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위한 화장유언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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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위한 화장유언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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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희신 표선면 주민생활지원담당

고희신 표선면 주민생활지원담당. <헤드라인제주>
청명이 다가옴에 따라 선대 조상들의 묘를 정리하기 위한 개장신고 등이 잇따르고 있다. 장묘관련 민원상담을 하다보면 친족들의반대에도 불구하고 벌초 등 향후 묘지관리의 어려운 문제로 화장납골로 묘지를 정리하여 후손들의 부담을 덜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나라 장묘문화는 시대변화의 바람을 타고 달라져 왔다.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는 불교의 영향으로 화장문화가 성행하다가, 조선시대부터 신체발부는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요, 불감훼상이 효지시야(不敢毁傷 孝之始也)라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신체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 생각하여 매장문화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매장문화는 다시 변화 추세를 겪으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화장률이 빠르게 증가하여 화장문화가 매장문화를 추월하고 있고, 화장이후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장이 현대사회에 떠오르는 문화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가족의 자율영역이 점차 국가.사회적 관여와 책임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국토잠식을 막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화장 장려운동 전개 및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핵가족화로 묘지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화장률이 급증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방법이 달라진 현실에서 변화하는 장사문화 의식전환으로 조상을 섬기는 미풍양속은 계승하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좋은 삶의 터전을 물려줄 수 있는 선진 장사문화를 남겨야 할 때이다.


우리 제주에도 2010년 6월에 완공된 최첨단 자연장 시설인 어승생 한울누리공원의 조성으로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장사문화 정착에 이바지 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후에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하는 것으로 매장문화를 선호하는 우리 장묘문화의 정서도 이어갈 수 있는 장사방법이다.

누구나 자연에서 생겨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세계7대 경관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 시점에 선진 장사문화 의식전환을 통하여 선조들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이 후손들에게 이어질 수 있게 화장 및 자연장 유언을 남겨야 할 때이다.

<고희신 표선면 주민생활지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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