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편가르기 타파한 '능력인사'...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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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편가르기 타파한 '능력인사'...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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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장 수여식, "누굴 임명해도 '어느쪽 사람', 일중심 인사했다"
"한 사람에 인사청탁 5건...고위공무원 자기관리 똑바로 해라"

민선6기 제주도정이 첫 정기인사를 마치고 간부급 공무원 진용을 전면 교체한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는 13일 지난 정기인사는 '줄세우기', '편가르기' 인사를 타파하기 위해 능력 위주의 인사를 했다고 소회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5급 이상 공무원 임용장 수여식'에서 각 행정시를 포함해 제주도내 공직자 약 14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대규모 정기인사에 대한 원칙과 이에 따른 고충을 피력했다.

원 지사는 "바깥에서는 다른 이슈들 때문에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지만, 인사로 인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름대로는 원칙을 세웠는데 100% 충분치 못했다. 하나를 추구하다보면 다른 것에서 부딪혔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건이 참 어려웠다. 누구를 택해도 '어느쪽 사람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자기가 뜻하는게 이뤄진 사람은 인정을 받았구나 하지만, 조금이라도 미흡한 사람은 섭섭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누구도 섭섭하게 할 마음이 없도록 하려다보니 자리는 한정돼 있고, 특히 이번에는 승진 자리가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며 "우선 일 중심, 능력 우선으로 인사를 했고, 공직생활 묵묵히 해왔는데 시절의 흐름 때문에 좌절과 힘든 시간을 거친 경우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탕평은 이 시점에서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게 아니라 역사속에서 쌓여왔던 부분에 대한 상징성이 가미돼야 진정한 탕평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임용장을 전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 "인사청탁 없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 자체 가점 부여"

원 지사는 "줄세우기, 편가르기, 혈연과 지연 위주의 인사관행에 대한 인식을 차단하기 위해 연줄이 없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어떤 분들은 열심히 일하다보니 주변에서 추천해주고, 어떤 분들은 친하다는 이유로 청탁이 들어오고, 어떤 분들은 가족이나 본인의 건강 문제 고충을 얘기했다"며 "집요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요구가 반영되고, 묵묵히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손해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원 지사는 "본인이 부탁을 안했는데 부탁이 오는 경우도 있더라"며 "부탁이 있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안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계를 내봤는데, 가장 부탁이 많은 어떤 분은 5군데에서 부탁이 들어왔다. 놀라운 것은 부탁을 받은 보직이 다 틀리다는 것"이라며 "정반대의 부탁이 들어온 것을 보면 이건 본인이 일일이 운동한 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반면 일을 열심히 하고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데 부탁이 단 한 차례도 없는 사람이 있더라"면서 "결론적으로 일을 열심히 하되 부탁이 없는 사람은 자체 가점을 주자는 방침으로 인사에 임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열심히 일하고 사회관계, 언론이나 의회, 해당 민원 파트에서 반응이 좋다보면 얼마든지 부탁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불이익은 안주겠지만, 그런 부탁이 없더라도 가점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승진 위한 관행 개선...편한부서 원하는 경향 차단"

원 지사는 간부급 공무원을 전면 교체한데 대해 "개개인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이라는 것을 감안해달라"며 "6급 이하는 각종 부서 이동을 최소화 했다. 간부들이 부서로 가서 가장 빠른 시간내에 근무환경 안정화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각 행정시와 제주도의회와의 인사교류에 있어서는 "행정시장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고, 도의회의 요구사항도 최대한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특히 도의회 의견 수용하다보니 붙잡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갔다"며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승진을 위해 도내 유관기관에 파견을 가는 관행도 개선했다. 승진을 위해 어디를 거쳐야 한다는 관행 하나씩 깨나가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오히려 일이 많은 일선 부서, 기피부서에 승진 가점을 주도록 하겠다"며 "기피하는 부서에 왜 나를 보냈냐고 생각하지 마시고 참신한 시각으로 일을 해주시면 평가받을 기회가 빨리 올 수도 있다"고 격려했다.

원 지사는 "일선 공무원 발탁 취지로 행정시 국장이 도에 전입한 차원에서는 주무과장이나 예산담당관 등 소위 말하는 주요보직에 안배키 위해 노력했다"며 "읍면동장은 과거에 연고 관리를 위해 갔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곧바로 승진할 수 있는 코스를 두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젊은 공무원들이 편한부서를 선호하는 경향에 대해 "젊은 분들이 편한 보직으로 가는 것 원칙적으로 차단했다. 당장 임기 초기에는 편한 곳을 다니다가 나중에 승진때 다가와서 근평관리해서 한 순간에 올라가는 것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원 지사는 "젊을 때 고생 사서도 하는데 힘든 곳 가서 자기 실력을 키우는, 조직에서 어려운 것을 솔선수범한다는 이미지 관리 해나가는게 승진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위공직자 자기관리 엄격히 하라...인사고과 반영할 것"

원 지사는 공직자의 사생활 차원에서도 자기관리를 엄격히 할 것을 시달했다.

원 지사는 "인사때 주변이나 부하직원 등으로부터 불미스런 이야기들이 오간 것을 제가 이미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야간생활에 있어 술자리가 됐든,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기가 잘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좋은데, 남을 음해하기 위해 사적인 연고로 인사가 되는 것처럼 언론을 동원한다던지, 스스로 조직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들이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승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불미스런 공작을 벌였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이번 인사에서 앞으로 근무기강, 고위공직자 자기관리 강조 차원에서 불이익을 주려고 고민을 했는데, 결론적으로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다"며 "이번에는 첫 출발이라는 차원에서 반영을 하지 않았지만 꿈이 크다면 자기관리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99% 근평대로 승진...부서장 근평 사유화 안될 말"

원 지사는 "이번 승진은 99% 근평대로 했다. 근평이 정말 공정하냐는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미진한 기준이라 하더라도 기준 자체를 허물고 자의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기준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도 도지사부터 다른 라인을 통해 근평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근평을 매기는 부서장들도 업무 외의 것들은 최대한 배제해달라. 가장 윗물이 깨끗하게 하는데 엉뚱한 곳에서 근평을 사유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원 지사는 "인사를 마치고 섭섭한 분들이 계실텐데 제가 부채의식을 갖고 있겠다. 결코 좌절하거나 앞으로에 대한 상황을 단정짓지 말고 분발해달라"며 "새롭게 출발하는 마당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새출발해 도민들이 바라는 도정을 만들자"고 격려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13일 오전 5급 이상 공무원 임용장 수여식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임용장을 전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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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이 그사람 2014-08-16 00:31:58 | 125.***.***.182
허허. 능력은 무신. 국장들을 너무 과대평가 하시는 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