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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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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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문상 공무원노조 서귀포시지부장
'나는 가수다' 공방과 제주 공직사회

강문상 전국공무원노조 서귀포시지부장. <헤드라인제주>
모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첫 방영결과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여지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매 주마다 기라성 같은 7명의 가수를 불러놓고 자신의 곡이 아닌, 새로운 곡을 편곡해 부르도록 미션을 부여하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500명으로 구성된 일반평가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하위 득표자 1명을 탈락시키고, 그 자리는 새로운 가수로 채워가는 방식이다.

7명의 가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가수로 채워졌다. 그러나 실력은 실력일 뿐, 누군가 한 명은 예외 없이 탈락되어야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원칙이다.

드디어 평가단의 발표가 있었다. 탈락자 발표를 맡은 PD 역시, 독특한 음색과 창법으로 대한민국 가요계를 평정한 김건모씨라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 스크린에 그대로 배어나오기도 했다.

같이 출연한 동료나 후배가수들조차 자신의 탈락모면을 안도하기에 앞서 의아심을 토해냈고, 급기야 눈물바다로 범벅이 되어가면서 재결정요구와 녹화거부사태로 이어졌다. 이에 PD는 이번에 한해 예외적인 재결정을 전격 수락했고, 탈락자의 빈 자리를 대신 서게 될 또 다른 가수는 출연조차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를 용서하지 않았다. 아무리 인기를 머금고 살아가는 연예인이며, 최고의 가창력을 인정받았다지만, 한 번의 예외는 두 번, 세 번의 예외로 이어지므로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 끝내 해당방송사는 PD를 사퇴시켰고, 해당 가수는 자진 하차를 선언하기에 이르면서 가까스로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우리 사회에는 지켜야할 법칙과 원칙이 있으며, 모든 스포츠와 게임에도 룰(rule)이 있다. 바로 이러한 원칙이 무너지면 사회와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누구보다도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 공직자들, 국민봉사의 원칙, 청렴의 원칙, 공평의 원칙을 오늘도 잘 지켜왔는지, 자신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 무원칙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공직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새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강문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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