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걱정하면서 애당초 도울 생각 없는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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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걱정하면서 애당초 도울 생각 없는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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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집의 사방팔방] 걱정도 팔자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싸 짊어지듯 하는 것을 주변에서 안쓰럽게 생각 할 때 이르는 말이다.

으레 ‘걱정도 팔자’인 사람에게는 “팔자에도 걱정일랑 그만 하게” 하고 점잖게 타이르기도 하지만 혹자는 “혼자 세상 걱정 다하라고 해” 하며 매몰차게 선을 긋기도 한다.

특히 안 해도 될 걱정을 하는 “걱정도 팔자” 라는 말을 기우(杞憂)라는 말로 대신하곤 한다. 본래는 ‘기인지우 (杞人之憂)’다. <열자(列子)> ‘천서별(天瑞篇)에 보면 “옛날 기나라에 살던 이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서 몸을 망치고 몸 둘 곳조차 없어질까 봐 걱정한 나머지 자고 먹는 일까지 그쳤다. 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고사를 통해 우리는 그 옛날 이름도 모르는 기나라 사람을 비웃지만 정작 오늘의 우리 역시 그 못지않게 여전히 걱정하고 근심 한다.

동양만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어니 젤린 스키는 <모르고 사는 즐거움>이란 책에서 대개 우리가 하는 걱정이 40%는 절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며, 22%는 무시해도 될 만큼 사소한 것들이고, 4%는 도저히 사람이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며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바꿔 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니 굳이 애써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여기서 이 수치가 정말 제대로 검증된 통계인지는 차지하고서라도 우리는 이런 말에서 위안을 얻으며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기엔 너무 중증 환자들이다. 결국 걱정과의 동거는 머리로는 숱하게 헤어지지만 몸과 마음으로는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인생의 늪에서 삶을 사는 지도 모른다.

걱정도 걱정 나름인데 특히 문제는 남 걱정이다. 자기 시험지에 답 슬 생각은 하지 아니하고 남의 답안지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다고 요란을 떨며 걱정하는 게 요즘의 세태다.

사실 자기 코가 석자인데 남 걱정에 정신이 팔린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게다가 남 걱정은 하면서 남 도울 생각은 애초부터 없는 게 문제다.

그저 “”네가 얼마나 하는가 보자“는 심사가 깔려 있는 게 남 걱정‘의 진상이다. 이런 쓸데기 없는 ’남 걱정‘만 줄여도 우리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참견하고 남 걱정하다 으레 싸움박질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아내와 불필요한 신경전을 하다가 큰 싸움을 하면서 마음의 큰 상처를 받았다. 당신 말이 맞다 내 말이 옳다면서 싸워서 지금까지 신경전이다. 삶이 지나간 과거 일이지만 나하고는 관계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손익이 없는 과거에 있었던 지나간 말이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아내와 대판 싸웠다. 내가 아내를 이겨서 이익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내도 내말에 승복 했다고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모두 자신의 주장이 맞는다는 것이다. 나는 속 좁은 마음에 아내를 이해시키려고 하던 마음이 아내가 배짱을 부리면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승복 할 수뿐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싸우는 중에 이런 말을 해버렸다. “여자와의 싸움은 잘 들어도 패가하고, 이겨도 망신한다.”는 속담을 말해버려서 싸움은 것 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그래서 싸움은 무승부로 휴전 상태로 되면서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 후회하고 있지만 그동안 둘이서 소비한 에너지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해결 해 줄 테지만 “걱정도 팔자” 라는 말은 나 같은 사람이 있기에 생겨난 말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김찬집 수필가>

김찬집 수필가 그는...

   
수필가 김찬집.<헤드라인제주

수필가 김찬집은 평생 공직자의 길을 걷다 명예퇴직 후 2003년 5월 시사문단에 등단하면서 수필집 3권을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헤드라인제주에서 고정칼럼을 통해 여성, 건강, 지역 정치, 시대가치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려고 합니다.

칼럼을 통해 독자와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다는 수필가 김찬집의 사방팔방 이야기. 많은 애정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찬집 객원필진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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