 그나마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교육행정질문에서 다뤄진 질문만 34건에 달했지만, 제주의 교육현안과 관련된 질문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이미 알려진 사실을 되짚는 수준의 질문으로, 제주도교육청이 제대로 추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전국적인 사안으로, 굳이 교육행정질문에서 다루지 않아도 될 법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8명의 도의원이 교육행정질문에 나섰으나, 교육감과 마주 서서 질의응답을 주고 받은 의원은 5명뿐. 당초 2명이었던 서면질문 의원은 교육행정질문 막바지에 이르러 1명이 추가됐다.

서면질문을 선택한 도의원 3명에 대한 답변은 '서면'으로 해당 의원에게 직접 전달되기로 해, 그 답변 내용마저도 알 방법이 없었다.

이번에 최초로 도입된 일문일답 방식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실망도 컸다. 치열한 정책 공방을 예상했던 모습과 달리, 정해진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신선한 질문이 아니라 늘 회자되던 식상한 질문이 주를 이뤘고, 양 교육감의 대답도 "노력하겠다", "검토하겠다"는 식에 그쳤다.

제주도교육청을 견제하고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 도의원들에게 실망 섞인 푸념이 향하고 있다.

일부 지적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밝히지 않은 교육청 당국의 모습에서, 교육행정질문이 본래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진정 제주도민을 위한 정책은 탁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도의원과 교육감이 하나의 정책을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고 담금질할 때 비로소 모두의 공감을 얻는 정책이 탄생할 수 있다.

하반기로 예정된 교육행정질문에서는 보다 나은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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