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보조견 "안돼"...국회는 '신성한 곳'?
상태바
장애인보조견 "안돼"...국회는 '신성한 곳'?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례 없어 제지" 국회 장애인보조견 출입 거부 논란
갑작스런 봉변 강윤미씨 "입법기관이 법 어기나요?"

"어째서 장애인보조견은 들어갈 수 없다는 거죠? 법을 만드는 국회라면 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요?"

전동휠체어를 타고 제주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강윤미씨(지체장애 1급)는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열린 '대학생의회아카데미'에 참여했다.

여러 날에 걸쳐 진행된 교육을 마치고, 지난 19일 마지막 일정으로 국회 본청을 직접 참관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방문했다. 그런데 입구에서부터 생각치도 못한 봉변을 당하고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강씨와 함께 들어가려하는 장애인보조견 '마음이'의 출입을 국회에서 부득부득 막아 선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강씨는 1년반전부터 마음이의 도움을 톡톡히 받아왔다. 물건을 떨어뜨리면 대신 집어주기도 하고, 멀리있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직접 버려주기도 한다. 윗옷을 벗으려 할때면 소매끝을 물어 끌어 당기면서, 강씨의 손발이 되어왔다.

이제는 장애인보조견의 개념이 아니라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이. 하지만 국회에서는 "개는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며 완강히 출입을 거부했다.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도 명확하지 않았다. 강씨는 마음이가 평범한 개가 아니라 장애인보조견이라 법 상으로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씨와 마음이를 제지한 경비직원은 "보조견이 국회 본청에 들어간 선례가 없기 때문에 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출입이 거부당하고 한참 실랑이를 벌였지만 결국 국회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29일 강씨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무리 항변을 해도 정당한 사유를 대지 못하면서 출입을 거부하니 당혹스럽고 황당하기만 하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선례가 없다면 내가 출입을 하면 선례가 되지 않겠느냐. 법적인 문제가 없는데 안되는 이유가 뭐냐고 되물어도 내부규정상 안된다고만 답했다"고 설명했다.

경비직원과의 대화가 오가던 중 급기야 국회 본회의장의 담당 사무관이 나섰다.

그런데 상황을 원활히 해결해 줄 것이라 여겼던 사무관도 역시 똑같은 이유를 대며 출입을 거부하기만 했다. 내부규정상 불가하다는 것이다.

또 해당 사무관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국회가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장애인복지법 제40조 제3항에는 '누구든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할 떄는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해선 안된다'고 명시돼있다.

결국 입법기관인 국회 스스로 법을 어기는 사례를 자행한 것이다.

불쾌한 마음을 안고 현재 제주도로 돌아온 강씨는 "그곳에서 지내면서 숙소나 식당, 심지어 비행기를 탈때도 마음이와 동행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유독 국회에서만 제지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는 마음이가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주지만, 다른 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보조견이 눈도 되고 귀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라면 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인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회측은 "회의를 참관하러 온 다른 학생이나 노인들이 놀랄 수도 있어 개의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인복지법에 장애인안내견을 막을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 것은 우리도 알고있지만, 국회 내부지침에는 '개가 출입하면 안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6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런 2011-08-01 12:36:35 | 121.***.***.203
요즘 개념없는 지하철 여, 남 들이 득실되더니..
쯧.. 드뎌 국회까지

이런 2011-07-31 22:01:39 | 211.***.***.194
견 보다 못한 무식함이 드러나는군
강윤미님 힘내서 당당히 대응하새요

국개의원 2011-07-30 15:22:05 | 211.***.***.199
이미 개 299마리가 출입하는 곳 아니었던가요?
국'개'의원들...

제길 2011-07-30 12:49:00 | 211.***.***.1
나쁜 노무시키들 또 일 만드네
호텔은 한복안돼 ㅡ 국회는 장애인 출입금지냐?

신성한 자 2011-07-30 09:20:23 | 119.***.***.72
국회는 신성한 곳이죠. 색깔론을 짖어대도 정치적 파워만 있으면 눈감아주고, 뜯어내도 아무것도 도움이 될 수 없는 일개 소시민은 짖밟아 버리는 자 들이 회의를 하는 곳. 이해타산이 안 맞으면 몸싸움하고 때론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만 문닫아두고 얼렁뚱땅 의안을 통과시키는 곳 . 이곳이 바로 국회랍니다. 이쯤되면 그야말로 천하무적 신성한 곳 아닌감??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그들의 정치적 선정용이겠지요 표를 얻기위한..의원들이 언제 법지키는 거 봤습니까?

적반하장 2011-07-30 08:29:59 | 211.***.***.243
개만도 못한 정치인은 출입가능하고 보조견은 안된다 ㅡ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지들이 법 만들어놓고 안지키다니
강윤미님 힘내세요