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절대 안돼!" 5박6일간의 대장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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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절대 안돼!" 5박6일간의 대장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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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평화대행진, 290km 제주 순례 완료...제주시 입성
폭염-태풍 속에서도 7000명 참가...제주시내 행진-선전전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키고 아름다운 강정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지난달 30일 강정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마침내 제주를 한바퀴 돌고 제주시에 이르렀다.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전국의 국민 1만명과 함께하는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행진 마지막 날인 4일 제주시에 입성했다.

동, 서 두팀으로 나눠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출발했던 이들은 4일 아침 조천체육관과 내도 몽돌축구장에서 출발해 오후 4시께 마침내 제주시에 입성, 자치경찰단 사거리(옛 세무서 사거리)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서진)들이 4일 낮 제주시에 입성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서진)들이 4일 낮 제주시에 입성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서진)들이 4일 낮 제주시에 입성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동진과 서진 각 500여명이 참여한 마지막 행렬에는 제주시에 있던 중도참가자들이 속속 합류하고, 이날 아침 평화크루즈를 타고 제주로 내려온 100여명과 천주교팀 500여명 등도 함께하면서 2000여명의 대규모 행렬을 이뤘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중도참가하면서 5박 6일간 누적 행진참가자 수는 7000여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번 대행진에는 강우일 주교, 도법 스님, 최헌국 목사 등 종교계 인사를 비롯해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 정치계 인사등도 참여했다.

자치경찰단 사거리에서 합쳐진 이 대행진 행렬은 제주시청을 지나 제주시 벤처마루 앞에서 대열을 정비한 후 오후 5시부터 탑동광장까지 제주시를 관통하는 시내행진을 벌이며 5박 6일간 290km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행진을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행진 첫날부터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가뿐히 넘어섰고, 행진 둘째날에는 무려 10년만의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했다. 

뜨거운 태양빛에 달궈져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 걸음을 옮길 때면 땀방울이 비오듯 뚝뚝 떨어졌다.

심지어 행진 나흘째에는 제10호 태풍 '담레이'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거센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행진 참가자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과 강정마을 공동체의 평화를 기원하며 꿋꿋이 발걸음을 옮겼고 마침내 제주시에 입성하게 됐다.

제주시에 들어온 후 짧은 휴식을 취하며 꿀맛같은 점식식사를 하고 있는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에 들어온 후 짧은 휴식을 취하며 꿀맛같은 점식식사를 하고 있는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에 들어온 강정평화대행진(동진) 참가자들이 짧은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일본에서 찾아온 일본 반전운동단체'크라운아미'가 코믹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강정을 위해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감사합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행진 첫날부터 대행진에 참여했던 강정주민 윤상효씨. 그는 이번 행진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씨는 "지금 이렇게 많은 이들이 강정을 지키고 해군기지를 막아내기 위해 이렇게 힘든 여정을 함께해줬다"면서 "바로 이 모습이 제주해군기지가 잘못됐고 이를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 준 이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함께해 준 바로 이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강정 공동체를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과 함께 강정을 떠나기는 했으나 고향을 지키기 위해 행진에 참여한 이도 있었다. 5살 어린 아들과 함께 걷고 있던 윤명숙씨(48, 여).

20대에 결혼을 하고 강정을 30년 가까이 떠나있었지만 아름다웠던 고향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진에 참여하게됐다.

그는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지금 약 28년을 떠나있었지만 강정은 저의 고향이며 아름다운 추억들이 남아있는 곳으로, 그곳이 파괴된다고 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며 "고향 어르신들과 함께 강정을 지키기 위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래전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당시 보았던 모습이 강정에서도 재현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오래전 오키나와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가는 비행기에 승객 대부분이 군인으로 마치 군사지역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겠느냐. 그럼 제주에 아무도 관광을 오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제주에, 특히 그 일강정에 절대 해군기지가 들어서선 안된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미력한 힘이라도 계속 보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바다 건너 찾아온 손님들 "제주해군기지 절대 안돼"

이번 대행진에는 바다를 건너 해외에서 찾아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반전운동을 펼차고 있다는 '크라운아미' 회원 4명은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쉬는시간마다 코믹 퍼포먼스를 펼치며 행진 참가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평소 일본 도쿄에서 반전운동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철수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이들은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이들은 "오키나와 타카네에도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인데 현재 진행되는 과정 등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과 너무나 흡사하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강정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주민들을 돕기 위해 행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위한 군사기지를 짓겠다면서 자연과 아름다운 환경을 부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사람을 죽이는 군사기지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강정의 바다를 보고싶었는데 테트라포트 등이 쌓여있는 그런 모습을 보게 돼 안타깝다"며 "아름다운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적극 연대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제주시에 도착한 이들은 그대로 제주시청을 지나 탑동광장까지 행진을 벌인 후 오후 6시부터 탑동 광장에서 5박 6일간의 일정을 총정리하는 '제13차 해군기지 백지화를 촉구하는 전국 집중행동의 날' 행사를 갖는다.

'강정! 평화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행진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도 함께하면서 해군기지 공사중단과 백지화를 촉구하게 된다.

행사에서는 평소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던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가수 안치환, 들국화, 사이 등이 공연을 갖는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자치경찰대 사거리(옛 제주세무서 사거리)로 진입한 강정평화대행진 동진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동진 행렬에 이어 서진 참가자들도 제주시 자치경찰대 사거리(옛 제주세무서 사거리)로 진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자치경찰대 사거리(옛 제주세무서 사거리)로 진입한 서진 참가자들을 환영하고 있는 동진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제주시청 방향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마침내 하나로 합쳐진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마침내 하나로 합쳐진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제주시내 행진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마침내 하나로 합쳐진 강정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제주시내 행진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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