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드러난 양극화의 불편한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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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드러난 양극화의 불편한 두 얼굴
  • 김찬집 @
  • 승인 2013.09.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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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집의 사방팔방] 돈의 속성

이번 추석 연휴표정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드러내는 두 가지 현상이 벌어졌다. 

돈이 있는 사람은 여행으로 몰리고, 돈이 없는 사람은 귀향도 못하고 거주지에서 쓸쓸히 보냈다는 뉴스다. 이천 공항은 여행객으로 난리통 이고, 귀향인파로 왁자지껄 하던 농촌은 사람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보도다.  

돈이 속성은 어두운 곳을 지나서 가진 자 곁으로 몰리는 모양이다. 그래서돈이 속성은 묘해서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많고 꼭 필요한 사람에는 항시 부족 하는 것이 돈이다. 이게 돈이 속성이다.

인간에게 인간의 속성이 있듯이 돈에는 '돈의 속성'이 있다. 

최근 들은 돈의 속성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며칠 전 한 증권 전문 잡지에서 본 내용이다. 필자는 국제금융 권위자인 미국프린스턴 대  신현송 교수의 얘기다. 신 교수는 신흥국들이 경제위기 때 외국 자금 이탈을 막으려고 금리를 올리자는 주장은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호황 때는 금리를 올리면 자금이 들어오지만, 위기 때 금리를 올리면 되레 자금이 더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위가가 오면 경제형편이 더 어려워진다. 이때 금리를 올리면 기업과 금융기관 사정은 더 나빠지고, 외국 자금은 이걸 보고 더 떠나간다는 것이다.

지독한 변덕이다. 이자 한 푼이라도 더 취하려고 불구덩이라도 뛰어 들듯 하다가 막상 불이 붙으면 웃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일단 튀고 본다는 것이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국제 통화기금(IMF)은 달러를 붙잡아야 한다며 콜금리를 30% 이상을 올리라고 강요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한국 경제를 질식 시켰던 IMF 의 고금리 처방은 틀린 처방이었던 것이다.

돈은  대개 노출과 추적을 싫어한다. 숨는 데는 도시다. 세무조사는 이런 속성과 싸운다. 세무조사로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한계가 있다. 훨씬 많은 돈이 더 교모하게 지하로 자취를 감춘다. 

이미 올 들어 5만 원 권 수요는 가파르게 늘었는데 한국은행에 되돌아오는 돈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자산가들이 재산을 5만 원 권으로 바꿔 비축해 두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지금도 세금이 안 걷혀서 걱정이지만, 역대 세수부족 근심이 가장 컸던 때는 외환위기 직후였다. 98년도 경제 성장률은 –5.7%로 곤두박질했다.  부도기업이 속출해 세금 거둘 기업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때 세금가뭄해결이 일등 공신이 등장 했다. 

신용카드 소득 공제 제도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다고 하니 너도나도 신용카드를 쓰기 시작 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음성 소득이 노출돼 세수로 연결 됐다. 숨은 돈을 햇빛 아래로 끌러낸 것은 몽동이가 아니라 돈이었던 것이다. 

돈은 불확실성을 못 참는다. 뻔히 보이는데 손해를 보는 것을 경멸한다. 정부가 부동산 세금 인하를 내어 놓아도 실제 세금을 내리 전까지 거래가 실종되는 이유다. 이번에도 기획 재정부가 안전 행정부. 

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취득세를 내리겠다고 발표하자 주택 시장에선 거래 절벽이 생겨나고 있다. 취득세 인하는 국회에서 법이 고쳐져야 가능한 사안이다.

하지만 세금이 얼마나 줄어들지, 언제 통과 될지,과연 통과되기는 할 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세금을 내리겠다는데 당장 거액을 들여 집을 사기도 주저 되는 것이다. 

거래가 사라지면 돈이 멈추고 경기는 얼어붙는다. 정부가 추구하는 고용 율70%와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부흥은 결국 돈과 직결 되어 있다. 돈이 잘 돌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자면 돈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한다. 새해 제주지사로 출마하겠다는 예비 후보자들도 돈의 속성에 희박한 지식을 가진 자였으면 하고 생각 해 본다. <김찬집 수필가> 

김찬집 수필가 그는....

   
수필가 김찬집.<헤드라인제주>
수필가 김찬집은 평생 공직자의 길을 걷다 명예퇴직 후 2003년 5월 시사문단에 등단하면서 수필집 3권을 발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헤드라인제주에서 고정칼럼을 통해 여성, 건강, 지역 정치, 시대가치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려고 합니다.

칼럼을 통해 독자와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다는 수필가 김찬집의 사방팔방 이야기. 많은 애정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찬집 객원필진/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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