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격렬한 충돌...도청 앞 농성장 무차별 강제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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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격렬한 충돌...도청 앞 농성장 무차별 강제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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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경찰력 동원해 강제철거 큰 충돌...목표는 '텐트 1개'
텐트안 여성 막무가내 끌고가 1명 머리부상...경찰 1명 강제연행

속보=2인용 텐트 1개를 철거하기 위해 300명이 넘는 공권력이 투입돼 한밤 중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제주시는 26일 밤 시청 공무원과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도지사의 공사중단 명령을 촉구하는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이날 저녁부터 제주도청 앞 농성장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제주시청 공무원들은 밤 10시20분께 경찰력이 농성장 주변을 애워싸자, 건설과장의 "철거 시작해!"라는 명령에 맞춰 무차별적인 농성장 철거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 한 밤중 제주도청 앞에는 비명소리와 고성이 끊이지 않는 등 대소동이 있었다.

불과 5분도 안돼 철거된 농성장은 2인용 텐트 1개가 고작이었다.

또 농성장에 있던 사람은 텐트 속에 있던 여성 시민단체 회원 4명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 15명 내외에 불과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명령을 촉구하는 노숙투쟁을 하는 제주도청앞에서 한바탕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명령을 촉구하는 노숙투쟁을 하는 제주도청앞에서 한바탕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텐트 안에 여성 4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끌고 가는 방식으로 강제철거를 하고 있다. 텐트 안에 있는 여성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의 신호에 따라 농성장을 포위한 경찰.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명령을 촉구하는 노숙투쟁을 하는 제주도청앞에서 한바탕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강제연행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텐트 1개를 철거하기 위해 시청 공무원 50여명이 처음 강제철거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밤 9시40분쯤.

제주시청 한 간부공무원이 농성장에 있던 사람드에게 "텐트는 도로법 45조에 저촉되므로, 10분 후에 철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한바탕 말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한 공무원이 농성자의 팔을 잡아 끌고가려는 듯한 행동을 보이자, 또다시 몸싸움 일보직전의 상황까지 연출됐다.

텐트안에 있던 여성들은 "여성 공무원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를 잡아가라"면서 계속 저항했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도의회 정문 쪽 방면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10분 후가 되어도 철거를 하려 하지 않았다. 뭔가를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밤 10시5분 쯤 대형 경찰버스 2대가 농성장 쪽에 도착했다. 그리고 200여명의 경찰력이 제주도청 후문을 통해 들어오며 정문을 봉쇄해 대기하고 있다가, 10시20분쯤 도의회 편에 있는 공무원들이 농성장쪽으로 몰려들어오자, 도청 앞에 있던 경찰도 미리 신호를 받았는지 일제히 농성장으로 밀고 들어왔다.

경찰은 곧바로 시설물들을 짓밟으며 텐트 1개를 포위하듯 완전히 봉쇄했고, 그러자 시청 공무원들이 텐트 철거에 나섰다.

특히 철거하기 시작한 때에는 여성 4명이 텐트안에 있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텐트를 5m 가량 바닥으로 끌고가며 막무가내로 텐트를 부수며 철거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텐트 안에 있던 여성 1명이 머리에 부상을 입고 119로 긴급 후송됐다.

시청 공무원들은 텐트 안에 있던 여성들의 비명소리와 울부짖음에도 아랑곳없이 무차별적인 강제철거를 계속했다.

텐트 안에 있던 한 여성은 "사람이 텐트 안에 있는데, 시청 공무원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면서 "이건 시설물 강제철거의 적법성을 떠나 반인권적 행위이자, 야만적 행위"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5분 정도 이들 여성 4명과 강동균 회장 및 시민단체 경찰들로 하여금 꽁꽁 포위해 압박하는 가운데, 철거작업을 끝낸 공무원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도의회 정문 쪽으로 물러서 멀뚱히 지켜봤다.

그러나 농성장을 애워싸고 있었던 경찰은 압박한 포위망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항의하는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끌어내며 연행을 시도해 또다시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단체 대표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몇차례 반복적으로 벌어졌는데,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경찰의 무차별적인 끌어내기에 점퍼가 완전히 찢겨져 나가기도 했다.

15명의 농성자가 있는 텐트 1개를 철거하기 위해 300명의 공권력이 투입된 강제철거 작전은 20분만에 마무리됐다.

강동균 회장과 시민단체 대표들은 제주도청 정문 앞으로 몰려가 경찰과 도청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제주지방경찰청 앞으로 이동해 경찰청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를 계속 이어나갔다.

경찰은 이들이 도청과 경찰청으로 들어올 것에 대비해 정문을 완전히 봉쇄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께 강동균 회장과, 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대표들과 회원들은 제주도청 맞은 편 인도에 자리를 잡고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도지사는 공사중지 명령 내려라", "절대보전지역 해제 직권취소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해군의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처분 청문을 진행하다가 갑작스럽게 총리실과 15만톤급 크루즈 입출항 가능성 검증에 합의했다며 검증회의를 가져나간데 따른 반발이다.

범대위는 강정마을회와 이 검증팀 참여제안을 전면 거부하고, 즉각적인 공사중단 명령과 강정 절대보전지역 해제에 대한 도지사의 직권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시청의 강제철거 방식은 무조건 '막무가내'였다.

날씨가 매우 추웠던 지난해 말에는 한미FTA 협정 통과를 반대하며 농민들이 농성에 들어가자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고, 2차적으로 농민들이 깔고 앉아있는 방석 마저도 모두 빼앗아 가버리면서 반인권적 처사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제주시청 공무원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의 철거에 나섰다.

이날 전 과정을 지켜본 홍기룡 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여성 4명이 텐트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텐트를 5m 정도 질질 끌고 가며 부상을 입히고, 고작 15명 정도의 농성자를 제압하기 위해 대규모 경찰력까지 동원해 무차별적인 철거를 단행한 제주시당국의 행위는 도를 넘어섰다"면서 "이 문제는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데스크논단] '철거' 공무원...텐트 1개에 한밤중 그 소란이었나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텐트 안에 여성 4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끌고 가는 방식으로 강제철거하면서 한 여성이 머리를 감싸안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 여성은 결국 119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헤드라인제주>
공무원들이 강제철거를 하기 위해 몰려오는 타이밍에, 형광색 진압복 차림의 경찰들이 농성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의 신호에 따라 농성장을 포위한 경찰.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의 신호에 따라 농성장을 포위한 경찰. <헤드라인제주>
농성장 강제철거 현장.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경찰의 강제연행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밤늦게까지 제주도청 정문을 애워싼 경찰과 도청 청원경찰. <헤드라인제주>
철거를 시도하는 제주시청 공무원. <헤드라인제주>
철거를 시도하는 제주시청 공무원. <헤드라인제주>
농성장의 한 주민을 강제로 끌고 나가려다 강동균 회장으로부터 '권한 밖 행사'라는 거센 항의를 받고 있는 공무원<헤드라인제주>
경찰이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강제연행하다가 항의하는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대표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오 대표의 점퍼가 찢겨져 나갔다. <헤드라인제주>
오영덕 제주환경운동연합 대표가 경찰의 강제연행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 공무원들의 텐트 안에 여성 4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끌고 가는 방식으로 강제철거하면서 통증을 호소하던 여성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6일 밤 11시께, 시민단체 여성 회원 2명이 제주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과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의 강제연행에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강제연행에 대해 항의하며 제주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제주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강제연행에 대해 항의하며 제주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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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지망 2012-03-27 10:23:21 | 119.***.***.140
공무원들이 누구의 녹을 먹고 사는지 잊어버렷나 보다.
도민을 지켜줘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도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다니..
우리의 돈으로 월급주는게 넘 아깝다.

해군이나 공무원이나 2012-03-27 04:08:33 | 110.***.***.6
나쁜 공무원들
이런 융통성없는 공무원 땜에 전체 공직사회가 도매급 넘어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